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크리스마스 즈음이 되면 저와 제 아내는 배달을 갑니다. 저희가 배달을 하는 물품은 자선단체 스미스 패미리(Smith Family)에서 제공하는 과자와 비스킷이 담긴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햄퍼)와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가득 담은 보따리입니다. 저희는 스미스 패미리 물류창고에서 이 물품들을 공급받아 차에 싣고 접수된 가정으로 배달을 갑니다. 지난 2 년간 코로나 팬대믹으로 이 배달을 못 했다가 올해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지난 12월 11일(일) 제 아내와 진우회 한 회원과 함께 시드니 남서부 캠벨타운 지역의 12 가정에 크리스
선거, 코로나 규제, 국경개방, 홍수, 해킹, 총격사건. 2022년 호주 미디어에서 크게 다뤄진 주요 뉴스들을 상징하는 주제어는 대략 10개 미만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이 주제어에 좀 더 살을 붙이면 세 번의 선거와 연방 정부 교체, 국경개방을 포함한 코로나 규제 해제, 연례 행사가 된 호주 동부의 홍수, 옵터스와 메디뱅크 고객정보 해킹으로 드러난 호주 기업의 사이버 안보 취약 상태, 연말 충격을 주고 있는 퀸즐랜드 위암빌라 총격 사건이다.2번의 주 선거(빅토리아주와 남호주)와 연방 총선에서 자유-국민 연립이 모두 패배했다.
지난 11월 20일부터 시작된 월드컵 본선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한국도 탈락의 위기에서 기사 회생하면서 16강에 진출해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흥분과 승리를 쟁취하는 기쁨을 얻게 하였다. 게임을 거듭하며 알지 못했던 선수들의 기량과 이름이 부각되고 그들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어록이 생겨났다. 1. 중꺽마한국 선수들이 만든 최고의 어록은 ‘중꺽마’이다. 이 말은 ‘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마음’이다 라는 말의 줄임 말이다. 가나에게 2차전에서 지고 16강 진출이 희박해 진 상황에서, 3차 포르투
최근 한국과 호주 양국에서 헤드라인으로 크게 보도되었던 뉴스가 있습니다. 바로 ‘제2n번방’이라고 불리는 아동성착취 범죄조직의 주범인 ‘엘’(가명)이 호주에서 검거되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 뉴스에 의하면, 호주로 파견된 한국 경찰들이 호주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지난 11월 23일 시드니의 한 주택에서 20대 한국 국적의 남성을 검거했습니다. 이 남성은 2020년 12월말부터 올해 8월까지 아동 및 청소년 9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고 이를 ‘텔레그램’에 유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호주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현재 아동학대
설악산과 동해안에서 한국 풍경에 흠뻑 젖어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호주에서 원했던 목적을 대부분은 달성했다. 설악산을 떠나 서울로 돌아간다. 시외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등산복 차림의 청년 한 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빈 차로 도착한 버스는 두 명의 승객만 달랑 태우고 떠난다. 청년마저도 등산객으로 붐비는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한다.손님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버스가 경사와 커브가 심한 도로를 따라 계속 산을 오른다. 버스에서 내려다보는 설악산 풍경이 일품이다. 운전하는 기사도 풍경에 반해서일까. 도로변에 잠시 버스를 세우고
이번 주 시드니 시티의 한 한식당을 방문했다. 호주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말 모임이 그곳에 열렸다.시론에서 가급적이면 동포 업소에 대해서 쓴소리를 자제해 왔지만 이번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음식이 형편없어 기분이 상했다면 앞으로 그 업소를 가지 않으면 될 것이다. 그보다는 이런 상태로 지속되는 경우 솔직히 한식의 앞날이 걱정될 정도라는 점에서 거론을 해 본다. 한식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할 정도의 질 낮은 음식이었다. 요즘 한식 식당이 한인들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중국인 등)이 투자해 위탁 경영하는 곳이 있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1. 이 땅의 기적기적이 일어났다. 소위 ‘도하의 기적’. 일본이 스페인을, 호주가 덴마크를 꺾었다. 한국은 포르투갈에 1:2로 역전승하여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북반구 한국에서 시작한 물결 환호가 남반구 땅끝까지 연이어졌다. 그러나 한 주 만에 소멸해버렸다. 호주는 아르헨티나에, 일본은 크로아티아에, 한국은 브라질에게 4:1로 졌다. 8강 진출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2. 기적과 예능가족 상으로 인해 한국을 방문했었다. 3일 장을 치룬 후 코로나에 걸렸다. 이래저래 몇 주 집콕했다. 견딜 만했다. 백신 4차를 맞은 결과다. 그
