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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was a great win for Tigers!
한호일보 | 승인 2012.05.10 18:15
일반적으로 이민자들에게 처음 만나는 호주인과의 대화는 쉽게 느껴진다.
어디서 왔는지, 언제 왔는지, 가족은 어떤지, 한국은 어떤 나라인지, 직업은 무엇인지 등 주로 나에 관한 이야기, 즉 내가 지식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에 대화가 수월하다.
하지만 두번째 만남부터는 상황이 좀 다르다.
첫 만남과는 다르게 내 영어 실력이 그 사이 확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
별로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도 문제이겠지만 그보다 일반적인 호주인들이 나누는 대화의 주제에 대한 무지 혹은 무관심에 더 큰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호주인들은 스포츠, 특히 럭비 매니아들이다.
매년 2-3월, 호주의 3대 프로럭비 시즌이 시작됨과 동시에 모든 동네 오발(Oval)과 파크의 운동장들은 그동안의 크리켓 구장의 모양을 벗고 각종 럭비 구장으로 변신한다.
프로와 아마추어, 그리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즐기는 본격적인 럭비 시즌은 겨울을 지나 9월까지 이어진다.
짧지만 호주인들의 겨울철 최대 대화 주제인 럭비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호주에는 3가지 종류의 럭비가 있다.
럭비가 비인기 종목인 한인 이민자들에게는 이름부터 헷갈리는 부분이다.
다 비슷한데 뭐가 다른지? 첫째, 럭비 리그 (NRL, National Rugby League)는 NSW주 일반 공중파 방송에서 중계를 해주기에 TV를 켜면 볼 수 있는 경기로 NSW주와 퀸슬랜드주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공을 살짝 뒤로 차면서 5번의 공격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기본 룰이며, 왜 무식하게 계속 잡힐 걸 뛰어 들어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충돌과 스피드에 많은 팬들이 열광한다.
많이 들어 본 파라마타 일스, 웨스트 타이거스, 맨리 시이글스, 브리즈번 브롱코스 등 팀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시드니와 브리스번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후원을 강점으로 한다.
시드니 지역의 서버브(Suburb)에서 사업을 하는 한인들이라면 최소 우리 동네 팀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손님들과의 대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두번째, 오지 룰스(AFL, Australian Football League)는 주로 빅토리아, 남호주, 서호주 등의 호주 서부지역에서 인기가 있으나 동부지역에서는 아직까지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드니에서 Footy(럭비)라고 하면 럭비 리그를, 멜번은 오지 룰스를 의미한다.
AFL은 둥근 크리켓 오발에서 젓가락 같이 긴 막대기 4개를 꽂고, 서로 뒤엉켜 높게 점프를 하며 공을 잡는 어찌 보면 가장 화려한 경기다.
현재 호주 프로스포츠 중 중계권이 가장 비싸고 스폰서십이 가장 많은 종목으로 그 영향력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웨스트 시드니 지역에 신생 Greater Western Sydney Giants라는 프로팀이 창단하고 이를 위해 지역출신의 이스라엘 폴라우(Israel Folau)라는 럭비리그 스타를 6백만달러에 영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드니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시드니 서부지역의 주니어 AFL에 집중적인 투자를 함으로써 미래의 선수이자, 관중이자, 시청자인 아이들의 마음을 럭비 리그에서 AFL로 돌리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10-20년 후 시드니 지역에서의 AFL의 인기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럭비 유니언(ARU, Australian Rugby Union)은 한인들이 한국에서 알고 있는 스크럼을 짜고 하는 그 럭비다.
프로리그는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남아공의 각 5개팀씩, 15 팀이 모여 Super 15이라는 남반부 전체의 경기를 하고 있으나 일반 공중파 방송이 아닌 폭스 스포츠(Fox Sports)와 같은 유선 방송에만 중계를 하기에 일반적인 호주 내 인지도는 라이벌 럭비 리그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럭비 유니온은 럭비 리그나 오지 룰스가 가지지 못한 큰 장점이 있다.
수준 높은 국가간 테스트 경기(A-match)가 가능한 종목이다.
호주 유니언 대표 왈라비와 뉴질랜드 올블랙의 경기는 마치 한일 축구전과 같이 온 국민의 관심과 함께 전세계 럭비 팬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라이벌전으로 유명하다.
축구 한일전 승리 다음날 한국국민들의 대화 주제는 축구다.
부산이나 광주에서 롯데나 기아의 멋진 승리의 다음 날, 많은 시민들의 대화는 야구에 대한 것이다.
시청률 40-50%의 드라마 종료 후 국민들의 대화는 ‘어제 봤어?’로 시작된다.
우리끼리의 대화는 사실 하찮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호주인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연방 예산안이나 심각한 정치, 평생 기억할 내용을 일상의 대화 주제로 삼지는 않는다.
호주인이 된다는 것은 호주시민권 소지 여부도 중요하지만 얼마만큼 호주인으로서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지도 중요하다.
럭비나 크리켓을 아는 것은 중요치 않다.
주제는 정할 필요는 없다.
단지 호주인과 한국인의 정서적인 차이점을 보여주기에 럭비와 크리켓은 좋은 예가 될 뿐이다.
호주에서 사업하며 호주를 좀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이민자들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손님을 이해하는 것이기에... 오늘은 우리 가게 손님과 좀 다른 대화를 한번 시작해보자. “It was a great win for Tigers!” 최성호(유지회계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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