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부터 꿈꿔 온 해외 진출을 이뤄 행복하다.
나이가 많다고 하는데 앞으로 10년은 거뜬하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라도 꼭 성공하겠다.
"구성은(28·대구시체육회·사진)이 한국 여자 사이클 선수로는 처음으로 해외 프로팀에 진출한다.
그는 15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호주 프로팀 오리카-AIS와 입단 계약식을 했다.
구자열 대한사이클연맹 회장(LS그룹 회장), 제리 라이언 오리카-AIS 대표, 프레데리크 마녜 국제사이클연맹(UCI) 이사 등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한국 사이클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역사적인 자리”라고 말했다.
지난해 창단해 올 시즌(2∼10월)부터 투어에 참가한 오리카-AIS는 남녀팀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여자팀은 세계랭킹 3위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구성은의 해외 진출은 약 2년에 걸쳐 이룬 성과다.
연맹은 한국 사이클의 숙원인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UCI와 공조해 한국 선수의 프로팀 진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UCI 마녜 이사가 한국을 여러 차례 오간 끝에 구성은을 발탁해 추천했고 오리카-AIS가 이를 받아들였다.
라이언 대표는 “18개월 동안 구성은을 지켜봤다.
실력과 인성, 적응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를 선택했다.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대구 동부중 1학년 때 사이클을 시작한 구성은은 2002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에서 5관왕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해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도 은메달 2개를 따는 등 여러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입상했다.
그러나 아시아경기나 올림픽에서는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빗길에 미끄러져 기권을 해야 했고, 올해 런던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에서는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넘어져 손가락이 부러지는 바람에 다시 눈물을 흘려야 했다.
구성은은 “1주일 전에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
해외 무대는 2003년 스위스에서 사이클 연수를 할 때부터 꿈꿔왔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 그만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지금부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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