지구 살갗에 내 살이 닿게 걷는 것을 ‘어싱(earthing)’이라 한다. 이렇게 접지할 때 땅 속 깊은 곳에서 뿜어내는 기운이 내 몸으로 옮겨오는 기분이다. 흙을 못 밟고 살아가는 일상에서 얻게 된 독소를 자연 속 기운과 맞바꾸는 느낌이랄까. 사년만에 방문하는 한국에서 고향을 온몸으로 느끼고 그 맛을 간직하고파 신발을 벗어들었다. 옛부터 어르신들이 ‘사람은 흙을 밟고 살아야 한다’라고 하는 그 말이 생각나서가 아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좋은 계절, 가을에 나는 그렇게 또 맨발로 땅을 만났다. 고개를 들면 하늘은 주황빛 풍경으로
일본은 알다시피 우리와 같이 영어 외래어를 많이 쓰는 나라다. 명치유신 이후 서구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런 외래어가 많지만 2차 대전 패망 전 극도의 사회 혼란 속에 굴러다니던 그런 말 가운데 지금도 기억나는 두 개가 ‘데마’와 ‘센덴 삐라’다. 전자는 영어 Demagogy에서 나온, 우리말로 하면 정치적 선동용 유언비어(流言蜚語)나 흑색선전, 요즘 쉽게 쓰이는 말로는 가짜 뉴스가 될 수도 있겠다. 후자의 센덴은 선전(宣傳)의 일본어 발음이고 삐라는 영어 Bill에서 유래한 것이다. Bill은 여러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지난 10월30일(일). NSW에서 시드니 다음으로 큰 도시인 뉴카슬을 향했다. 천혜의 해안 요새이자 뉴카슬 하버의 관문인 포트 스크랫치리(Fort Scratchley)에서 노을이 지는 태평양 앞 망대에 펄럭이는 호주의 국기 앞에 모든 일행들이 모였다. 군인 나팔수의 기상나팔(Reveille)로 시작하여 군악대행진과 연주로 RSL(재향군인회)의 연차 총회(AGM)를 위해 모인 5백여명 맴버들을 환영했고 호주 전몰장병들을 위해 추념하는 묵념을 올렸다. 축포까지 더하여 근래에 보기드문 장엄함 속에 개막식이 시작됐다.마가렛 비즐리 NSW
우리 모두는 성공하는 삶을 살고 싶다. 하지만 삶에는 성공 보다는 실망과 좌절의 스토리가 더 많다.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판단한다는 논리로 시작된 ‘상대적 비교’는 스스로를 더욱 빈곤과 상심의 깊은 우울로 빠뜨리곤 한다. 오늘은 모세의 이야기에서 성공의 비결을 찾아 보려고 한다. 1. 실패하는 탈무드의 리더이집트에서 시작한 모세의 사명은 처음엔 성공적으로 보였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신뢰하지 않을 것을 두려워 했지만 하나님은 모세에게 이적을 베풀게 했고 형 아론이 말이 어눌한 자신을 대신해 말하게 했다. 모세가 놀라운 이적을 행하
이 칼럼을 읽으시는 분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살다가 호주로 이주해온 분들이실 텐데요. 그렇지 않고 호주에서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가까운 가족들 중에 이주를 경험한 세대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대체로 본인의 정체성을 이주민으로 정의하고 있을 텐데요. 그래서 오늘 나눌 이야기가 우리에게 더 와닿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2004년 12월 4일 UN은 총회에서 매년 12월 18일을 세계 이주민의 날(International Migrants Day)로 지정하였습니다. 이는 국제화(Globalisation)
호주는 정치권에 양당제가 오래기간 잘 정착된 선진 의회민주주의 국가에 속한다. 진보 성향의 노동당이 한 축이고 반대편은 보수 성향인 자유당 또는 자유-국민 연립(Coalition)이 떠받치고 있다. 그런데 두 기둥의 한 축인 자유당에 ‘경고등’이 커진지 꽤 오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몇 년동안의 선거를 보면 쉽게 이유를 알 수 있다. 남호주, 퀸즐랜드. ACT준주, 노던준주(NT), 서호주 선거에 이어 지난 5월 연방 총선과 11월 26일의 빅토리아주 선거까지 연방 선거와 3개 주선거, 2개 준주 선거에서 자유당 또는 자유-국
이제 달력이 한 장만 남았다. 사라진 11개의 세월속에서 난 블루 마운틴에서 무엇을 느끼면서 지내왔던가? 연말 정산의 결과는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오는 과정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의 언행과 생각이 옳을 것이라는 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 그로 인해서 많은 불편과 고통이 수반된다. 그러나 우린 좀처럼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 중심은 크게 4부류로 나눠진다. 자기 견해에 대한 주장(我見), 상대보다는 내가 더 우월하다는 아만(我慢), 자신을 더 사랑하는 집착(我愛), 자신의 실상을 알지
