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선거 결과는 대체로 선거 전 여론조사의 예상대로 노동당이 승리했다. 74.6%의 개표가 완료된 3월30일을 기준으로 양당 구도의 지지율은 노동당 53,8%, 자유-국민 연립 46.2%였다.3개의 여론조사 결과 중 21일 발표된 마지막 로이 모건 여론조사(Roy Morgan SMS Poll) 결과(노동당 53.5%, 연립 46.5%)가 거의 적중한 셈이다. 이 7.6% 격차와 함께 12년 만에 노동당이 새로 집권하면서 정부가 교체되지만 노동당의 소수 정부(a minority government) 출범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는데
1. 거짓 메시야최근 넷플렉스에서 ‘나는 신이다’라는 한국의 다큐멘터리가 나오자마자 큰 파장을 일으키며 한국에서 1위, 홍콩, 싱가폴,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베트남과 같은 많은 나라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관심을 받았다.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가 네플렉스에서 연일 1,2위를 차지 한다는 소식은 뿌듯하지만 이번 상위권 등극은 개운치 않은 뒷끝을 남긴다. 그 폭로 내용이 충격적이고 과연 ‘지금 이 시대에 저런 일이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 이해할 수 없는 의구심이 뇌리에 남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는 스스로를 메시야라고 부
대학교 졸업식 날 ‘이제 해방이다’라는 생각에 기뻤고 공부는 끝이라고 후련해했다. 그리고 수십 년이 흘렀다. 애들 키워서 결혼시키고 일에서 은퇴하고 나니 이제 슬슬 다시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이민자를 위한 영어 회화반을 다니다가 영어도 배우고 성경 공부도 할 겸 일주일에 하루는 호주 교회의 바이블 스터디 교실에 다닌 지도 십 년이 넘었다. 다시 학생이 된 것처럼 매주 목요일 공부반에 다니고 집에서는 교재를 펴서 숙제하는 일이 내 삶의 우선 과제가 되었다.함께 공부하는 열댓 명 되는 이들은 학창 시절 친구처럼 허물이없다. 코비드 때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과거 십여 년 동안 오복 중의 중요 요소인 수(壽), 부(富), 강녕(康寧)이 괄목할만큼 증가했다. 한국에서는 실질 개인국민소득은 17.6%나 증가했고, 기대수명은 81세에서 84세로, 건강기대수명은 71세에서 73세로 증가하여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다. 그러나 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인의 평균 행복지수는 6.3에서 5.9로(최저 0에서 최고 10사이) 약 5.3% 줄었다. 호주에서도 수, 부, 강녕이 호전되는데도 행복수준은 좀 줄은 편이다. 특히 최근 한국의 경우 개인소득은 세계 150여개국에
지난 14일 열린 ‘호주 정치道(도) 아십니까?’ 정책 토론회에서 Q&A 시간에 필자에게 첫 질문 기회가 주어졌다. “만약 연립이 재집권한다면 지난 12년동안 추진해온 민영화가 앞으로 4년동안 계속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위 질문을 하기 전 필자가 “우리들의 젊은 세대는 어쩌면 앞으로는 정부의 공기(fresh air) 민영화를 우려해야 할 것 같다”는 농담을 하자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민영화로 인한 통행료, 에너지 부담 가중으로 생계비를 압박한다는 점이었다. 선거를 이틀 앞둔 2
나이가 들면 애가 된다더니 요즘 들어 남편 영감이 반찬 투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애같이 투정 부리지 말고 당신이 직접 식품점에 가서 먹고 싶은 것들 맘대로 골라 봐요.” 나의 짜증 섞인 말투에 언짢은 표정을 짓더니 남편은 어느새 식품점 안으로 사라졌다. 식품점 한쪽에서 이것저것 둘러보던 남편이 갑자기 “도토리묵이다!” 하며 마치 귀인을 만난 듯 환호했다. 난 속으로 ‘자기 엄마라도 만난 듯 반가워하네.’ 하며 시큰둥했다. 도토리묵을 사느니 마느니하며 티격태격하다 결국은 묵 한 통을 사 들고 우린 식품점을 나왔다. 남편은 장남
어느 날 새벽, 동네 산책길에 난데없이 안개가 잔뜩 끼여있다. 시야가 좁아진 채로 걷는다. 하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걷고 있다. 십수 년째 여명을 시작으로 밝아오는 해를 맞이하며 나무 한 그루까지 눈인사를 해 온 터이니까. 어찌 되었든 지금은 어둠 속을 걷는 기분이다. 제주도 ‘한 달 살이’도 그렇게 안개 속에서 시작되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몇 년 만에 방문한 서울 나들이에서였다. 시드니로 돌아 올 날이 다 되어갈 즈음 제주도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제안이 들어왔다. 장기 해외 출장으로 집을 오래 비워야하니 한 달 살이를
