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어느덧 이십 대 후반이 되는 해를 맞았다.
항상 어릴 줄만 알았던 나는 세상이 나에게 어떤 도전을 해와도 다 이길 자신감과 패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진짜 어른들이 사는 세상에 발을 디딘 느낌이 들어 마음 한구석에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마음과 동시에 두렵다.

‘평생을 살 것처럼 꿈을 꾸어라! 그리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 제임스 딘의 명언이다.
마치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나의 삶을 정확히 전달해주고 있다.

5년전만 해도 지금 쯤이면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법원에서 약자의 편에서 사람들을 위해 당당히 싸워 이기는 변호사, 아픈 환자들을 위해 항상 헌신하고 봉사하는 유익한 의사, 혹은 나라를 대표하는 위대한 대통령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내가 꿈꿔왔던 것 보다 조금은 달랐다.
내가 되고 싶다고 해서 하루 만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인내를 가지고 힘든 과정을 여러 차례 겪어야만 될까 말까 하는 게 현실이었다.

최근에 조국을 두달 반 동안 방문하였다.
그때 느낀 한국인들의 삶과 호주에서 자란 나의 삶과 가치가 너무나도 다르다는 걸 느꼈다.
같은 한국 사람이지만 자란 환경과 사고방식이 달라서인지 대화를 이어가는게 조금 힘들었다.

호주에서 자라게 해준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가 만약 한국에서 살았더라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도 상상해 보았지만, 지금의 삶과는 비교할 수 없을 삶을 살고 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인지, 호주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더욱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여건이 되지 못해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린 나이에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꿈을 이룰 수 없게 된 그 누구를 위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도전해도 실패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희망이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5년 후 맞이할 30대에 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딸로 이 호주 땅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기대되고 설렌다.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내 미래를 위해 현재에 충실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삶을 살 것이다.
나이가 늘고 아는 것도 늘어가는 사이 변명도 똑같이 늘어간다고 하지만 나는 중심을 잃지않고 앞만 보고 달릴거다.
어느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다.

내가 남들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면 누가 나를 챙겨주냐고? 그 답은 저 넓고 푸른 하늘나라에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보호해주고 항상 내 편이기 때문에 난 지칠줄을 모른다고 답했다.
평생을 볼 때 하루하루가 우리 모두에겐 풀어 나아가야 할 숙제라고 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나 에너지가 전달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간호사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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