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브(Dejavu)! 라고 탄성을 불러야 할까? 다가오는 4월 총선을 바라보며 이제는 끝내야 할 잘 못된 정치 행태가 또 다시 재현되고 있다. 굳이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알만한 비교적 신세대 정치인들이 당당하게 추진하는 창당(創黨) 움직임 말이다.이 망국병을 잘한다는 건지 메뚜기 한철처럼 텔레비전 방송들이 미주알고주알 매일과 같이 보도하며 부추기는 건 더 한심하다.알다시피 우리 정치 체제는 미국식 대통령책임제 모델을 따르고 있다. 이 세상에 완전무결한 민주주의 대의정치는 없다. 그래도 미국과 다른 선진 영미국가와 일본 등이 이 분
우리 말로는 대개 세월은 유수, 영어로는 Time flies. 흐르는 물보다 쏜 살이 훨씬 더 빠르게 지나가지 않겠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인사도 무렴하게 일월달도 벌써 중순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문장가들에게는 아직도 계절의 정서가 좋은 글 소재가 될 것 같다. 나는 좀 다르다. 한국인은 한(恨)이 많은 민족이다. 대부분이 과거 살아야 했던 잘못되고 어려웠던 삶과 사회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계절과 세월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개미가 도는 쳇바퀴, 그보다 이 잘 못된 사회를 조금이라도 고쳐 후진에게 남겨주려는 장정 (長征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 세상이 뒤집혔을 때, 한호일보 기자가 되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80여명의 인터뷰이를 만났다. 단순히 80개의 기사를 쓴게 아니라 나는 80명이 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청중이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가였고, 나이를 불문하고 질문과 답변을 통해 배움을 얻는 학생이기도 했다. 2024년부터는 한호일보 종이 신문을 볼 수 없게 된 것이 내심, 아니 사실은 많이 섭섭하고 슬픈 마음이 들기도 한다. 정치,경제,사건들이 가득한 신문의 한 페이지에서 사람사는 냄새가 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맞으면 무언가를 떠나보낸다는 아쉬움이 마음 한구석에 스며들어온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일 년 동안의 기억들로 머릿속은 가득 채워져 있는데 떠나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크기만 하다. 하지만, 일 년의 마지막 순간들이 지나가면서 그동안의 경험이 미래를 향한 새로운 발걸음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올 한해도 참으로 다양한 인연을 맺고 헤어지기도 하는 삶의 순리를 겪은 것 같다. 오래전에 읽었던 독일 작가 F. 밀러의 “독일인의 사랑”에서 참으로 멋진 말을 다시 찾았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은 별이 하늘에
왼팔엔 링거 오른편 가슴엔 다양한 색의 선들이 모니터와 연결되니 나는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간호사들이 계속 주시해야 한다며 커튼을 닫아 주지 않아 밤새도록 간호사들의 움직임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일벌처럼 쉴 새 없이 들락거리는 모습이 무척 부산스럽기도 하였지만 특별한 사명감 없이는 감당키 어려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드니 그들이 대단해 보였다. 간호사들의 빠른 움직임처럼 다양한 색으로 변하는 컴퓨터 화면과 신음 그리고 쉴 새 없이 들리는 근거 없는 소리가 마치 오일장 한복판에 서 있는 느낌이다. 응급실로 들어오며 머리 사진과 가
오늘은 수평선을 볼 수 있는 바닷가 도시, 포트 린콘(Port Lincoln)으로 떠난다. 해산물의 도시(The Seafood Capital of Australia)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각종 물고기와 해산물이 풍부한 동네다. 참치가 유난히 많아서일까, 참치를 멀리 던지는 특이한 시합을 하는 동네이기도 하다.오랫동안 운전했다. 드디어 멀리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계속 운전하여 해안에 자리 잡은 동네(Cowell)에 도착했다. 그림엽서에 나올만한 작고 아름다운 동네다. 해안에 있는 놀이터가 눈길을 끈다. 바닥에서 물이 뿜어 나오고
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로의 순조로운 융합을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되었다. 노인과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포함,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주).한국은 2000년 ‘고령화 사회’에서 2017년부터는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도 예외가