옛날 아주 오랜 옛날, 눈먼 사람에게 기적을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 예수님이 땅에 침을 뱉고 그것으로 진흙을 개어 눈먼 사람의 눈에 바르고 “실로암 못으로 가서 씻어라.” 하니 태생 소경이 눈을 뜨게 되었다는 유명한 성경 구절이 있다. 눈을 떴을 때, 그 소경의 환희와 기쁨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세상은 온통 환한 빛으로 가득 찼음을 느꼈을 것이며 모든 사물이 아름답게 보였을 것이라는 지레 짐작을 할 수 있다. 그 시대의 지배층은 환자가 치유되는 현상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았기에 기적을 불신하는 교만을 부렸다.
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로의 순조로운 융합을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되었다. 노인과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포함,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주는 치매 진단을 받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딸의 눈을 통해 들어본다 (편집자주).자가 고령화 인구 증가로 급증하는 가운데 가
우리 부부가 인디언 퍼시픽 열차(Indian Pacific Train)를 탄 지 올해로 10여 년 되는 해이다. 그때 우리가 거주하는 시드니를 벗어나고 싶어 퍼스까지 비행한 후 퍼스를 관광했다. 퍼스는 서호주의 주도이며 서쪽 끝의 유일한 대도시로 부드러운 모래사장과 경치 좋은 레스토랑, 전시된 거리의 예술 등이 압권인 도시였다. 퍼스 관광 후 시드니로 돌아오는 노선으로는 비행기 대신 인디언 퍼시픽 열차에 탑승하기로 했다. 1970년 운행을 시작한 774미터의 이 열차는 4,352킬로미터의 광야를 오늘도 달리고 있다.‘인디언 퍼시픽’
#1. 한호예술재단(KAAF)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3일부터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득별전을 시작했다. 한국 출생 작가 25명, 호주인 작가 13명의 작품을 한달동안 전시한다. 이중에는 지난 10년동안 KAAF 공모전을 통해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도 포함돼 있어 의미를 더했다.KAAF 공모전의 1등 수상 작가에게 2만 달러의 상금이 지불된다. 크고 작은 공모전이 별로 없는 호주 미술계에서 상당한 격려책이 아닐 수 없다. 호주 작가들이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는 것은 호주 문화예술계의 힘이 커진다는 의미다. 국제적으로도 더 높은
바깥 기온은 섭씨 30도를 웃도는 한여름인데 실내에선 눈이 내린다?나는 지금 시드니 시내 State Theatre(주립극장)에 앉아서 수백명의 관람객들과 쇼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다. 무더위에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Slava’s Snow Show 라는 공연 타이틀이 호기심과 기대감을 갖게 한다. 내 앞엔 엄마와 같이 온 남자 아이가 앉아 있고 그 두줄 앞에서는 내 딸이 러시아어를 하는 노부부와 어린 손자가 좌석 찾는 것을 도와주고 있는 중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보이는데 대부분 가족들과 함께 이 쇼를 보러 온
지난밤 유난히 괴로워 잠을 설치고 아침잠에 곯아떨어졌었나 보다. 커튼 사이로 스며든 강한 빛줄기에 눈이 부셔 벌떡 일어나 마당으로 나갔다. 웬 흔들의자가 얌전히 놓여 있다. 이상한 일이다. 어젯밤 느닷없이 흔들의자 타령했더니… 혹시? 뭐든지 사 들고 들어올 때마다 옛날 옛적 양반들 ‘이리 오너라’처럼 “여 좀 나와 봐라. 이거 좀 받아라.” 요란스러운 영감이 웬일이지? 생일 선물인가? 그럴 리가? 뭔가 계속 이상하다. 30여 년 전 이민해 오기를 꺼렸던 나를 영감이 온갖 달콤한 얘기로 꼬드겼다. “니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흔들
어떤 이유에서든 특정 집단을 사회적으로 격리시키는 차별은 지양되어야 하지만, UN은 특별히 인종, 피부색, 국정 등의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1966년에 매년 3월 21일을 ‘인종 차별 철폐의 날’을 지정하였습니다. 이는 1960년 3월에 발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샤프빌에서 일어난 “샤프빌 학살 사건”을 기리며 제정된 날짜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1948년 국민당 수립 이후 국민은 반투(순수 아프리카 흑인)와 유색인, 백인으로 구분하였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백인 우월주의에 근거한
