또 한해가 저문다. 남반부와 북반구로 나누어진 호주와 한국의 정반대의 계절에서도 12월은 상실의 계절임에는 변동이 없다.올해는 연초에 다짐 했던 시간의 약속은 지켜 졌는지, 시간의 낭비는 없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과거는 해석에 따라 달라 진다는데 목표는 제대로 세웠는지, 그 보다도 기준은 잃지 않았는지 세모의 길목에서 돌아 보게 된다.‘어제의 비로 오늘의 옷을 적시지 말고 내일의 비를 위해 오늘의 우산을 펴지 마라’는 어느 선인의 경구가 떠 오른다. 과거나 미래 보다 현재를 중시 하라는 교훈 이리라.때아닌 엘리뇨 현상으로 서울의 1
어쩌면 꿈은 인생의 동반자가 아닐까 싶다.우리에게 꿈이 없는 삶은 얼마나 삭막 할까 상상해 본다.어린시절, 초등학교(당시는 국민 학교)에서는 도 교육청에서 장학사가 시찰 나온다고 하면 학교에서는 며칠전 부터 비상이 걸린다.각 교실 마다 환경 정리와 청소를 하느라 교사와 학생이 총 출동한다.때마침 수업시간이 되어 6학년이었던 우리들 중에 장학사의 질문을 받은 학생 A군의 답변이 떠 오른다.“장차 커서 무엇이 되려는 꿈을 갖고 있느냐”는 장학사의 질문에 “네, 대통령의 아버지가 되겠습니다”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멀리 있는 대통령 보
지난주 보도(한호일보 7월2일자 참조)된대로 호주 한인사회에서도 그간 발행된 신문과 다른 모든 정기간행물의 콘텐츠를 영구 파일로 보관, 검색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사업 추진의 모체는 한인 단체인 호주한인교육문화센터 (KCC, 대표 강병조, 김대근)다.약 2달 전 강대표가 찾아와 이 사업 계획을 알려주어 나는 알고 있었다. 그가 찾아 온 건 내가 한때 발행한 이 이 사업중 하나의 대상이어서였다.시작이 반 아닌가. 그리고 관련 보도를 읽고 나서야 평소 알고 지낸 강 대표의 신뢰성과 추진력으로 봐 잘 되리라
최근 전세계 코로나 팬데믹이 막을 내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호주 한인 실버족들이 고국 방문 러쉬(rush)를 이루고 있다.금강산도 식후경 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경치가 아름다워도 먹거리가 좋아야 관광 여행의 맛이 따른다는 속설이리라.가만히 떠 올려 보면 고국을 떠나 머나먼 나라로 이민 간 교포들에게는 항상 고국의 음식이 ‘맛의 표준’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맛의 고장인 한국에서 전라도 음식은 더욱 맛깔스럽다. 그 중에서도 순천의 요리는 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예로부터 한반도의 강남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순천은 산수가 아름
1. 발리를 다녀왔다. 회의 차. 외국이지만 국내용 작은 사이즈 비행기가 떴다. 아마도 이 항공사는 발리를 호주 내의 한 도시로 아는 모양이다. 좁은 공간에 끼어 6시간 반을 날라갔다. 내 여행 버킷 리스트에는 없었으나, 한번은 가봐야 할 곳. 공항에서 20분 거리에 한 기념탑이 있다. 2002년 10월 12일에 일어났던 폭탄사고를 추념한다. 붐비던 두 나이트클럽에서 테러가 발생하여 202명이 세상을 떴다. 그 중 88명이 호주인, 단일 사건 사상자 규모로는 호주 역대 최고다. 캔버라에는 호주인 전사자를 위한 전쟁기념관이 있고, 발
겨울의 고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시드니의 하늘은 가을로 가득하다. 사계절의 순환은 겨울 다음 봄인데 봄대신 가을을 맞이하니 역순환이 된 셈이라 당분간 숙려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호수를 닮은 조용한 호주를 떠나 찾아간 한국은 물결이 높은 바다처럼 격동적인 기운이 넘치고 있었다. 출근 길 청춘 남녀들의 행렬이 인상적이었으나 미소를 잃은 무표정한 얼굴이 못내 아쉬웠다.서울 전철역 에스컬레이터 벽면에 붙어있는 표어가 미소를 자아낸다. "지금 들어오는 저 열차 여기서 뛰어도 못 탑니다. 제가 해 보았거든요."필자의 젊은 시절 휴전선 부근
차다. 설날을 맞아 찾아온 고국의 하늘에는 냉기로 가득 하다. 한여름의 시드니에서 하루만에 한겨울의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30도의 열탕 사우나에서 영하 17도의 냉동실에 들어선 듯 정신이 번쩍 든다.산다는 것은 일종의 숙련 과정인데 30여년의 호주 생활에 젖어 그동안 사계절의 뚜렷한 기온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온 탓에 맹추위에 익숙하지 않는 것이리라.이번 여행은 매시간 돌아가는 세상에서 고국과 타국 사이에 건강한 균형을 찾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 숨어 있음을 고백 한다.숲을 벗어나야 숲이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더구나 고향을 떠
