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2.07 |최종수정2010.12.07 14:40:04위키리크스, 예멘 주재 미국 대사관 전문 내용 폭로미국 정보기관이 예멘에 있는 호주인 23명을 테러조직 관련자 명단(blacklist)에 올린 사실이 위키리크스 웹사이트를 통해 드러났다고 호주 언론들이 7일 일제히 전했다.
올 1월 미 행정부로 보내진 예멘의 수도 사나(Sanaa) 주재 미 대사관의 외교전문(diplomatic cable)에 따르면 이들은 아랍반도를 무대로 활동 중인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관련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예멘 거주 호주인 23명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올려놓고 감시대상 호주인들 중 일부는 민간 항공기 탑승금지 명단에 포함돼 있으며 나머지는 미 첩보원에 의해 근접감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감시대상자들은 여자였다.
이 사실을 보도한 뉴욕타임즈는 외교전문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신상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내용을 보도했다.
백악관의 대(對) 테러 전문가 대니얼 벤자민 씨는 “예멘은 알 카에다 조직 충원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나라로 특히 서구 여권소지자들을 노린다.
예멘은 전 세계 많은 나라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예멘에 아랍어를 공부하러 오거나 학교를 다니는 순수한 사람들 중 급진주의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벤자민 씨는 이러한 예멘의 걱정스런 상황은 작년 3월부터 증가했고, 최근 폭탄사건과 음모들이 드러나면서 확실시됐다고 말했다.
벤자민 씨는 또 예멘이 인구의 폭발적인 성장, 천연자원 고갈, 식수부족 등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멘의 알 카에다 연합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지역의 테러리스트 주동자들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호주는 예멘에 대한 경각심을 한층 높여왔고 아랍반도를 무대로 하는 알-카에다 조직을 하나의 단체로 취급해 경계해왔다.
이번 호주인 테러조직 관련자 사태에 대해 로버트 맥클랜드 연방법무장관은 답변을 일체 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전문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자금지원을 해주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비난이 있었다.
전문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방부장관이 “알 카에다.
텔레반, LeT(파키스탄의 이슬람단체) 등 테러단체에 재정 후원을 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는 한 우리는 더욱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한 내용도 담고 있다.
전문은 지난 12월 미 행정부로 보내진 것으로 미 정보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공화국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파키스탄의 극우세력 퇴치를 촉구했다.
한편 케빈 러드 연방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은 반복되고 있는 위키리크스 외교전문 공개와 관련, 자료보안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에 공개된 25만 건의 외교전문 중에는 러드 장관과 클린턴 미 국방부 장관과의 지난 3월 대담 내용과 호주 캔버라와 미 워싱턴 사이에 오고 간 1000여건 전문도 포함돼 있다.
이은형 기자 info@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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