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0.01 |최종수정2010.10.11 10:17:30 ‘성원 미달’ 논란, 2008년 체전 지원금도 누락 임시회장 사임 “공동계좌로 공금 운용해달라” 재무감사로 분란을 겪고있는 재호주대한체육회의 강대원 회장이 26일 소집한 3번째 총회에서 2009년 결산보고가 추인됐다.
하지만 과반 성원의 기준이 되는 대의원 수를 하지우 임시의장이 주관한 17일 임시총회 대비 4명이나 축소시킨 51명으로 수정해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체육회는 2009년, 2007년에 이어 2008년 재무보고에서도 전국체전 지원금을 축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재호주대한체육회로부터 해마다 재무보고서를 전달받은 한국 대한체육회 본회가 이런 공금 유용 사실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관리감독 부실 의혹이 제기됐다.
강대원 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한 17일 임시총회에서 임시 회장으로 추대된 임준구 부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임시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히고 이번 전국체전 지원금을 3명 공동 계좌로 수령, 집행할 것을 요구했다.
2010년 10월 6일부터 경남 진주 일대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임원 20명, 선수 53명 등 총 73명의 호주 선수단이 참가한다.
참가 종목은 축구, 볼링, 스쿼시, 골프, 테니스, 복싱 등 6종목이다.
▶ “증빙 자료 미비는 관행” = 부실한 재무보고로 2번이나 총회가 연기되는 진통을 겪고, 임시의장이 임시총회를 소집해 회장 해임안을 의결하는 사태로 악화됐던 재호주체육회의 재무보고가 3번 만에 통과됐다.
고직만 국제이사가 사회를 본 26일 체육회 임시총회에서 참석자 16명 전원이 2009년 재무보고를 추인함으로써 약 10개월을 끌었던 회계감사 분쟁은 체육회를 양분시킨 후 마무리됐다.
이날 체육회 회장단은 이런 불상사에 대해 사과를 표하면서도 외부 회계법인이 지적한 ‘감사 불능’ 지적에 대해선 관행을 앞세워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변명했고 대의원들도 이에 맞장구를 쳤다.
고직만 이사는 “동포단체 지원금의 영수증이 없는 것은 관례이다.
체육회만의 관례가 아니라 동포 단체의 관례”라며 “관례 역시 불문율이다.
관례가 문제가 된다면 이 총회를 통해 성문화된 조항을 만들면 된다.
20년 이상 지속된 관례를 갖고 문제를 삼는다면 이는 20년 이상 체육회 관례를 뒤집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탁구협회의 한 대의원은 “큰 행사를 치르다 보면 회장 혼자서 할 수 없다.
행사 자금을 사용하다 보면 영수증을 챙기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이런 부분은 관행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고직만 이사는 “민주적인 절차를 따라야 한다.
오늘 임시총회에서 추인할 것을 동의한 것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반대나 다른 의견이 있으면 말해달라. 재청은 거수로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개인사정으로 자리를 뜬 농구협회의 김모세 부회장을 제외한 참석자 15명이 모두 거수해 재무보고는 추인됐다.
▶ 대의원 축소시킨 ‘고무줄’ 성원 = 26일 한인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강대원 회장은 총 대의원 51명중 직접 참석자 15명, 위임장 제출자 11명 등 총 26명이 참석해 과반 성원이 이뤄졌다고 선언했다.
한 명은 총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입장했다.
강 회장은 “21개 가맹단체 대의원 42명, 고문 5명, 각 주 분회 4명 등 대의원은 총 51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1주일 전에 열렸던 임시총회의 대의원 55명에 비해 4명이 줄어든 것이고 강 회장이 임시총회 2일 전인 9월 24일 교민 신문에 광고한 ‘재호주대한체육회 일부 대의원들의 불법 임시총회와 회장 해임 건에 관하여’에서 밝힌 “현재 재호주대한체육회의 총회 대의원은 총 54명”이라는 명시와도 배치된다.
불과 이틀 만에 대의원이 54명에서 51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번 임시총회의 시발점이 됐던 지난해 12월 15일 2009년 정기총회에서 발표했던 대의원 52명을 적용해도 성원 미달에 해당된다.
