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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State of Origin’ 경기를 보고
한호일보 | 승인 2012.07.05 16:55
우리가 살고 있는 NSW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럭비 리그의 연중 최대 축제인 NSW주 블루스(Blues)와 퀸슬랜드주 마룬스(Maroons)의 2012년 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3차전 경기가 지난 4일에 있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 등 호주 주요 언론들은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해 한 주 동안 앞뒤 1면을 푸른색으로 장식하고 사회면과 스포츠면의 많은 지면을 관련 기사로 채우는 등 호주인들의 관심을 잘 반영했다.
특히 지난 6년 동안 지속적인 패배로 빼앗긴 NSW주의 자존심 회복을 선언한 금년은 어느 해 보다 더 State of Origin 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컸다.
그런데 3차전까지 경기를 치른 결과 NSW주가 패했다.
시드니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사실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그래도 NSW주가 승리하는 것이 아무래도 더 기쁘다.
우리 동네가 남의 동네에게 진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700만 NSW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코자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그동안 클럽에서 뛰던 본인의 실력을 넘어서 사력을 다해 뛰고 태클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State of Origin이 이들에게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경기장을 꽉 채운 수만명의 관중들 앞에서 어릴 적부터 꿈꿔온 유니폼을 입고 주(State)를 대표해 뛰는 많은 사람들이 갖지 못하는 기회를 거머쥔 행복한 선수들의 열정이 느껴졌다.
세 번의 State of Origin 경기는 매년 20만명 이상의 관중과 800만명에 가까운 TV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 호주 최대의 인기 스포츠 행사다.
State of Origin은 말 그대로 럭비리그의 클럽 팀을 초월해 출신 주(State)에 근거한 각 주 대표를 선발해 매년 6-7 월, NSW주와 퀸슬랜드주가 갖는 주 대항 럭비리그 경기로 32년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번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럭비리그는 왈라비로 대표되는 럭비유니온과는 달리 국가간의 수준 높은 경기가 어렵다.
이유는 호주만큼 자국 내 럭비리그가 활성화 된 나라가 없고 호주의 국내리그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국가 대표팀 간의 A매치 경기를 보는 것보다도 NSW주와 퀸슬랜드주 간의 경기는 보는 이들에게 박진감과 흥미를 제공한다.
사실 호주의 럭비나 크리켓과 같은 운동경기는 한인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State of Origin의 경우 한인 언론들에 지난 1차전이나 2차전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고, 아마도 3차전 또한 금주 발행되는 매체들에게 큰 관심 사항은 아닐 것이다.
독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없기 때문이다.
이민자 문화나 정서와는 좀 다른, 아무리 호주인의 최대 관심사라고 하더라도 공유하기가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에 한인 언론들조차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프로야구를 필두로 각종 프로 스포츠가 국민 생활에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호주사회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한인 언론과 독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호주 주류 사회의 이슈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우린 잘 모르니까, 재미가 없어서, 난 야구가 좋으니까 등으로 굳이 호주인의 관심사와 동떨어진 삶을 살 필요는 없는 듯하다.
야구를 좋아한다면 크리켓이 왜 호주인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그 재미를 한번 찾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프로 스포츠나 올림픽 같은 엘리트 스포츠가 중요한 이유는 한 국가 국민들의 체력 즉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사회체육 및 학교체육의 근간과 재원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미국, 호주, 유럽, 일본 등 엘리트 스포츠가 고르게 발전한 국가의 공통점은 그를 뒷받침하는 사회체육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 명의 수퍼스타에 의지해 잠시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어린이와 어른들이 즐기며 지속적인 일정 수준 이상의 유지가 가능한 종목이 많은 나라가 진정한 스포츠 강국이고 국민이 건강한 나라이다.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졸업한 한인 이민자 2세 한 명이 호주 회사에 취업 인터뷰를 갔다.
면접관들이 이런 저런 전공과 인성에 관한 질문을 마치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지나가는 말로 마침 그 날 벌어지는 호주와 영국의 크리켓 경기에 대해 물었다.
영어는 잘 하지만 크리켓을 모르는 이 취업 준비생은 할 말이 없었다.
집에서 한번도 부모님이 TV로 크리켓을 시청하는 것을 본 적 없고, 학교에서도 공부 이외에는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런 답을 할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주제에서 호주 고용주는 이 사람이 ‘호주인이 맞는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호주의 교육은 학업과 운동, 음악, 미술 등 고른 인성을 가진 학생을 만들고자 한다.
문제는 호주의 고용주 또한 이러한 고용인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학업에 더하여 좀 더 넓은 세계로 자녀들을 인도하는 것이 좋겠다.
예를 들어 자녀를 럭비, 넷볼, AFL, 축구, 농구, 크리켓 등의 동네 클럽에 가입 시키는 것은 어떨까 한다.
부모의 무관심으로 자녀들이 호주 아이들과 경쟁하고 비슷한 문화와 유년시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을 이민자 부모님들이 바라는 바는 아닐 것이다.
이에 관한 정보는 지역 신문을 잘 활용하면 된다.
좋아하는 취미가 있는 아이가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State of Origin을 보며 결국은 자녀에 관한 주제로 결론을 맺는 전형적인 이민자 부모로서의 내 자신에 아이러니를 느낀다.
이 굴레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는지. 쯧쯧… 최성호(유지회계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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