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하려던 뉴욕의 한식당 설립 계획은 무산됐고, 오랜 시간 미국 내에서 한식을 알려왔던 ‘우래옥’이라는 한식점이 문을 닫는 등 많은 사람들이 정부 차원의 장기적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지원 중단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의 체제 아래 한식의 세계화를 추진하고자 ‘한식 재단’이 출범했다.
그 후 정부는 한류와 더불어 많은 나라에 한식을 알리고자 노력해왔지만 2년이 채 지나지도 전에 한식의 세계화가 주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세계적으로 한국처럼 유행에 민감하고 그 유행의 변화가 빠른 나라도 드물다고 한다.
그런 국민성을 쉽게 달아오르고 쉽게 식는 양철 냄비에 비교한다.
이번 한식의 세계화도 유행처럼 지나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한식의 세계화를 유행처럼 전시 행정으로 정부가 만들어낸 인기 몰이의 일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선 한식의 세계화가 주춤하는 근본적 원인은 철저히 준비되지 않은 계획이 빚어낸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번 정부 차원에서 뉴욕에 열려고 했던 한식당을 생각해보자.그 한식당을 위해 조성된 금액이 자그마치 50억이다.
물론 이 돈은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이외에도 작년 한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사용된 세금도 상당한 금액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정부는 이렇게 많은 금액이 투자되는 정부 사업을 위해 얼마나 긴 시간을 준비를 했을까?불과 5년 전 2006년 한국에서 근무할 당시만 해도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나 지원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 당시 경영난으로 특급 호텔에서 조차 한식당을 아시안 레스토랑으로 통합하거나 폐업하는 곳도 많았다.
그러던 중 2010년 갑자기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며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을 효과를 내세웠다.
그 중 하나가 떡볶이의 세계화이다.
한국의 쌀 수요 촉진을 위해 선정된 아이템이라고는 하나 생각해보면 벌써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는 쌀들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잃은 한국산 쌀을 떡볶이의 세계화로 소비한다고 해서 얼마나 수요 촉진이 될까?한국 소비자 대부분도 국산 쌀로 만들어진 떡과 수입산 쌀로 만들어진 떡을 구분하지 못하는데 떡이 생소한 외국인들이 그것을 어떻게 구별하며 그들에게 한국 쌀의 우수성을 인정해주고 구매해달라고 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한식의 주력 상품을 보면 불고기, 갈비, 떡볶이, 김치, 비빔밥, 칼국수 등이 있다 하지만 현재 호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만 하더라도 과연 이것이 외국 손님과 함께 즐겁게 식사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호기심에 한 두 번 가능하리라 생각하지만 위의 한식의 세계화 주력 메뉴가 다른 나라 음식과 비교해 그리 경쟁력을 가지는 음식들은 아니라 생각한다.
이처럼 많은 세금이 투자되고 한식의 세계화와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범국민적 희망을 담은 정부 정책이 5년도 채 되지 않는 준비기간을 가졌다는 것은 충분하지 않으며 지금 현실의 문제점도 충분히 예측된 것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견해를 조심스럽게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 차원의 레스토랑을 만들고 특정 메뉴를 선정하고 광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한식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혹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외국인이 한식을 생각했을 때 건강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장르의 포지션닝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세계화 한식메뉴 선정에 있어 한국인이 아닌 외국 요리사들의 평가를 통한 재검정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본다.
한국인의 기준에서 선별한 메뉴는 한국인들만의 세계화라고 생각한다.
둘째 식재료의 공급 원활과 가공제품의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단적인 예로 간장을 생각하면 외국인들이 ‘soy sauce’라고 말하면 90%이상은 스시, 사시미에 곁들여 먹는 일본 회사 브랜드 일본 간장을 생각한다.
실제 호주인이 대형마트에서 구입 할 수 있는 간장 브랜드도 일본 브랜드 제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식의 갈비가 세계화에 성공하더라도 호주인들이 갈비를 만들 때는 일본 브랜드의 간장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셋째 외국에서 자리잡은 한식당의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마켓이든 고객의 기호를 맞추지 못하는 레스토랑은 살아 남기 힘들다.
한 지역에서 한식 레스토랑의 컨셉이나 메뉴가 성공했다면 그것이 살아 있는 한식의 세계화의 표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한식의 형태가 정통 한식인가 변형 한식인가 혹은 운영자가 한국인인가 외국인인가 하는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식의 세계화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좋은 모델이라는 사실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한식의 세계화는 특정 누구의 주도로 진행되고 단기간에 끝내서는 안될 사업으로 우리의 후세를 위해 진행되어야 하는 중요 사업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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