겨울의 장막을 걷고 봄의 전령사인 목련 꽃이 활짝 핀 호주의 9월이 어김없이 찾아 왔다.하얀색과 분홍색의 목련화를 보노라면 손주의 싱글 벙글 웃는 모습이 떠올라 우리를 기쁘게 한다.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손주는 무엇과도 비교 할 수 없는 즐거움 그 자체이다. 이는 동서고금을 통해 인정하는 사랑의 정수이다.오죽 했으면 이처럼 손주가 귀여운 걸 알았다면 자녀보다 손주를 먼저 볼껄 그랬지 라는 우스개 소리가 회자되고 있을까?그래서 그런지 잎사귀보다 꽃봉오리가 먼저 피어 봄을 맞이 하는 목련이 더욱 반갑다.한민족의 조부모들은 손주를 돌볼 때
2년여만에 재개된 시드니와 서울을 연결하는 아시아나 첫 직항편으로 도착한 11월 중순 서울의 하늘에는 노랑 은행잎이 눈처럼 내리고 있었다.시드니에서의 출국 과정은 복잡하기가 이를데 없었다. 먼저 항공 티켓을 구매한 후 이를 근거로 메디케어센터를 방문해 코로나 백신2차 접종완료자의 해외여행 증명서를 발급 받는다.다음에는 시드니의 한국 총영사관을 방문해 한국 입국 절차에 필요한 직계 존비속(조부모나 자녀, 손자손녀)임을 증명하는 가족 관계 증명서를 발급받은 후 출국 72시간 안에 PCR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이러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코로나 방역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호주. 경찰과 군인이 동원되어 행정 법규를 위반한 시민들에게 현장에서 벌칙금을 부과하는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다.전국민이 마치 초등학생이 된양 방역 당국의 지시를 순순히 따르고 있다.필자의 집 인근 공원에 파라마타강변을 따라 조성된 트래킹 코스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주민들이 허용된 범위와 인원으로 이 코스를 이용하고 있다.그런데 이 산책로가 사람만이 아니라 애완견을 끌고 오는 행인들 중 약 80%가 개의 목줄을 풀어 놓은 상태로 왕래하는 바람에 노약자나 유모차를 끄
인생행로에서 탄생의 기쁨이 있는가하면 죽음의 슬픔도 피할 길이 없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그 생명 속에 사망이라는 씨앗을 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코로나 팬데믹 폭풍이 전 지구를 강타하고 있을 때 청정 지역임을 은근히 자랑 하던 시드니도 록다운(lockdown)이라는 최강의 봉쇄 조치가 8월 말까지 다시 연장된 가운데 7월 24일 2020 도쿄올림픽이 꿈속에서 펼쳐지는 유령 올림픽처럼 1년 후 개막되었다. 이날 최종 올림픽 봉송 주자가 일본계 테니스 스타(나오미 오사카)가 성화대에 불을 붙여 눈길을 모았다.시드니에서는 호주 한인사회
어쩌면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 아닐까? 경쟁이 치열하고 사회가 불안정한 세상에서 희망에 대한 기다림이 약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인이 불안과 혼란에 휩싸여있는 현실에서 코로나 극복의 그 날을 기다리는 심정은 절실하다.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디며 완치의 그 날을 향한 기다림,맺을 수 없는 사랑을 하면서 상대의 마음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기다림,이룰 수 없는 꿈을 꾸면서 성공의 그 날을 바라는 기다림이 있다.그리스도 교인들은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재림의 어원을 보면 수난과 부활을 거쳐 종말이 온
이민 생활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시기는 초기 3년이라고 한다.고국을 떠나 낯설고 물설은 타국, 관습과 문화, 사회, 언어가 다른 나라에 정착하는 것은 미지의 땅을 개간하는 것만큼 지난한 일이라 하겠다.그중에 가장 중요한 그 나라 언어를 숙달하기 위해서는 초기 3년간 피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 시기를 게을리 하면 그 후 30년을 거주하더라도 정착하는 나라의 언어를 자유로이 구사할 수 없다고 알려진다.식물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포도나무, 자두나무, 감나무, 배나무 등 유실수도 묘목을 이식하고 난 뒤 거름과 물을 주며 성심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이 없었다면 지구상에 인류는 존재 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단 인간 뿐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등 모든 생명체는 같은 운명이 되었을 것이다.예로부터 인생을 논할 때 물처럼 살라고 현인은 말한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흐르며 돌이나 흙같은 방해물을 만나면 돌아서 가고 실개천에서 강으로 쉴 새 없이 대양을 향해 끊임없이 흐른다.옛 시절 물레방아를 이용하여 방앗간의 동력으로 삼던 시절 한번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고 했다. 이는 인생을 살아가는 처세훈으로 삼기도 했다.물의 속성을 따라 대인 관계에서