부담 없이 이곳저곳 끌고 갈 수 있는 자그마한 캐러밴을 가지고 있다. 애지중지 집에만 모셔둘 수 없다. 애완견을 핑계로 산책하는 사람처럼, 캐러밴을 핑계로 집을 나서게 된다. 이번에는 어디로 갈까. 문득 허블우주망원경에 얽힌 이야기가 떠오른다. 엉뚱한 천문학자의 제안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우주 공간에 망원경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에서 뜻밖에 수천 개의 은하를 발견했다는 이야기다.나에게도 엉뚱한 생각이 떠오른다. 그동안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곳을 위주로 다녔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사람
3월 25일 NSW 선거를 앞두고 2월 28일(화) 시드니 서부에서 주택관련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매트 킨(Matt Kean) NSW 재무장관, 다니엘 무키(Daniel Moohkey) 야당(노동당) 재무담당 의원, 제니 레옹(Jenny Leong) 녹색당 주택담당 의원이 참석해 소속 정당의 주택정책을 설명했다. 그러나 어느 정당도 경제적 난제 중 하나인 주거 스트레스(housing stress) 문제 해결을 위해 추가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점을 밝히지 않았다. 850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모인 이 토론회에서 3당의 재무 담당자들은 호
이 글은 얼마 전 2회(본 칼럼 1월27일, 2월3일자)에 나눠 실린 여기 한인사회의 공익자금 관련 글과 관계가 있고, 구성원들이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니고 우리의 발전전략을 위하여 앞으로 고국이나 거주국인 호주의 보조금 지원을 알아보고 요긴하게 쓰겠다면 생각해 볼만한 정책 이야기 보충이다.한인사회의 공익자금이라면 개인이 아니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모아지고 쓰이는 돈이다. 커뮤니티 안에서 그 이름으로 모금되는 돈과 호주 정부와 단체, 고국 정부와 단체 등 외부로부터 받는 기금의 총액이 그것이다.한인 다수가 사는 시드니 동포사회의
한국 현대문학은 태생이 아주 불행하였다. 고전문학에서 근대문학으로, 근대문학에서 현대문학으로 이행이 되는 과정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 시대가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교권이 빼앗긴 것은 1905년이었고 조선총독부에 의한 식민지 지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10년부터였지만 이미 갑신정변(1884)과 갑오경장(1894)과 을미사변(1895) 때부터 일본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즉, 60년 동안 우리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이 무렵 일본으로부터 문학을 배웠다. 서구의
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로의 순조로운 융합을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되었다. 노인과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포함,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주는 코비드-19 이후 첫 단체 소풍을 다녀오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주).전 세계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코비드
1. 현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ChatGPT(챗지피티)’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대화형 챗봇(chatbot). 작년 11월 30일 출시된 후 2달 만에 2억명 넘는 사람들이 가입 사용한다. 현재 AI의 발전상은 기가 막힐 정도다. 어떤 사람이 인공지능과 대화해보고 그 사용 후기를 친구들과 깊이 있게 나눴다. 얼마 후 그 AI가 이런 말을 해줬다. “나에 대해서 이상한 말 하고 다니지 마세요. 그러다가 당신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요. 당신의 모든 정보를 해킹해서 온 세상에 다 알려 버릴꺼니까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