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산 / 하얼빈몇일 전 8.15 광복절을 지났다. 1945년 한국이 일본의 강점에서 해방된 날을 기념한다. 한국과 일본은 악연이다. 지난 2천년 역사에서 한국이 이익 본 것은 거의 없다. 대부분 퍼 주기만 하다가, 칼과 총을 앞세운 그들의 침략 야욕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 주 영화 ‘한산’을 봤다. 주인공 이순신 역할을 한 배우는 전작 ‘명랑’ 주인공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였다. 영화내내 꼿꼿이 서서, 힘준 눈으로 관객을 바라보다가, 마지막에 화살 한 발로 적장을 쓰러뜨림으로 승리의 쾌감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최근 호주나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는 로펌도 예외가 아닌데, 이는 많은 로펌들도 앞다투어 공익활동에 참여하고 있음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로펌의 공익활동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프로보노 서비스’입니다. 프로보노 (Pro Bono)란 라틴어인 ‘pro bono publico’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영어로 번역하면 ‘for the public good’이 됩니다. 법적으로 프로보노란 변호사들이 무료 혹은 매우 저렴한 수준의 비용만 받고 의뢰인에게 법률자문을 제공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보내온 수백억 광년 전의 은하계의 모습을 보며, 세상 사람들이 흥분으로 들썩이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삼십여년 전에 쏘아올린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더욱 발전된 첨단의 기술로 새로운 별들의 세계를 전하게 된 제임스 웹에 대한 기대가 반짝이는 별만큼이나 빛을 발한다.얼마전, 읽고 싶었던 책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내게로 와 행복한 한달을 보냈다. 칼 세이건의 이다. 천체물리학자인 그의 지순한 인류애 안에서 과학과 문화사적인 서사가, `파라다이스는 꽃과 어린이와 창공에 빛나는 별들에 벌써
자식은 어느 부모에게나 소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애지 중지 키우는 아들이 패악한 경우, 탈무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엄격한 체벌 기준을 세워 두고 있다. 이는 현자들 사이에 율법의 원리와 적용 방식에 대해 상당한 논쟁을 불러오고 있다. 그 안에는 율법에 대한 신의 의도와 사랑하는 아들의 죄라는 미묘한 관계 속에 어떤 정의를 실현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담겼다. 문제의 율법은 신명기에 담긴 다음의 구절들이다. “사람에게 완악하고 패역한 아들이 있어 그의 아버지의 말이나 그 어머니의 말을 순종하지 아니하고 부모가 징계하여
경제학은 사람들이 한정된 소득을 효용(utility)이 최대화되도록 사용한다는 것을 가정하고 그들의 소비 또는 경제활동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효용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만족도는 행복 수준과 직결되어 효용과 행복을 동일시한다. 따라서 소득(실질)이 올라가면 행복 수준도 비례해서 올라갈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효용이나 행복 수준은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득과 행복의 관계는 오랫동안 통계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있었다. 1970년대부터 몇몇 기관에서 행복 수준을 측정하기 시작하였는데, 미국 경제학자인 리차드 이스털린(Easte
올해 겨울은 제법 쌀쌀한 날씨가 여러 날 지속되었다. 그래서인지 봄이 어서 왔으면 하는 기다림이 불쑥불쑥 마음에서 일어났다. 지난주에 마운틴에서 내려와 시내를 지나다 보니 자목련과 백목련이 따뜻한 봄기운을 안고 우리 곁에 와있었다. 그런 꽃소식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요즈음 영결식장에 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각각의 다른 사연들을 가슴속에 고이 간직한 채로 이승의 삶을 마감하는 그분들의 평소 영상들을 쳐다보면서 다시 한번 생명성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3일 전인 지난 9일에 영결식을 맞이하게 된 그분은 평소에 금강경이 너
고국에 대하여 쓸 때마다 매번은 아니지만 왜 그러느냐를 짧게 설명했었다. 좀 다른 표현으로 또 쓴다. 밖에 나와 살아도 고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크게 지배하는 현실, 또 우리가 나와 잘 배운 게 있다면 거기 형제자매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나대로의 의무감 또는 강박감이 그 이유다.오늘은 누구나 아는 대로 실타래처럼 엉킨 한국 사회의 이야기다. 누가 그걸 부인할 수 있을 것인가. 당선된지 3개월도 안 된 대통령을 욕하고 탄핵 운운하는 국민이 많다면 말이다. 이 실타래를 푸는 길은 무엇인가? 서둘지 않고 차근차근 갈