1979년에 버글스(The Buggles)가 발표한 ‘비디오 킬드 라디오 스타’ (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노래는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의 도입부 음악으로 등장하면서 우리에게도 잘 알려졌다. 이 노래는 현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진과 영상이 이전 라디오 세대의 문화를 밀어내는 것에 대한 복잡한 심정을 담았다.제목만 보면 이 노래가 원망과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이 노래의 멜로디는 매우 경쾌하다. 아쉬움 가득 담긴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가 이 노래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과거가
1. 사라진 가게쇼핑센터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다 보니 여러 가게들 중에 25여 년을 한 쪽 귀퉁이에서 지켜오던 작은 컴퓨터 가게가 사라졌다. 사무실에 컴퓨터를 바꿀 때 마다, 랩톱을 살 때, 사무실끼리 기기 연결을 하고 문제가 생기면 수리를 받느라 늘 들르던 곳이 었는데 아무 기별 없이 문을 닫았다.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도 그 곳에서 구입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몇가지를 새로 사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늘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이미 다른 사업체가 확장 차 간판을 걸었으니 찾을 길이 막연하다. 아무 말도 없이
또 한해가 저문다. 남반부와 북반구로 나누어진 호주와 한국의 정반대의 계절에서도 12월은 상실의 계절임에는 변동이 없다.올해는 연초에 다짐 했던 시간의 약속은 지켜 졌는지, 시간의 낭비는 없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과거는 해석에 따라 달라 진다는데 목표는 제대로 세웠는지, 그 보다도 기준은 잃지 않았는지 세모의 길목에서 돌아 보게 된다.‘어제의 비로 오늘의 옷을 적시지 말고 내일의 비를 위해 오늘의 우산을 펴지 마라’는 어느 선인의 경구가 떠 오른다. 과거나 미래 보다 현재를 중시 하라는 교훈 이리라.때아닌 엘리뇨 현상으로 서울의 1
1.사측으로부터 통보 받았습니다. 이번 해 말로 종이신문과 PDF 발간을 끝내신다고. 아쉽지만 그 결정을 존중합니다. 무슨 일에나 끝은 있습니다. 언젠가 올 날이 지금이라는 것이니 감사히 받습니다. 그 동안 저에게 지면을 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매번 마감 시간에 턱걸이하여 원고를 보내 드리는 바람에 마음 졸이셨을 편집국 분들에게도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지난 날을 돌아봅니다. 신문의 제호가 3번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편집진은 동일했기에 제 글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글을 쥐어 짜기 힘들어 펜을 꺾고 싶은 때가
정권 초기에는 그게 한창 거셌다. 지금은 덜 하지만 정부 정책을 비판할 때마다 윤대통령 “물러가라“고 외치는 개인이나 단체와 집단을 심심치 않게 거리에서 보게 된다. 나는 윤대통령과현 정권을 특별히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다. 과거 최고통치자는 고사하고 정권의 말단 직원과도 실낱같은 끄나풀이나 인연을 맺은 적도 없다. 적법한 선거그러나 지금의 통치자를 물러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이번 대통령은 여러가지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적법한 대선을 거쳐 뽑힌 사람이 아닌가.둘째로 최고통치자는 나라에 대한 대한 원대한 비
황무지에 세워진 광산 도시(Broken Hill)를 떠난다. 다음 목적지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도시(Port Augusta)로 정했다. 내륙의 황량한 들판을 벗어나는 날이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는데 표지판이 보인다. 다음 주유소까지는 200km를 가야 한다는 안내판이다. 연료 게이지를 쳐다보게 된다. 휘발유는 충분하다. 지평선이 보이는 도로에 다시 들어선다.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척박한 땅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호주의 전형적인 내륙(out back)의 모습이다. 두어 시간 운전했다. 쉴 곳을 찾는데 윤타(Yunta)라는 작은 마을이
