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프로스포츠계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호주범죄조사위원회(ACC)가 12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정정당당’해야 할 스포츠계가 금지약물 복용, 승부조작 등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ACC는 호주의 프로스포츠계가 조직적 범죄에 매우 취약하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일부 코치, 스포츠 의학자 및 스포츠 클럽 직원들이 운동선수들의 금지약물 사용에 깊이 연루됐다고 보고 약물을 공급한 범죄조직과 함께 집중 조사 중이다.
아직 어떤 종목인지 공개되진 않았지만 승부조작의 정황을 포착해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이며, 한 팀의 선수 전원이 펩티드(peptides)라는 금지약물을 투여한 증거도 확보된 것으로 밝혀졌다.
ACC의 존 롤러 위원장은 7일 이 같은 범법행위가 법에 의해 처벌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처벌 대상과 범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경찰 수사 종료 시점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연방정부의 장관들은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이번 스포츠계 관련 스캔들과 관련됐거나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른바 ‘커밍 아웃’할 것을 촉구했다.
제이슨 클레어 연방 법정의부(Justice) 장관은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과소평가하지 말라. 자신이 이번 스캔들과 연루돼 있다면 우리가 찾아가기 전에 먼저 자수하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어 수사 내용을 공개하면 스포츠 팬들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호주스포츠반도핑위원회(ASADA)의 권한 확대를 위한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에는 위원회의 도핑테스트에 협조하길 거부하는 사람에 대해 민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호주프로스포츠연합(CMPPS)의 제임스 서덜랜드 회장은 스포츠의 순수성을 되찾기 위해 이번 사태가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풋볼리그(AFL)의 앤드류 디메트리우 회장은 차세대 운동능력강화 금지 약물인 펩티드를 차단하기 위한 인력을 증강할 것이라고 발혔다.
그는 이를 위해 토니 휘틀램 전 연방법원 판사를 고용해 전담반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이번 스캔들에 대해 리차드 잉스 전 ASADA 대표는 “호주 스포츠계의 암울한 날 중 하루가 아니라 ‘가장 암울한 날’(blackest day)”이라고 말했다.
서기운 기자freedom@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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