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09 |최종수정2010.11.09 08:42:37증권투자위원회 엄격한 해약금 기준 제시 예정4대 은행 연간 2억 8천만 달러 수입 직격탄 예상 거대은행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규제 대책 도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고객이 대출 은행을 갈아탈 때 부담했던 해약금(exit fee)을 인하하는 금융 관련 법규를 이번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오스트렐리안지가 8일 보도했다.
데일리텔리그라프지는 같은 날 대형 은행들이 정부의 엄격한 개입을 피하기 위한 유화책으로 해약금을 자발적으로 폐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당인 자유국민연립의 은행권 압박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정부가 최근 커먼웰스은행의 과도한 시중금리 인상을 계기로 강경 대응으로 선회하고 있다.
커먼웰스은행은 2일 호주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률(0.25%)의 2배 가까운 0.45% 포인트의 시중금리를 인상해 소비자와 정치권을 격앙시켰다.
줄리아 길라드 연방 총리는 기업 감독기관인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가 은행의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는 새로운 강제 규정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라드 총리는 “일괄 법안은 고객을 은행에 얽매이게 하는 불공정한 주택담보대출 해약금을 단속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며 “고객들은 금융시장을 둘러보고 더 나은 협상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커먼웰스은행, 웨스트팩은행, ANZ은행, NAB은행 등 4대 은행이 부과하는 주택담보대출 해약금은 700-900달러 수준이다.
군소 대출기관들의 주택담보대출 해약금은 이보다 2배 가량 높으며, 일부 기관은 대출금액에 대한 일정 비율을 받기도 한다.
4대 은행이 연간 거둬들이는 주택담보대출 해약금은 2억 8000만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자유국민연립의 조 호키 재무담당 의원은 7일 은행장들과 웨인 스완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이 대중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서부 시드니에서 포럼을 갖길 촉구하며 은행과 정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그는 “웨인 스완 재무부 장관과 은행장들은 서부 시드니의 대중 포럼에 나와서 사람들의 눈빛을 보고 급등하는 생활비에 대해 청취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스완 장관은 “시중금리를 인상하면서도 은행들이 고객을 붙잡아두기 위해 해약금을 이용해왔고, 어떤 경우 해약금이 너무 높아 고객들이 다른 저렴한 대출 업체로 옮길 이득을 소멸시켰다”며 정부가 이미 은행 수수료에 대한 조치에 착수했다고 시사했다.
정부는 올 7월 불공정하고 비양심적인 기업 행위에 대한 제재 법규를 도입해 증권투자위원회가 은행의 해약금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정부는 은행들이 준비 비용(set-up fee) 없이 대출하는 대신 대출한지 4-5년 내에 대출 기관을 교체하는 고객들에 대한 초기 비용(start-up cost)을 충당할 수 있도록 해약금을 일괄 금지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그러나 증권투자위원회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기본 착수비용과 관리비용을 초과하는 비용을 해약금에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개정법에 따르면 증권투자위원회는 최저 비용을 초과해서 부과하는 은행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제재할 권한을 갖게 된다.
정부는 증권투자위원회가 발표할 해약금 기준에 따라 은행들이 일방적인 해약금 삭감을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투자위원회의 해약금 규제안은 정부에게 약간의 정치적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약금 규정은 의원 개별안으로 상정될 예정인 호키 의원의 은행 규제에 대한 9개 사항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야당의 은행 규제안은 경쟁감독기관인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에게 가격 조율이 의심되면 은행을 포함한 기업을 조사할 권한을 부여한다.
시중금리 대폭 인상의 후폭풍을 맞고 있는 커먼웰스은행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온 웨스트팩, ANZ, NAB 3개 대형 은행은 이번 주 내로 시중금리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권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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