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세월호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뒤 임시관리자로 자리를 지켜온 정홍원 총리가 유임되기로 결정된 모양이다. 그동안 안대희, 문창극 총리 후보와 관련된 논란 속에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은 한국 정치에서 총리가 실제로는 별로 영향력있는 자리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물론 총리가 가지는 상징적인 지위 때문에라도 이에 준하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지만, 현실은 대통령이 하는 일을 보좌하는 비서실장 권위에도 못 미칠 때가 많았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사태 이후 관피아를 척결하고 정부를 일신하겠다는 의도로 ‘책임 총리’
자동차회사 홀덴이 연방정부의 지원중단과 함께 공장폐쇄를 결정한 사건에 대해, 호주 언론들은 제조업을 관속에 넣어 못을 박는 행위와 비교했다. 그러나 이것은 자유당 현정부의 잘못만은 아니다. 1980년 초 노동당 호크정부 이래 경제개방과 이에 따른 보호관세 인하 추세는 계속되어 왔다. 이는 더 이상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지 못한 호주 제조업들은 '정리'를 피하기 힘들다는 전제를 깔고 있었다. 최근 애봇정부가 ‘생산성’을 이유로 그동안 남호주에서 주로 제작해온 해군수송선을 해외주문방식으로 바꾼다고 밝힌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호주동아일보는 반차별법 반대운동의 여세를 몰아, 호주 안에서 점점 고개를 들고 있는 백호주의적 반다문화주의적 경향에 대해 보다 장기적인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해 오고 있다. 반차별법 반대운동에 참가한 다양한 소수민족 단체들이 금번 연대경험을 바탕으로 반다문화주의적 정책들에 대한 계속적인 연대투쟁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이민자들 지지에 민감한 일부 연방과 주 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계속적인 설득 작업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그런데 아무리 소수민족들이 힘을 합쳐 열심히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현실적인 벽이 하나 남
6.4총선이 ‘신의 한 수’ 같은 구도로 막을 내렸다. 여당에서 우려했던 세월호 참사의 영향은 비교적 적었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어느 정도 재확인됐다. 특히 여당이 불안해 했던 부산에서 결국 친박 후보의 신승으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 장악력은 한동안 위협을 받지 않을 것 같다. 예상대로 서울과 중부권에서 야당은 선전했고, 광주에서 윤장현 후보의 승리로 불안해 보이던 안철수 리더십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여야 모두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이것이 박근혜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토니 애봇 연방총리가 주도하던 ‘인종차별금지법 처벌대상 완화’시도는 그들이 원했던 것과는 달리 끝날 것 같다. 한인사회도 한인회의 주도하에 적극적으로 다른 소수민족들과 연대활동을 펼침으로써 의미있는 한 몫을 담당했다. 그동안 수고한 한인회 회장과 임원단 모든 분들에게 호주 한인들과 함께 감사하며 남은 과정까지 잘 처리해 주시길 부탁한다. 그러나 이번에 제기된 문제에 대한 반응은 단순히 법안 개정을 막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호주사회 안에 깊이 뿌리박힌 백호주의적 사고방식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지
세월호 참사는 그동안 한국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터져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모두를 부끄럽게 한다. 여기에는 한국의 종교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물질적 성장’에 매몰돼 과정이나 원리를 무시해 온 측면에서 한국 종교는 한국 사회 일반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종교가 단순히 현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이상과 정의의 보호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면에서 한국 종교들의 그동안 모습은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 특히 유병언 씨 관련 문제를 통해 드러난 것은 종교가 돈과 결합되었을 때에, 특히 적절한 비판과 견제
