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이 나의 국적을 물어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당당하게 한국인이라고 대답한다. 다문화를 인정하는 호주에서 그게 문제될 일은 없지만 가끔 그들이 내가 호주인이 아니냐고 물어볼 때 당황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는 왜 한국인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꽤나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그런데 최근에야 그 답을 알 것 같다. 내가 그동안 그렇게 당당할 수 있던 것은 내심 대한민국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특히 발전된 한국의 음식이나 음악이 호주같이 먼 곳까지 퍼지는 것을 보면 자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K-pop
무슨 행사를 하든지 행사를 하는 주최측은 제삼자가 다만 청중으로 가서 보는 이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지난 금,토요일 (5,6 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시소추)가 주최하고 성남시와 한국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의 후원으로 열린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과 전날 강연회도 그런 맥락에서 준비가 완벽하고 많은 수고를 한 것 같았다. 처음으로 위안부의 실상을 생생히 소개하는 비디오를 보았다. 특히 아흔을 앞둔 길원옥 할머니가 무대에 올라 부른 ‘한많은 대동강아’ 노래는 수천마디의 말보다도 더욱 애절하게
광복회호주지회(이하 광복회)는 지난 3월 1일 ‘21세기 청소년 독립운동가 육성’의 기치 아래 재호광복장학회(이사장 황명하 광복회호주지회장)를 결성했다. 그 첫 사업으로 2명의 대학생(맥콰리대 우현식, 시드니대 김현우)을 선정하여 7월15일~21일,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시행하는 중국 광주, 장사, 계림, 중경 등 8개 도시의 독립운동사적지 탐방행사에 참여시켰다. 이 기고는 행사를 다녀온 우현식씨(맥쿼리대 정보통신학과) 독립운동사적지 탑방기다. – 편집자 주(註)광복회호주지회가 주관하는 2015년 제1회 청소
지난 주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뉴스거리가 된 케빈 러드(Kevin Rudd) 전 호주총리의 유엔 사무총장 출마에 대한 호주 정부의 비토 결정 기사를 보면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걱정되어 이 글을 쓴다. 평소 호주인들의 이중성에 대해, 호주 정치 특히, 연방총리(Prime Minister) 갈아치우기에 대해 엄청난 회의를 느끼고 있던 차에 이번 사건을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전.현직 연방총리 간의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고, 혹자는 오죽했으면 그랬겠냐고 말들 한다. 그러나 외교관, 외교장관, 두 차
참혹한 역사가 우리 한민족의 아픈 생채기를 또 한 번 할퀴고 있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일제에 끌려가 참을 수 없는 치욕과 고통을 당한 일본군 성노예(종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보며 민족적 울분과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우리는 그 할머니들의 깊은 상처를 보듬어 드리지 못했습니다. 국가가 있어도 나서서 보살피는 위정자가 없었고, 많은 역사학자와 언론인들이 있었음에도 그 분들의 뼈아픈 역사를 밝히고 기록하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지난해 연말, 한국 정부는 일본 아베 정권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를 했습니다. 소위 ’12.28 합의’
작년 10월쯤, 12학년에 막 접어든 나에게 HSC 헤리티지 한국어 코스로부터 개인 연구과제가 주어졌다. 평소에 관심있어 하던 주제를 바탕으로 거진 1년 내내 상세히 조사하는 과제였기 때문에 뭔가 특별하고 의미있는 것을 하고 싶었던 나는 고민 끝에 일제 강점기를 주제로 정하기로 했다. 일제 강점기를 나치독일과 비교하여 오늘날 가해자와 피해자의 서로를 향한 어떤 감정과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또 그런 감정들이 행동으로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는지 연구하면 꽤 의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구과제를 시작하기 전, 이 문제에 대한 나의 지식