2021년 7월 호주 연방법원은 인공지능 (AI)도 호주 특허의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획기적인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한호일보 2021년 9월 기사 참조). 이에 호주 특허청은 곧바로 Full Court of the Federal Court of Australia 에 항소를 하였고, 2022년 4월, 재판부는 1심의 결정을 만장일치로 뒤집고 인공지능의 발명자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 항소 배경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한 연방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호주 특허청은 1심 단독 재판부인 비치 판사가 특허법 제 1
지난주 “할 말을 하세요”가 주제인 글을 썼었다. 독자들의 기억에서 멀어지기 전에 여적(餘滴)으로 덧붙이고 싶은 게 있어 쓴다.민주주의는 민의에 따르는 정치라면 민의는 몇 년 만에 오는 선거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 자주 표출되어 잘 수렴될수록 좋을 것이다.순식간에 거의 160명의 젊은 생명을 앗아 간 이태원 참사는 참 어이없는 사고였다. “이 대참사와 민주정치와의 관계를 논하라”는 시험 문제가 나왔다고 하자. 모두 뜬금없고 웃기는 발상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태원 시비그러나 나는 다르다. 사고 뒤 땅을 치며 통곡하거나 못다핀 생명들을
암을 비롯한 갖가지 질병이나 여러 사고 등은 예고없이 찾아와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가족이 우선인 삶을 살다 보니 자신의 행복과 건강은 늘 뒷전이던 이민자들에게 이런 어려운 일을 당하면 어디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언어 문제까지 겹쳐 이민 생활은 더욱 고단해진다. 본 칼럼에서는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더 나아가 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이민자들의 호주 사회
호텔 직원의 도움을 받아 양양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배낭 하나 방에 던져 놓고 바다를 찾는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바위들이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백사장이다. 백사장 건너편에 있는 방파제에 사람들이 걷고 있다. 대어를 꿈꾸며 세월을 낚는 사람들도 보인다. 나도 관광객과 하나 되어 방파제를 걸어본다. 동해의 신선한 바람을 온몸으로 들이마신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가을의 수평선이 아름답다. 호주에서와 다름없이 마음을 시원하게 감싸주는 바다를 바라본다. 아담한 백사장도 걸어본다. 젊은 부부가 어린아이와 함께 물장난이 한창이
호주는 TV 드라마가 거의 없는 나라다. 특히 한국과는 비교조차 않된다. 잘 모르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TV 드라마가 가장 많은 나라인 듯 해 보인다. 몇 안되는 호주 드라마 중에서 ‘네이버(The Neighbours)’는 호주는 물론 영어권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네이버를 통해서 세계적인 대형 가수 카일리 미노그와 배우 제이슨 도노반이란 빅스타도 탄생했다. 거의 40년동안 이어져온 네이버는 아쉬움을 남긴채 올해 중반 종영됐다. 7월 종영된 네이버의 마지막회는 최소 90만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차에 이번 주 네이버의
성경은 방대하지만 메시지는 간략하고 간단합니다. 한 마디로 예수님의 선포 ‘회개하라!’입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1,15)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말하면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회개하라’의 마지막 종말론적인 말은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뜻의 “깨어 있어라!”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인간 중심세계관에서 우주 곧 자연중심적인 세계관으로 확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모두 정말 ‘뭔가 바뀌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진화론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