3월의 절기인 경칩이 지났다. 겨울잠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땅위로 나오려고 꿈틀 거리며 식물의 새싹이 돋기 시작하는 계절이 북반부에서는 시작되었다.계절이 반대인 호주에서는 결실의 가을이 찾아온 것이다. 만물이 약동 하고 열매를 맺는 지구촌에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방역 당국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 때 30 : 30 : 30의 규칙을 지킬 것을 권장한다. 즉 백신 접종 후 30분동안 병원에 머물며 이상 반응 여부를 측정한다. 또한 접종 후 30시간을 무리하지 말고 안정을 취한다. 접종 이후 30일동안 마스
새벽이 온다. 동이 튼다. 지난해 지구를 덮었던 코로나의 안개가 서서히 물러간다. 올해의 2월은 전세계 선진국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뜻 깊은 달이다.2월은 호주를 비롯한 남반부에는 가을의 바람으로, 한국을 비롯한 북반부에는 봄의 눈송이로 찾아 왔다.한민족의 선조들은 겨울의 혹한과 여름의 혹서를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사계절에 알맞은 절기를 명명하였다.일년 중 가장 추운 달인 2월에 을 넣어 봄을 예고하여 추위를 이겨내는 용기를 주었다. 또한 한여름의 가장 더운 달에 를 두어 가을의 서늘함을 상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구요 /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 후략 )설날, 색동옷 입은 어린이들의 동요가 아련히 떠오른다.까치는 한민족에게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좋아 하는 길조이다.아마 사계절 내내 자신이 태어난 지역을 지키며 사는 모습이 농경 사회를 일구며 살고 있는 농민을 닮아서 일까? 아니면 6세 아이의 지능을 가지며 후각이 발달해서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멀리서 알아 차려 통신 시설이 없던 시절 동구 밖 느티나무에서 까치가 울어대면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
행운의 해로 기대했던 2020년이 난데없는 ‘코로나’라는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기습으로 1년을 잃어버린 ‘불운의 해’로 바뀌고 말았다. 세계인들의 입을 마스크로 틀어막고 국경은 물론 최근까지 국내의 통행을 금지시킨 사례가 이를 말하고 있다.12월 들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무려 6천 5백만명에 달하며 사망자는 1백50만명에 이른다고 WHO(세계보건기구)가 최근 발표했다.또 그렇게 한해가 저물고 있다. 고난은 또 다른 축복의 위장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 팬데믹의 폐해가 막심해서 막막한 바다를 홀로 떠다니
11월이 지나고 있다. 고국에서는 가을과 겨울의 건널목이지만 호주에서는 봄과 여름의 징검다리이다.풍성한 감나무에서 감이 사라지고 나면 탐스런 잎새가 단풍과 함께 낙하한 자리에 빨갛게 물든 홍시가 추억처럼 달려 있는 고국의 늦가을이 떠오른다."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도는 울 엄마가 보고파진다. "최근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0대 데뷔 시절을 방불케하는 가창력을 보여 전국의 실버족에게 희망을 안겨준 가왕 나훈아씨가 불러 히트한
백세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작년에 발표한 세계 인구통계에 따르면 100세를 넘긴 초고령 인구가 해마다 늘고 있다.호주에서는 5천여명, 한국에는 1만9천여명이 100세를 돌파했고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에서는 무려 7만 여명이 초고령 인구로 등재되어 있다.생로병사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에 비유하며 죽음을 자연의 순환 과정으로 체념하고 살고 있는 인간에게 노화가 엄연한 질병이라고 진단하며 치료가 가능하다는 학설이 발표되어 인류에게 충격적인 희망을 주고 있다.하버드의대 유전학 교수이며 호주 NSW의대 노화연구실장으로 재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