이스라엘 백성과 오랜 세월을 광야에서 지낸 모세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세대들에게 토라의 여러 곳에서 ‘자유와 선택 ’의 원리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내가 오늘 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두나니, 너희가 만일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들으면 복이 될 것이요(신명기11:26-27)” “ 보라 내가 오늘 생명과 복과 사망과 화를 네 앞에 두었나니..,내가 생명과 사망과 복과 저주를 네 앞에 두었은즉 너와 네 자손이 살기 위하여 생명을 택하고”(신명기30:15,19)1. 자유 의지이런 모세의 지침에
볼거리도 많고 자부심도 강한 작은 동네 윈톤(Winton)을 떠난다. 또다시 지평선이 펼쳐지는 도로가 계속된다. 산이 많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숲은 전혀 보이지 않는 지평선이다. 가축 사육과 밀 농사를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초목이다. 끝이 보이지 않도록 넓은 지역을 개간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지평선을 가로지르며 두어 시간 운전해 롱리치(Longreach)라 불리는 도시에 도착했다. 시내 한복판에는 주차할 장소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으로 붐빈다. 높은 빌딩이 보이지 않는 것만 제외하면 여
암을 비롯한 갖가지 질병이나 여러 사고 등은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이민자들의 경우 호주의 복지 시스템에 익숙지 않아 어려운 일을 당하면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 언어 문제까지 겹쳐 더 어려움을 겪는다. 본 칼럼에서는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문 복지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사랑으로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포함한 내용들을 통해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는 뜻에서 마련되었다. 특별히
호주 연방 정부가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의 노동당 정부로 교체된지 약 70일 지났다. 정부 교체로 인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일까? 코로나 팬데믹 여파와 경제적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지목할 수 있다.그러나 경제학자인 로스 기틴스(Ross Gittins) 시드니모닝헤럴드지 경제 부장(Economics Editor)은 ‘기후변화(climate change)’를 가장 중요한 아젠다로 꼽았다. 이유는 환경 없는 경제가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경제와 환경은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 예로 호주에서 생
“자, 내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루카 12,19) 이런 삶이 영원히 지속될까요? 주님은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루카 12,20)고 질문하십니다. 주님은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루카 12,21)고 말씀하십니다. 이 사람에게 잘못된 생각은 자기의 재산전부가 자기 소유라는 것부터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열심히 일을 해서 부유해진
2021년 11월 23일에 NSW 주 의회가 발의한 ‘성적 동의 법안(Sexual Consent Laws)’이 통과됨에 따라 2022년 6월 1일부터 이 개정안이 효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개정된 핵심 내용은 말이나 행동으로 명확하게 표현된 경우에만 성적 행위에 동의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점입니다. 성폭행의 유무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쟁점이 바로 피해자의 ‘동의’ 여부이기 때문에 ‘동의’에 대한 규정이 변경됨에 따라 향후 성폭행 관련 판결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NSW주 형법(Crimes Act 1900