토니 애봇 연방총리의 첫 번째 예산안이 여론의 강한 반대에 직면했다. 여론에 힘입은 노동당이 더 강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정국이 양원 해산까지 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물론 호주 정치 역사를 볼 때 처음부터 정부도 상원과의 타협을 예상하고 움직였겠지만, 예산안의 상당부분이 매우 과격한 내용이어서 야당 입장에서는 적당히 타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당도 타협에 임하는 정치 동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번 예산은 자유국민연립이 오랫동안 노려왔던 정치적 어젠다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예상대로 노인복지에 관한
연방정부의 새해 예산안은 예상보다 훨씬 초긴축으로 결론났다. 부자들에게는 세금을 더 내도록 하고 중산층 이하에게도 가족수당 축소, 메디케어 비용추가, 유류세 인상 등으로 제 몫을 감당하도록 요구 받았다. 가장 큰 피해자인 학생, 1인 수입 가족, 노인층 사이에서는 정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그냥 보기에는 ‘숨겨진 적자’를 처리하기 위한 국민적 부담을 늘리는 조정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면 정부의 ‘반복지’ 어젠다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선거기간을 통해 일관되게 메디케어를 비롯한 현 복지시스템에 손을 대지 않겠
세월호 사태가 정리되기도 전에 서울지하철 사고로 더 뒤숭숭하다. 양쪽 다 노후한 시설을 이용해 몇 푼 더 절약하거나 더 챙기려다가 생긴 일이다. 양쪽다 ‘경제적 효율’을 강조하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돈이 문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돈에게 모든 책임을 돌릴 수는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문제다. 특히 사람의 목숨을 걸고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문제다. 고신대 손봉호 석좌교수의 지적처럼 이런 모습은 특정인들의 자화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작품이다. 돈이 전부인 세상을 만든 우리, 그러나 그
연방정부의 인종차별금지법 개정을 위한 국민의견 수렴기간이 4월 30일로 마감됐다. 1975년 첫 제정되고, 1990년초 보완 수정을 거친 인종차별금지법은 그동안 동서남북에서 공격을 당해 왔다. 특히 형사법적인 처벌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여서 호주에 깊이 뿌리박힌 인종차별적 문화를 바꾸기는 역부족이라는 비판도 많았고, 2000년 초반부터 인종차별금지법이 선교 환경에까지 적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보수교회로부터도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불완전한’ 인종차별금지법이나마 지킬 수 없는 작금의 상황은 좀 서글픈 면이 있다. 정부 주장대로 이런
세월호 사태에 대한 부정적인 비판이 대세다 보니, 이제는 어느의 정도 비판을 가지고는 들리지도 않을 정도가 돼버렸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일부의 바램처럼 덜 드러내는 것이 답이 될 순 없다. 현재 드러나는 치부와 문제들의 상당부분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이미 잘 알고 있던 문제들이고, 한국사회도 이런 기회로 문제해결을 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세월호 사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분위기에서 '분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답이 되지 않는다. 결국 어떤 중요한 사건도 계속적으로 강조되다 보면 사람들은 관심을 잃고 무심해
연방정부가 복지예산에 대해 ‘조용한 전쟁’을 선포했다. 이전 노동당정부의 ‘숨겨진 적자’ 의혹을 강하게 제기할 때부터 앞으로 재정긴축으로 나갈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 그러나 그 범위가 예상했던 실업수당과 가정보조수당 뿐 아니라 노인연금까지 확대되는 것은 의외다. 노인층은 우파 정부의 든든한 우군이었고 계속되는 수적 증가 때문에라도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점에서 노인층에 대한 복지축소 논의는 현정부로서는 별로 내키는 일이 아닐 것이다.그러나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노인인구와 이에 따른 노인연금을 포함한 복지비용의 팽창속도를 볼
미 연방법원은 최근 대학이나 취업 등에서 소수인종에게 특혜를 주는 소수인종우대정책을 폐지하는 것은 ‘각 주가 결정할 비헌법적 문제’라고 못을 박았다. 다시 말해 각 주정부의 입장에 따라 흑인, 라틴계, 인디언 원주민 같은 소수인종에게 주어진 특혜를 철회해도 미국 헌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상황을 미주 한인사회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이들 소수민족우대정책으로 인해 우수한 한국학생들이 소수인종출신들에게 기회를 빼앗겨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한국인이나 유대인 같은 상대적으로 학업성취도나 자기 개발의지가 강한 인종들은
