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8.13 |최종수정2010.08.25 16:11:00소비자단체, 정부에 은행 독과점 규제 촉구주요 정당 “소비자들의 몫” 소극적 대처호주의 많은 가정들이 여전히 경제불황 여파를 헤쳐 나오기 위한 멈출 수 없는 상황이지만 ‘빅4’ 중 하나인 커먼웰스은행이 사상 최대 연간이익을 내면서 은행규제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커먼웰스은행은 지난 11일 2009-10 회계연도에 57억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특히 커먼웰스이 선호하는 현금 계산방식으로는 이익이 61억 달러에 달했다.
소비자단체인 초이스는 커먼웰스은행의 사상최대 순익달성이 연방정부가 금융업계의 경쟁을 향상해야할 필요가 있는 증거라고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크리스토퍼 진 초이스 대변인은 대형은행들이 금융위기 직후 이렇게 빨리 기록적 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현실이 수많은 중소규모 대출업체들의 인수에 의해 (금융업계의) 경쟁이 얼마나 악영향을 받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대변인은 “그것(경쟁 감소)은 대형은행들, 특히 커먼웰스은행과 웨스트팩이 소매금융 시장에 발휘하고 있는 믿을 수 없는 강력한 지배(stranglehold)로 부터 나오고 있다”며 “이들의 강력한 지배는 최근 그 힘이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수년간 빅4 중 하나인 웨스트팩이 세인트 조지 은행을 인수하고 커먼웰스은행은 자금난 싸인 영국 모기업인 HBOS로부터 뱅크웨스트를 저가에 인수해 냈다.
이들 두 은행은 이와 함께 다수의 대형 비은행권 대출업체들을 금융위기 동안 인수하면서 시장지배력을 넓혀왔다.
그는 “우리의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낼 만큼 튼튼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놀랍지 않게도 그들은 그것을 최대한 이용해 그들의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내 생각에는 우리가 지금 그로 인한 피해를 목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소비자행동법센터(CALC) 카트리오나 로위 공동대표는 "시중은행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은행의 이익 챙기기가 최근의 기준금리 상향 조정에 따른 과도한 모기지 금리 인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시중은행의 막대한 이익이 다른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수수료와 과도한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를 즉각 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은행들은 계속해서 자금도매시장의 자금모집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커먼웰스은행은 지난해 홈론 이자 소득에서만 6억3천800만 달러가 더 늘었으며 사상 최고 이익의 38%를 홈론소득에서 얻었다.
군소야당 가족우선당은 커먼웰스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은 과다한 수수료와 모기지 금리의 급격한 인상 덕분이라며 이를 즉각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스티브 필딩 가족우선당 대표는 "시중은행들은 '탐욕스러운 도둑'"이라고 강력히 비난하면서 "이들은 평범한 호주인들의 꿈을 앗아가고 있는 존재들"이라고 공격했다.
필딩 대표는 "커먼웰스은행이 챙긴 이익은 제3세계 국가 국민들에게 1년 동안 충분한 양식을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것"이라며 "시중은행들의 이런 행태는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따라 시중은행에 대해서도 일정수준 이상 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 부분에 대해 기존의 법인세 이외에 추가로 세금을 부과해야 하며 최고경영자(CEO)의 보수한도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폐지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2달러)도 없애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주요 정당의 지도자들은 여전히 은행에 대한 규제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줄리아 길라드 연방총리는 정부가 은행업계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왔다며 은행에 대한 압력은 정부가 아닌 소비자들이 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길라드 총리는 “호주인들은 은행들로부터 공정한 대접(a fair go)을 받기를 원한다”며 “호주인들에게 (은행들의 상품을) 둘러보면서 여러분의 은행들에 압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토니 애봇 자유국민연립 대표도 기록적 이익을 사실에 대한 조사나 규제보다는 은행들이 모든 관계자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론적 입장 만을 되새겼다.
애봇 대표는 “본인은 은행들이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하길 바란다”며 “은행들은 그들의 고객들과, 주주들과,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그것이 은행들이 해야 하는 것이며 내가 그들에게 바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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