블루마운틴 산중 음악회끊임없이 흐르는 것이 세월이라면 어느 한 곳에 멈춘 과거는 청춘이다. 미래는 결코 과거를 앞지르지 못했다.겨울이 무르익는 7월 9일 저녁 6시, 블루마운틴 카툼바 언저리에 나지막하게 자리한 고풍스러운 호텔에서 한국 가곡 ‘고향의 봄’이 울려 퍼졌다. 한 겨울에 열린 ‘블루마운틴 산중 음악회’에 한인들과 지역 호주인 등 약 90여명이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이 작은 산중 음악회는 한호정경포럼 옥상두 회장(스트라스필드 시장)이 이곳에 사는 음악 애호가인 교민 박성민 씨에게 제안을 해 시작됐다. 정경포럼 회원들
지난주 위안부 할머니에 관한 기사를 읽다가 계속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았다. 이분의 인생 자체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또 한편으로는 누가 이분의 삶을 이렇게 송두리체 짓밟았을까 하는 막연한 분노가 더 이상 그 기사를 읽는걸 힘들게 만들었다. 그분의 인생이 어떻게 그렇게 흘러가게 되었을까라는 운명적 질문과 해석에 대해서는 우리는 잘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분이 겪었던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보았을 때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분명히 ‘참혹한 피해자들’이셨으며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자가 아닌 이상 분명한 가해자가 존
6월은 ‘세계 환경의 달’로 유엔에서 발의하여 각종 친환경 세미나를 세계 각국에서 열어 환경문제를 다루고 있다. 진우회에서도 ‘가정에서의 친환경 생활과 음식 쓰레기 줄이기 세미나’를 계획해서 알찬 프로그램으로 준비를 했다. 이번 행사에 이스트우드한인상공인회를 비롯하여 중국 커뮤니티와 이스트우드 라이온스 회원들이 동참한 것은 호주 다문화사회에 ‘지역환경운동’을 통해 하모니를 이루는데 모범이 되려는 의지를 갖고 싶었던 것이다.당일 아침 가랑비가 쏟아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으로 행사 장소인 한호일보 문화센타
I. 머리말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국가경계는 약화되는 대신 민족연계는 강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세계화가 기존의 편협한 지역성, 민족성, 종교성 같은 것들을 약화시키는 대신 보편주의와 글로벌 스탠다드의 확대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세계화와 정보화는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었던 소수민족과 소수인종에게 민족자각을 일깨워주는 계기로 작용한 것이 민족주의의 부흥을 가져온 한 가지 원인이다. 또한 각 나라가 추진하는 세계화 전략이 실제로는 패권주의적이라는 것도 민족과 민족주의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중요한
“사회문화적 활동의 기반으로 활용”윤인진 교수 '재미한인의 한민족 네트워크' 주제 발표 동포재단 주관 ‘재외동포전문가 포럼’ 최근 20~30년 동안 크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 한민족 네트워크의 현황을 진단하고, 권역별 재외동포 네트워크를 점검하는 ‘2016 재외동포전문가 포럼’이 3일 서울에서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 주관으로 열렸다. '글로벌 한민족네트워크의 현주소'를 주제로 진행된 포럼에는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김성환 前 외교부장관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윤인진 교수가
금년 이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기어서인가? TV에서나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온통 정치가 관심사처럼 보였다. 선거철이 아니더라도 한국 국민들은 정치이야기가 대화의 중심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호주에 살면서 느낀 점은 호주인은 정치에 덜 신경 쓰고 선거도 너무나 조용히 치러진다는 점이다. 막말로 원하기만 하면 정치가는 아무나 될 수 있고 실제 아무나 한다. ‘폴린 핸슨’은 피시 앤드 칩스 가게를 운영하던, 고졸의 평범한 아줌마다. 그녀가 호주정계를 흔들만큼 영향력을 미치는 정치가가 될 수 있는 분위기를 봐도