전 국민을 우울하게 만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주가 지났고, 그렇게 바라던 기적은 여전히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를 더 괴롭게 하는 것은 이번 사건이 우연한 사고가 아닌, 터질 수밖에 없던 시한폭탄임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노후한 배를 사다가 심각한 기계적 결함을 무시하며 운행해왔고, 승객들에게 미칠 위험은 무시한 채 과적차량을 마구 집어넣고, 경영합리화란 이름으로 책임감이 적을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으로 운영해 온 모습은 ‘다들 그래’란 명목으로 품어왔던 시한폭탄이었다.거기다 머리만 비대한 한국 정부조직은 위기 상황에
호주동아일보가 ‘유료화’라는 쉽지 않은 도전을 한 것은, 자기파괴적인 무가지 경쟁으로 악화일로에 있는 교민언론계의 경영위기 때문 만은 아니다. 건강한 언론문화의 정착을 가능하게 할 언론생태계를 만들고 더 나가서는 이를 통해 한인사회에 필요한 건강한 여론조성과 개선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더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호주동아일보는 이러한 의도가 말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유료화와 함께 가칭 ‘호주한인공익재단’을 출범시켜 유료화에 따른 모든 수익을 환원해 호주 한인사회에 돌려주겠다는 뜻을 천명한 바 있다.일부에서는 이런 시도
세월호 침몰사건은 모두가 가슴 아파할만한 대참사다. 구조가 늦어지면서 정부에 대한 유가족들의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정확한 상황파악이 쉽지 않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해운사측이나 관리관청 쪽의 구체적인 문제나 사고 원인이 드러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른 철저한 책임규명도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원인이나 책임과 상관없이, 정부와 우리 모두의 좀 더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지면 더 많은 사고요인이 발생하게 마련이고, 정부라는 감독기관은 무질서를 줄이고 사고가능성을 낮추기
자유국민연립은 이민확대와 소자영업자의 이익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한인이민사회에도 공감대를 상당부분 가지고 있고, 덕분에 지난 연방선거에서도 많은 한인지도자들이 이들의 선출을 위해 열심히 뛴 바 있다. 그러나 자유국민연립 안밖에는 과거 백호주의적 향수를 유지하는 이들이 없지 않은 듯하다. 인종차별법의 일부항목 폐지안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공약으로 보이며, 이전부터도 한인이민사회의 생각있는 인사들은 이점에 깊은 우려를 표시해 왔다. 다행히도 자유당내 원주민 배경의 켄 와이어트 의원과 ‘자유주의적’ 그룹들의 압력 앞에서 폐지를 개정으로
한국사회는 원래부터 상식적인 사회가 아니다. 상식이란 누구나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나 규범을 말한다. 한국사회는 철저하게 가족중심, 혈연중심, 학연중심이다. 타인의 이익이 희생되는 것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으면서 내가 속한 그룹의 이익에 몰입하는 사회다. 과잉경쟁의 교육현실에 격분하면서도, 자기 아들은 동료학부모에게 뇌물까지 써서라도 가장 좋은 학원을 찾아 보내는 열혈 엄마들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진 가치나 규범이 적용되길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그러나 사회가 운영되려면 어느 정도
호주동아일보 주말판 유료화 첫주가 지났다. 과거 유료화 시도 때마다 따라왔던 문제들은 여전했지만 비교적 순탄한 첫 출항이었다. 지금의 호주동아일보 상황은 마치 강을 벗어나 대양으로 접어든 배와 비교할 수 있다.갑자기 큰 변화가 느껴지거나 충격이 오지는 않아도, 전혀 다른 환경과 도전의 장으로 들어섰다는 뜻이다. 물론 그곳은 강 주변에서만 돌던 항로보다 힘들고 거친 곳이다. 호주동아일보의 시도에 대해 칭찬하고 격려하는 손길들이 ‘실제로’ 힘이 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그러나 편안한 강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결과가 거친
드디어 호주동아일보가 유료화를 시작한다. 시장의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이 섞여있지만, 당위성 만큼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모든 일들이 그렇듯이 모든 것이 갖춰져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 점에서 호주동아일보의 결단에 더 많은 기대와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호주동아일보는 유료화의 성패가 결국 콘텐츠의 내용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상업시장의 현실상, 독자들이 돈을 내고 사고 싶어 할 ‘흥미’ 있는 내용을 만들어 내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점에서 호주동아일보가 지난 몇 달간 스포츠와 문화, 연예 보도, 즉 소위 말해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