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의 삶 속에 잊을 수 없는 선생님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선생님들로부터의 영향이 삶 곳곳에 깊이 새겨져,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인생에 보이지 않는 지침서가 되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내 삶 속에도 스쳐 지나온 수많은 선생님들이 눈에 아른거리는 듯 하다.
먼저 그분들의 수고와 열정에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
더불어 이 글을 통해 내 인생에 전환점을 갖게 해주신 한 분을 짧게나마 소개하고 싶다.
스승과 제자로서의 진정한 인연은 2005년 8월 태권도장에서 시작됐다.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그때, 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방황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을 만나고부터는 아리송하기만 했던 내 인생이 서서히 정리되면서 무게중심이 생겼고, 순차적으로 목표와 꿈도 생겼다.
선생님께서는 한번도 외국을 나가본 적 없는 나에게 호주에서의 생활을 권유하셨고, 2006년 8월 태권도 시범단의 일원으로 호주라는 땅을 처음 밟게 되었다.
지난 6년간의 호주생활에서 억울할 때,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언제나 선생님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극복해왔다.
선생님을 통해 내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배웠기 때문이다.
바로 ‘정신력’과 중심을 잃지 않는 ‘믿음’이다.
이 외에도 내 삶 속 곳곳에는 스승님의 가르침이 배어 있다.
그리고 이 가르침은 앞으로의 내 인생의 기로에서 늘 올바른 지침서가 돼 줄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내 인생에 두려움이란 없다.
이 글을 써 내려가고 있는 나는, 현재 ‘열린문 한국문화학교’에 소속돼 있는 한 명의 교사이다.
한글학교의 교사로서 해가 더해 갈수록 호주생활 속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지만, 아직도 ‘한글학교’하면 일주일에 한번 아이들에게 “ㄱ, ㄴ, ㄷ…” 정도를 가르치는 교회 봉사활동 또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나는 ‘한글학교’ 역시 엄연한 학교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글학교 선생님’도 엄연한 선생님이다.
무언가를 가르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열린문 한국문화 선생님들은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일주일의 빠듯한 일상생활 속에 토요일은 누구에게나 달콤한 휴식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제 몸짓만한 책가방을 등에 짊어지고 해맑은 표정으로 등교하는 학생들 하나 하나를 볼 때마다 피로감보다는 선생님으로서의 책임감이 앞서게 된다.
진지한 학생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한글을 가르치다 보면 그들의 또렷한 눈망울에서 어렵지 않게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선생님처럼, 나 역시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인생의 발판이 될 지침서를 마련해주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선생님이 되어가는 길이 아닐까 싶다.
그러므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언행의 본보기가 되어야만 한다.
무릇 선생님이라면 지식뿐만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경험했던 부분들을 같이 나누어 학생들이 더 큰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 열린문 한국문화학교와 내가 선생님으로서 가지고 있는 사명이며 오늘도 불철주야로 우리 학생들의 장래를 위해 노심초사 하시는 호주의 한글학교 선생님들 모두가 이런 본질에 충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지우(열린문 한국문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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