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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기 어때요’
한호일보 | 승인 2012.06.07 18:53
회계사로 손님들과의 만남에서 직접 일과 관련된 대화 이외에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요즘 경기 어때요?’ ‘언제쯤 좋아지나요?’이다.
아마 혼자만 어려운 것이 아닌가 느껴지는 현실 속에서 남들도 쉽지 않다는 답을 들음으로써 약간의 위로를 찾고, 또 앞으로는 나아진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닌가 싶다.
각 나라의 정부기관, 중앙은행, 일반은행, 연구소, 학교, 기업 등은 모두 정확한 경제전망을 위해 많은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이에 근거해 정책과 투자를 결정한다.
하지만 호주중앙은행(RBA)의 널뛰는 이자율 결정만 보더라도 또 미국 월가가 초래한 금융위기를 보면서 세상이 그들의 예상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뉴욕증시가 떨어지면 시드니 스시가 안 팔린다’는 농담을 한다.
그만큼 이제 세계는 하나의 경제로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일 것이다.
오늘 칼럼은 경제에 대한 필자의 얕은 지식으로 답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
전문가와 경제학 박사도 틀리는 문제에 감히 답을 하기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시드니에 사는 한인 이민자로서 세계와 호주경제라는 좀 더 큰 그림을 함께 생각해보기 바란다.
신문을 보면 세계경제는 곧 망하기 일보직전이다.
그리스, 스페인, 유로 위기 등 풀 수 없는 숙제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짧게는 지난 2009년의 경제위기를 뒤돌아본다면 지금 세계경제는 당시 우려하던 것만큼 종말적인 상황은 아니다.
경제위기를 가장 심각하게 다루는 곳은 주요 언론사들과 제이피모건(JP Morgan),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같은 국제적인 투자은행들이다.
자극적인 위기론의 확산은 신문사들에게는 분명히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재이고, 국제적인 투자은행들이 발표하는 지속적인 부정적인 의견은 각 나라의 기업과 연구소의 보고서 작성에 기준이 돼 결국은 위기를 더 크게 확대시킴으로써 이들에게 좀 더 싸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근래에 신문을 장식하고 있는 유로존과 그리스의 문제는 언론 보도보다 상대적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이 있다.
유럽의 경제가 아직도 2%대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유럽경제의 심장인 독일의 법인세와 수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유로존의 붕괴와 같은 상황이 쉽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이다.
누구의 의견이 맞는지는 한번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럼 호주는 어떠한가? 근래 들어 광물 시세와 함께 호주달러와 금리가 동반 하락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한인 이민자들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한인 커뮤니티가 호주경제 성장의 원동력과 너무 떨어진 분야 및 위치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광물 값의 단기적 상승과 하락을 떠나 호주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 광산붐을 지나고 있다.
노동당 정부는 낮은 실업률과 3-4%대의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며 호주경기는 매우 좋다는 선전을 하고 있지만 실제 우리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전혀 성장의 느낌이 아니다.
이유는 광산붐 없이도 호주는 2% 대의 경제 성장을 이뤄왔고, 지금 광산붐을 끼고 3-4%대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타업종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사실 호주경제는 더 높은 성장을 해야 한다.
한인들이 종사하는 주 업종은 분명 광산 관련업종이 아니다.
지리적으로 광산붐과 떨어진 시드니에서 광산 호황으로 인한 혜택보다는 피해를 보고 있기에 한인 경제가 좀 더 침체돼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당장의 답은 없겠지만 하나의 대안은 한국기업의 적극적인 호주 투자이다.
한국기업들이 현재와 같은 수동적 광산지분 투자를 넘어서 광산엔지니어링(Mining Engineering)등을 공부한 한인 2세들에게까지 고용 기회를 줄 수 있는 적극적인 호주 광산업으로의 진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한국기업들도 호주 광산업으로의 진입 장벽을 많이 느끼겠지만 사실 그 동네가 아직 호주 유색인종에게까지 그렇게 열려있는 고용시장은 아니다.
지금은 어렵겠지만 미래에는 충분히 가능한 대안이라 생각한다.
중국은 인구 2000만 이상의 도시가 72개로 내수경제 또한 수출만큼 성장했다.
중국은 호주와 같이 수요가 공급을 이끄는 시장이 아니라 공급이 먼저 이뤄지고 수요를 창출하는 시장이다.
사람이 살아서 고속도로와 기차를 놓는 것이 아니라 길을 놓으면 사람이 살게 된다는 것이다.
한중일 아시아 국가들은 이전까지 미국과 유럽의 해외시장 수출을 위해 서로 경쟁하는 관계였지만, 이제는 서로에게 사고 팔며 상대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수출 의존도를 많이 떨어뜨렸다.
중국과 인접한 호주와 한국은 어찌됐든 중국 경제성장의 가장 큰 수혜자다.
결론적으로 큰 그림으로서의 호주경제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한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과 호주의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경제 성장의 수혜 영역에서 벗어난 국민들의 삶이 나라와는 별개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둔 호주에서는 국민에게 현금이 오고 가며 광산세가 신설되고, 한국은 국민 복지가 최대의 화두가 되었다.
잘 사는 나라도 좋지만 국민 개개인에게는 내가 잘 사는 행복한 나라가 가장 좋은 나라이다.
두 나라 모두 어떻게 이 모멘텀을 이어나갈지 다음 리더의 책임이 막중하다.
최성호 (유지 회계 회계사 s.choi@ugac.com.a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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