매년 12월 20일은 국제 인류 연대의 날 (International Human Solidarity Day, IHSD)입니다. 우리는 종종 “연대(Solidarity)”라는 단어를 들어보기는 하였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친숙한 단어는 아닌데요. 오늘은 함께 “국제 인류 연대의 날”에 대해 알아보며, 인류가 어떻게 더 화합하고, 협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연대(Solidarity)를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을 짐.” 또는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뜻한
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로의 순조로운 융합을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되었다. 노인과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포함,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세계 장애인 주간’을 맞아 제시 박 카스 한인 장애인 복지 팀 리더를 통해 장애인 복지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포레스트 검프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이 영화가 성공한 이유를 꼽자면 톰 행크스의 뛰어난 연기와 감동적인 스토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가 된 이유는 이 영화가 한 평범한 남자의 성장 과정을 미국인이 잘 아는 역사적 사실과 잘 오버랩 시켰다는 것이다.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미국인 남성 포레스트 검프가 사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사건마다 주인공으로 또는 주변인으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미국인들의 향수를 자극했을 것이다.오혜영 한인회장의 행보를 보며 포레스트 검프를 떠 올렸다면 너무 불
내가 사는 처소엔 다양한 나무들이 있다. 아름드리 유칼립투스를 비롯해서 목련, 꽃 사과, 귤, 매화, 꽃 단풍, 뽕나무, 플라타나스, 대나무 등등이다. 그 중에서도 나의 눈길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바로 오죽(烏竹)이다. 이곳 시내와 산중에 오가다 보면 무더기 황죽(黃竹)은 가끔 볼 수가 있는데 오죽은 드물게 눈에 띈다. 헝클어지고 구부정한 황죽에 비해 오죽은 곧게 자라면서 그 결이 매우 단단해서 그 어떤 기개감이 느껴진다. 오죽을 더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이다. 올해는 초봄에 갑자기 더위가 와서 계절의 감각에 혼란이 올 정도였는데
거리에 어둠이 내리면 도시의 빌딩 숲에서 쏟아져 나오는 휘황한 불빛이 눈을 시리게 만든다. 오랜 시간 동안 이미 익숙해진 풍경이지만 매일 새롭게 느껴지는 우리 동네의 야경이다. 하루의 마무리를 확인하는 시간의 신호처럼 여겨진다. 나이가 들어감에 대한 두려움 탓인지 아니면 시간이 지날수록 막연함에 기대고 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어느 여류시인은 “여자는 나이가 불행한 것이 아니라 그 의식이 불행한 것이라고, 그래서 나이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고, 여자는 나이와 함께 아름다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얼마만큼의 시간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거미줄에 먹잇감으로 얽매여 있다가 탈출한 듯 홀가분한 해방감과 설레임으로 한국으로 향한다. 하지만 한나절 날아간 비행기가 내려 놓은 곳은 아련했던 추억의 땅이 아닌 냉엄한 현실의 땅이다. 살아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에 앞서 사라져버린 사람들과 풍경들이 먼저 그리워진다. 먹먹한 슬픔으로 잠시 길 잃은 아이처럼 서성인다. 누구를 만날까…작은오빠를 만나기로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자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오는 곳에서 현관문이 열린다. 손을 내밀며 서있는 오빠의 처연한 모습에 무릎이 휘청인다. 웃음도 말도 잃어버린 듯 텅
작은 동네 그러나 관광지로 손색이 없는 보크(Bourke)에서 며칠 보냈다. 길을 떠난다. 지평선이 보이는 풍경이 또다시 전개된다. 이번 목적지는 430km 떨어진 윌카니아(Wilcannia)로 정했다. 한 시간 정도 운전했을 즈음 도로 주변에 염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야생 염소다. 타조도 보인다. 어미 타조가 여러 마리의 새끼를 돌보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지금까지 도로에서 마주하지 못했던 동물들이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에 윌카니아라는 동네에 도착했다. 일단 허기를 채워야 한다. 캐러밴 서너 대가 줄지어 있는 카페에 들어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