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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건강 보험 보조금(Private Health Insurance Rebate)
한호일보 | 승인 2012.02.16 18:58
현재 호주 정가의 가장 큰 이슈는 개인건강보험 법안 개정이다.
줄리아 길라드 노동당 정부는 소득이나 재산에 상관없이 사립 건강보험에 가입한 모든 국민에게 제공되던 30% 보조금을 소득과 연계시켜 고소득자들에게는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한다.
어찌보면 상식적인 접근 방법이지만 건강 보험 보조금과 관련한 그동안의 역사와 고소득자들의 항변을 듣자면 모두 옳은 소리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양대 선거를 앞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아젠다로 떠오른 보편적 복지와도 연관이 있는 듯 하다.

먼저 30% 개인건강보험 보조금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호주 연방 정부는 공립병원의 과중한 부담을 줄이고자 가능한 많은 국민들이 메디케어와는 별도로 사립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이를 위해 지난 하워드 정부는 가장 큰 당근으로 소득과 상관없이 보험금의 30%를 보조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즉 보험료가 2000달러라면 600달러를, 3000달러면 900달러를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중상층을 대변하는 연립야당의 전형적인 ‘자기사람 챙기기’ 정책일지도 모른다.
소득과 상관없으므로 100만달러 소득자에게도 국가가 30%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하지만 현노동당 정부는 매년 인상되는 사립보험금에 대한 보조를 재정압박의 한 요소인 동시에 재정 삭감의 기회로 사용하기로 했다.
고소득의 혜택 축소 대상자는 어짜피 노동당의 지지층과는 무관하기에 보조금 폐지는 상대적으로 쉽게 밀어 붙일 수 있고 다수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이기에, 흑자예산 달성을 장담해 온 노동당 정부에게는 꼭 필요한 입법인 것이다.
부자에게까지 보조금을 줄 필요는 없다는 상식적인 개정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이미 호주 인구의 45% 이상이 사립보험에 가입했고, 임금상승과 물가상승으로 많은 국민들의 소득이 올랐으며, 2007년 케빈 러드 전 총리는 중산층의 표심을 의식해 선거공약으로 사립보험 보조금 지불을 지속하겠다는 약속까지 한 입장이기에 이번 노동당 정책 변경은 또 하나의 배신 공약이 되고 말았다.

주머니에서 1000~2000달러를 갑자기 더 부담해야하는 고소득자들의 항변은 또한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예를 들어, 사립보험을 가진 20만달러 소득자는 3000달러의 Medicare levy를 납부한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높다는 것은 건강해 일을 많이 한다는 의미이기에 Medicare 혜택을 크게 받지 못한다.
또 개인보험을 사용해 병원에 간다하더라도 사립 병원 입원비는 사립보험으로 충당이 되지만 환자가 지불해야하는 전문의 비용 등에는 사립 보험의 혜택이 크지는 않다는 불만이다.
거기에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금까지 내라니…
연소득 50만, 100만 달러의 초고소득자가 아닌, 자녀를 가진 맞벌이 가정이 소득이 좀 높기에 그 동안 보조해주던 보험료 지원금을 삭감하겠다는 정책에 열심히 일하는 중산층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이 법안은 무소속과 녹색당의 지지로 하원을 곧 통과 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독자들과는 크게 관련이 있는 현안은 물론 아니다.
‘보조금 안 받더라고 그만큼 벌면 좋겠네’ 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다수 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인건강보험법 개정은 앞으로의 선거까지 집권 노동당이 흔들리는 표심을 잡기위해 어떤 방향의 정책을 선보일지 척도가 될 듯하다.

하워드 정부의 장기 집권 비결 중 하나는 꾸준한 소득세 감세와 연금법 개정으로 호주의 소득상위층에게 큰 이익을 제공하는 동시에 가족 세제 혜택(Family Tax Benefits) 등 정부 보조금을 인상함으로써 소득하위층의 불만을 잠재웠다는 것이다.
국가 정책은 파생적으로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이익과 손해를 국민들에게 준다.
이번은 너무 환하게 드러난 정책이었기에 반발이 강한 경우다.

한번 선보인 혜택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이에 따르는 댓가와 논란이, 또 많은 경우 불필요한 편가르기를 요구한다.
무엇인가 국가로부터 받을 것이 있다면 혹은 국가에게 뺴앗길 것이 있다면 한국이나 호주나 유권자들은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소신이나 이념까지도 던져버리는 상황이 앞으로는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진짜 이익과 손실은 연금법처럼 보이지 않는 정책 변경에서 비롯된다는 사실도 깊게 한번 생각해 봐야 하겠다.

최성호 유지회계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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