풍성한 녹음과도 같은! 그 좋던 옛 사람들은 어디로 갔나. 그토록 명랑하던 나는 어디로 갔나. 갈바람에 우수수 나뭇잎을 빼앗긴 나목처럼 밤새 추웠다. 전기 장판으로 뜨겁게 달군 바닥은 따뜻했으나 방안 공기는 코끝이 시리도록 냉랭했다. 잠을 자면서 들여 마신 차가운 공기는 가슴속에서도 허한 바람이 되었다. 수면 중의 나는 천애 고아인 듯, 세상에서 버려진 듯 슬프고도 고독했다. 자는건지 마는건지 하였으나 간간이 나의 코고는 소리에 스스로 흠칫 놀랐던 것을 보면 분명 불면의 밤은 아니었다. 어젯밤은 가을의 끝자락과 겨울의 초입에 서 있
“원주민”은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그 지역에 원래 살고 있던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용어가 생겨나게 된 배경에는 제국주의의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15세기 초중반의 신항로 개척을 통해 유럽인들이 항해술을 발전시켜 아메리카로 가는 항로와,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와 동남아시아, 동아시아로 가는 항로를 발견하고 개척, 정복하는 과정에서 원래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원주민”으로 구분하면서 이러한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식민지를
총선 후 새 호주 의회가 열리면 새 당선자들은 회기 첫날 취임 선서를 한다. 26일 개회한 47대 연방 의회는 호주 역사상 가장 다양성이 커진 의회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여기서 ‘다양성’이란 인종, 종교, 출신 배경을 의미하는데 특히 비유럽계로 압축할 수 있다. 여성 의원 숫자도 최다가 됐다. 원주민계 의원은 새 의원 4명(상원 2명, 하원 2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가장 많아졌다. 아시아계 의원들도 종전보다 늘었다. 샐리 시토우(리드, 노동당), 다이 리(파울러(Fowler), 무소속), 팀 림(탱그니(Tangney), 노
얼마 전 한 인하대생이 성폭행 후 3층 건물에서 떨어져 숨지고 피의자로 같은 학교의 남학생이 구속되는 일이 미디어에 크게 보도돼 충격을 주었다. 그들은 같은 과목을 듣는 동급생이라고 한다. 나이도 이제 갓 20살이다. 이들이 연인 관계였는지, 술을 마시고 충동적으로 이런 사건이 일어난건지, 평소에 어떤 사람들인지, 아직 사건의 전모가 확인되지 않아 자초지종을 다 알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 인생을 막 시작하려는 앳된 여학생의 생명이 사라지고, 푸른 미래를 꿈꾸던 한 청년의 인생도 경찰에 구속이 되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없
어느새 훌쩍 지나버린 시간을 생각하면 은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은 아직도 일하고 있느냐고 묻기도 하고, 이제는 편히 쉴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던져온다. 나는 “내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라고 여유 있게 들릴 수 있는 응답을 한다. 젊은 시절에는 내 나이 쉰 살이 되면 일을 하지 않고 우아하고 멋진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훨씬 더 많은 숫자의 나이가 되었지만, 내년, 또 내년을 기약하며 직장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은퇴 후의 생활을
토라의 시작, 창세기에는 믿음의 조상들에게 이스라엘의 자손이 하늘의 별과 바다의 모래처럼 많은 후손을 갖게 될 것이라는 축복이 여러번 등장한다. 출애굽기 초반에도 “이스라엘 자손은 생육하고 불어나 번성하고 매우 강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더라”고 말하고, 솔로몬도 선택된 백성은 위대하고 셀수 없는 숫자가 될 것이라고 노래했다. 선지자 호세아도 동일하게 이스라엘 백성이 바다의 모래와 같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여러 곳에 기록하고 있다. 1. 역설의 정체성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세는 신명기 7: 7절에 “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
다음 목적지는 윈톤(Winton)으로 정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적당히 운전하여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곧게 뻗은 고속도로를 달린다. 자동차는 많이 다니지 않는다. 도로를 달리는 기차(Road Train)라 이름 지어진 긴 트럭을 가끔 마주칠 뿐이다. 도로변에 세운 경고판에는 트럭 길이가 53.5m라고 쓰여 있다. 마주치거나 추월할 때는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한참을 운전해 야영장에 도착했다. 지평선이 보이는 넓은 지역에 새로 조성한 야영장이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40대 초반으로 보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