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3.07 |최종수정2008.03.10 21:53:38진우회, 해병전우회, 한인회, 체육회, 재향군인회, 노인회 등 동참“지역주민 카운슬 협력 계기, 총영사관도 참가 요청”호주 대청소의 날에 교민들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한인 위상제고에 적지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교민들이 클린업데이(Australia Clean-Up Day)인 2일 시드니 곳곳에서 독자적으로 또는 현지인들과 함께 자원봉사 행렬에 나서 공동체의식을 발휘했다.
진우회(회장 최영배)는 지역민들과 함께 키싱포인트 해안가의 오물 제거에 앞장서 주류사회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해병전우회(회장 은희연)는 한인회관 옆 쿡스강의 하상을 5년째 훑었으며, 캠시 중심가엔 교민 노인들이 11년째 거리와 공원청소에 나섰다.
◇키싱포인트 ‘진우회-지역주민’ 연계= 키싱포인트에는 가톨릭 교인 중심의 자원봉사단체인 진우회(회장 최영배)와 지역주민 40여명이 해변 청소를 위해 모였다.
진 우회 주도로 실시된 이날 행사에서 이들은 봉투 60개를 가득 채운 쓰레기를 거둬들였다.
당초 라이드 카운슬은 30개의 봉투면 충분하다고 했지만 진우회 측이 고집을 부려 두 배를 받아온 게 다행이었다.
썰물에 밀려온 쓰레기와 오물이 해안가에 가득했기 때문이다.
진우회 외에도 가족과 친구들의 손을 잡고 참석한 이들이 협심하면서 넓은 면적에 비해 일은 수월했다.
노랑머리와 파란 눈동자의 지역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아버지를 따라 봉사에 나섰다는 박윤영 씨(킬라라, UNSW 법대)는 “청소를 통해 환경에 도움이 되는데다 운동도 되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라 이드시의 이반 펫치 시장도 행사에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펫치 시장은 “한인들은 깨끗한 환경을 사랑하고 또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기꺼이 헌신하고 있다”며 “한인들의 봉사에 시정부의 한 사람으로 감사함을 가진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세계클린업데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진우회는 이 같은 자원봉사를 올해부터 매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까지 월드 클린업 데이와 함께 호주 클린업 데이에 벌이던 지역 청소행사를 금년부터 매달 실시키로 했다”며 “앞으로 한인과 지역주민의 참여가 더욱 늘어 함께 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석환 클린업월드 담당자는 “청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화합차원에서도 클린업데이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종교나 정치 얘기를 떠나 환경이슈를 통해 각 민족 간의 유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쿡스강 해병대, 한인회, 체육회, 향군 합동 = 쿡스강 청소에는 29명의 해병, 승원홍 회장과 박은덕 부회장 등 한인회 임원 7명, 강대원 회장과 백승국 부회장 등 체육회 회원 3명, 김태홍 회장과 고영진 이사 등 재향군인회 회원 3명 등이 동참, 지난해보다 참가자들의 질적 양적 성장이 돋보였다.
특히 해병들은 ‘해병만이 할 수 있는 청소’를 과감히 선보여 주민과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수거된 쓰레기는 봉투 65개, 트롤리 8대, 자전거 2대, 타이어 5개 등 실로 엄청났다.
썰물을 이용해 청소를 해야하는 쿡스강은 썩는 냄새가 지독했고, 간밤에 내린 비로 갯벌의 진흙은 더 깊이 빠지고 질퍽거렸다.
게다가 썰물임에도 수심이 깊은 곳은 강물이 허리 위까지 차올랐다.
바닥에 박힌 트롤리는 삽으로 흙을 파낸 후 5, 6명의 해병들이 매달려 혼신을 다해 빼내야만 했고, 이를 강둑과 다리위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밧줄이 동원됐다.
고철덩이를 넣은 쓰레기 봉투를 밧줄을 이용해 강물의 반대편으로 끌어올릴 때는 상륙작전을 연상시켰다.
지난해 청소에 참가했던 해병 2명은 피부병에 걸려 한동안 병원에 다녀야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호주에 연고도 없이 워킹홀이데이 비자나 학생비자를 소지한 피끓는 예비역 해병들은 해마다 시드니에 해병의 투혼을 심고 있다.
이날 참가해병 중 막내인 이승준 해병(1006기)은 친형(926기)에 이어 쿡스강 청소에 동참한 해병 형제가 됐다.
워홀러인 이 해병은 워홀러로 호주를 다녀간 형의 권유로 해병전우회를 찾았다고 밝혔다.
한 인회 하태화 기획이사의 아들 하준수 군도 아버지와 함께 청소에 참가했다.
라이드 노동당 청소년 서기로 활동하고 있는 준수 군은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단체로 청소한 적은 있지만 교민들과는 처음이었다.
해병들을 거들던 그는 “쓰레기 청소가 고생은 되지만 깨끗한 뒷모습에 아주 행복하다”며 웃었다.
이렇게 햇수가 거듭되면서 쓰레기 양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대청소에 솔선수범한 공로로 올 삼일절 기념행사에서 한인회장으로부터 공로패를 수상한 양재봉 전 해병전우회 회장은 “지난해보다 쓰레기가 감소했다”면서 “카운슬의 요청도 있어서 내년부터 청소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병들이 덩치 큰 고난이도의 쓰레기를 제거하는 동안 한인회, 체육회, 재향군인회 인사들은 강변에 밀려든 오물을 수거했다.
한인회관 일대의 공원도 오랜만에 쓰레기로부터 해방됐다.
시 드니한인노인공연단 및 영어학교(회장 이영순) 회원 10명도 오전 9시 반부터 캠시 비미쉬가와 안작몰을 누비며 청결에 앞장섰다.
지난해까지 10년째 청소활동을 벌여온 통합노인회 핵심 회원이었던 이들은 올해 다른 단체명으로 11년째 자원봉사에 나선 것이다.
은희연 해병전우회 회장은 “연례행사에 교회 등 더 많은 교민단체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같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생색내기용 행사보다는 이런 봉사활동이 훨씬 유익하다”고 밝혔다.
승 원홍 회장은 “얼마나 좋은 일 입니까. 해병전우회가 중심 역할을 해주는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지역주민과 카운슬이 협력,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한인회가 계속 모범을 보일 것이고 내년에는 총영사관과 캔터베리카운슬의 관계자들도 모시고 싶다”고 확실한 지원의사를 표명했다.
권상진 기자장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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