혹자는 영화 ‘귀향’이 재미없다고 투덜거리지만 나는 여러모로 볼만한 가치가 있는, 보아야만 할 영화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생바람이 불던 중국 서간도에서 피지못하고 사라진 여성 독립 투사들의 영혼들이 피를 토하며 억울함을 외쳤으나 그 누구도 돌아보지 않았다. 홀로 핀 들꽃처럼, 파묻힌 여성투사들의 업적이 이윤옥 시인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처럼 실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역사적 인물과 사실을 소재로 영화가 되었다는 점이다. 일제강점기 시대 전후의 사건과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너무나 좋은 영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별로 영
제법 오래 전 일이다. 동포 문인과 함께 한국에서 왔다는 모 대학 명예 문학 박사라는 분이 내 처소를 방문했다. 그때 한 생각이 일면 틈틈이 써 두었던 여러 꼭지들의 글을 내어 보이면서 아주 냉정하게 나의 글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 상당한 양의 글을 일주일 간 읽고 나서 다시 사찰을 찾은 그 분은 전체적으로 봐서 낙제점이라고 일러 주었다. 여러 원인 중 그 주된 요인은 독서량이 너무 적어서 좋은 내용의 글을 인용하지 않아서 글맛이 너무 밋밋하다는 것이었다. 그때 전문가다운 몇 가지의 지적을 잘해주어서 필기를 해가면서
언론 (言論)이란 참 좋은 우리말입니다. 알다시피 그것은 대중매체 (신문, 방송, SNS)가 맡아 하는 잘못 되어가는 공익 사항의 지적과 비판과 감시기능을 말합니다. 공론이나 여론형성 기능이란 말도 거기에서 100보, 50보 차이의 개념입니다.매체는 한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기에 그가 다루는 범위는 사회만큼이나 넓어지기 마련입니다. 또 기업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언론은 될수록 많은 고객(독자, 청취자, 시청자)들을 끌기 위하여 이른바 옴니버스(Omnibus, 한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 구색)가 되니 더 그렇습니다. 언론학은 그 영역을
레임덕(lame duck)이란 보통 임기 말의 권력누수 현상을 말한다. 임기가 끝나가는 사람에겐 볼 장 다 봤다는 식으로 홀대를 하고 아래 사람들도 말을 잘 안 듣는다. 5년 임기 역대 한국 대통령들도 이런 분한 꼴을 많이 당했다. 3년 임기를 마치고 돌아갈 때가 다 된 김봉현 주호주 한국대사를 시드니 한인회가 고별 강연회를 주최하여 호주를 떠나는 대사에게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배려 했다. 강연회가 끝나고 백승국 한인회장이 감사패를 전달했다. 흐뭇한 광경이었다. 과거에는 대사나 총영사가 교민들에게 군림하려던 지위지향적 자세가 많
지난 주 (2월 26일자) 귀지에 실린 사설 ‘ABC-SBS 통합 주장 반대한다’를 잘 읽었습니다. 호주 매체 관련 유익한 교육적 내용입니다. 개인적 이유와 기타로 생각나는 게 있어 몇 자 코멘트를 적어 보냅니다.SBS 텔레비전은 라디오보다 늦게 1980년 탄생하였습니다. 그때 마침 박사학위 연구과제를 모색 중이던 저는 이 방송 개시를 알리는 부르스 진젤(Bruce Gyngell, 2000년 작고) 초대 회장의 공개 인터뷰 장에 갔었고, 그때 들은 이야기 일부를 호주 다문화주의를 보도하는 제 외신 기사 가운데 끼어 시드니발로 보낸
환경단체 진우회는 지난 12년간 파라마타 강변 살리기 운동(주로 플라스틱 공해 쓰레기 수거활동)을 해 오면서 여러 소수민족과 함께 하모니를 이루며 환경정화운동(Clean Up Volunteering Movement)을 지속하여 왔는데, 이 환경정화운동을 통하여 부분적으로 “사회정화운동”(Socio-Fair Justice Movement)을 전개하여 나가자는 뜻으로 지난주 15일(토) 광복절에 나름대로 의미있는 행사를 가졌다. 매월 파라마타강변의 클린업 봉사활동을 지속해 오면서 지역 주민들의 호응과 지역 카운슬은 물론 파라마타강을 관
1950년 6월25일 어느 때보다 평온한 일요일 모두 잠든 새벽에 안개를 뚫고 북괴의 전차부대가 38선 경계선을 넘었다. 오전 9시경에 개성을 함락당하였는데도 별로 걱정 할 것까지 없고 잘 퇴치하고 있다고 국방부장관은 태연하게 대통령에게 보고 한다. 평소 이승만 대통령은 향상 북진통일을 입버릇처럼 주장하고 국방부 장관은 맞장구치고 육군참모총장은 전방에 다양한 정보를 보고 받고도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설상가상 전방 지휘관 인사조치까지 단행했다. 6월 23일에는 5월1일부터 전군에 내린 비상경계령까지 해제하고 6월24일 토요
한비자는 “영구히 강하고 영구히 약한 국가는 없다. 국법을 지키는 도가 강하면 그 나라는 강하고, 국법을 지키는 도가 약하면 그 나라는 약하다( 國無常强, 無常弱. 奉法者强, 則國强, 奉法者弱, 則國弱)고 하였다. 중국 초나라의 장왕은 26국을 통일하여, 영토를 사방 삼천리나 확대할 만큼 되었으나, 장왕이 세상을 떠나자 초나라는 쇠약해졌고 제나라의 환공은 30국을 병합하여 사방 삼천리로 영토를 확대시켰지만 환공이 세상을 떠나자 제나라도 쇠약해졌다. 이런 점으로 보아 장왕이나 환공과 같은 군주가 있으면 국가는 천하에 이름을 떨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