강 회장은 “체스는 가입비를 미납해 가맹단체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타스마니아와 남호주(SA) 지부도 대의원에서 탈퇴시켰다”고 밝혔다.
결국 체스 2명, 지부 2명 등 4명을 대의원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특히 올 7월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체스협회 회장에겐 9월 7일자로 체육회 관인이 찍힌 임시총회 초청장까지 발송해놓고 며칠 만에 갑자기 대의원 자격을 박탈해 “입맛대로 대의원을 조정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체육회 임원으로 10년 가까이 재직해온 한 관계자는 “가입비 500달러를 내지 않는 것은 관행이다.
연회비는 내지만 가입비를 받은 기억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1개 단체에서만 연회비 200달러씩을 납부했다고 전했다.
▶ 3년 연속 전국체전 지원금 축소 보고 = 강대원 회장은 인사말에서 자신의 결백을 재차 주장했다.
그는 “회장으로서 이런 일이 발생된 것 자체에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면서도 “체육회에 마치 엄청난 비리가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문제를 만들어내는 일부 대의원들의 행태를 보면서 참으로 황망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재무보고에 대해 한점의 의혹도 없다.
개인적인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고 당당하고 깨끗하게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실수한 것은 160여만원의 지원금을 몰랐던 부분이다.
이는 재무 담당자의 실수지만 수장인 본인의 책임”이라며 “차액은 2010년 정기총회에서 대의원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차기 회장에게 현찰로 넘겨주겠다”고 두 번이나 장담했다.
이는 2009년 재무보고서에서 전국체전 지원금 중 163만 5000원을 누락한데 대한 사후처리 방안이다.
하지만 재호주체육회는 2009년, 2007년에 이어 기자가 최근 입수한 2008년 재무보고에서도 전남 전국체전 지원금을 일부 누락시켰다.
체육회는 ‘2008 회계연도 결산보고서’에서 체전 지원금을 3769만원으로 기록했지만, 한국 본회의 확인 금액은 행정보조비와 체전출전비를 합해 3852만원이었다.
차액 83만원이 줄어들었다.
2007년 200만원, 2009년 163만 5000원에 이어 2008년까지 3년 연속 전국체전 지원금 누락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재호주체육회 현 집행부가 공금을 누락시킨 이유와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가 의문으로 남았다.
강대원 회장은 임시총회에서 ‘2007년 누락액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자료가 없어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며 올 2009년 누락액에 대해서만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년 재호주체육회의 재무보고서를 송달받는 한국 체육회 본회의 경기운영팀 김영범 과장은 29일“재무보고서의 세부 내용을 확인 않고 보관만 한다.
정산을 하는 의미”라며 “해외 체육회에서 감사와 총회를 거쳐 올라오는 서류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면 현지에서 대의원들이 법적, 행정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체육회 본회가 국민세금을 해외 동포 체육단체에 집행한 후의 감시 검증 체제에 허점이 노출된 것이다.
▶ “화합과 체전 성공 위해 임시회장 철회” = 체육회의 임시 회장으로 추대됐던 임준구 부회장이 체육회의 화합과 성공적인 전국체전 개최를 위해 임시 회장직을 사임했다.
임준구 부회장은 28일 캠시의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체육회가 두 동강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체육회의 화합과 성공적인 전국체전을 위해 임시 회장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임 부회장은 “먼저 화합을 통해 전국체전을 마무리한 후에 남은 문제를 해결해도 늦지 않다”면서 “26일 임시총회는 일종의 ‘날치기 통과’이지만 이것도 법이다.
우리가 따라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신 강대원 회장에게 2가지 사항을 수용해줄 것을 기대했다.
그는 현재의 잡음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가맹단체와 대의원을 포용해줄 것과 돈 관리 문제를 깨끗하고 투명하게 하기 위해 3인 공동 명의의 통장을 개설해 전국체전 지원금을 받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임 부회장은 “체육회장은 대의원의 심부름꾼이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반대쪽 의견을 배제해선 안된다.
전국체전서 호주 선수단을 화합된 모습으로 이끌어 최우수 지부의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체전서 강대원 회장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돈 관리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17일 임시총회서 의결된 하지우 임시의장, 백승국 부회장, 이건영 체전 단장 3명 공동 계좌로 지원금을 수령해줄 것을 부탁했다.
권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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