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동아는 3회에 걸쳐 교민언론의 미래가 어디에 달려있는 살펴보는 특집 기사를 연재한다.
교민언론의 문제점과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논의가 있어 왔지만 가시적인 변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지금까지 현실이었다.
전반적인 언론광고시장의 위축, 기존 교민언론문화에 대한 비판적 무관심이 커지는 상황 앞에서 호주동아는 이 문제를 다시 짚어보고 개선을 향한 계속적인 시도를 해 보기로 했다.
기사는 시드니 안팎에서 교민언론에 현재 관여 중인 분들과의 대담 내용을 기반으로 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의 요청으로 실명 공개는 안하지만 여러 의견을 종합한 가공의 인물과 인터뷰 형식을 유지하여 내용을 좀 더 읽기 쉽게 정리해 보았다.
이 논의를 보는 독자 여러분의 반응도 담아내기 원하는 바람에서 여러분이 보내는 반응도 성실히 전달해 드릴 것이다.
위기해결은 거창한 구조개혁보다는 기자들의 동기부여와 독자들에게 다시 귀를 기울이는 초심을 찾는 일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2. 과잉정보, 과잉경쟁, 과잉가치김: 지난 시간에는 교민언론의 문제 원인으로 ‘기자’ 개인에게 너무 초점을 맞추지 않았는가 싶네요. 실제로 교민언론의 기자들이 가진 영향력이나 운신의 폭은 환경의 제약을 많이 받고 있지 않나요? 언: 개인이 어떻게 하기 힘든 환경적인 변화도 있습니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 나는 시대에는 정보의 가치에 대해 우습게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포털에서 쏟아지는 정보도 나름대로 상당한 인건비와 비용이 요구되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만들어 집니다.
한마디로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전에는 이 비용을 정보를 보는 사람에게 직접 받았다면, 이제는 광고나 협찬 같은 간접적 형태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덕분에 정보는 전에 비해서도 객관적인 척하기가 더 어려워졌지요. 운영을 하기 위해 광고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포사회의 숙제는 이런 정보에 가격을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매기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정보 과잉 시대에 누가 돈을 내고 정보를 보려고 하며, 간접적인 광고 역시 과잉 경쟁 때문에 기본 비용조차 커버하기 힘들지요. 현재 난립하는 언론사 수를 보면 광고단가의 하락뿐 아니라 운영상 난맥도 피하기 어렵습니다.
언론 자체의 자정능력을 바라기도 힘들구요. 광고주들이 나서서 현실적인 광고효과 평가와 이에 따른 비용책정과 수주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시도도 한 때 있었지만 별 성과는 없었지요. 왜냐하면 한인언론의 광고주들은 여전히 체면이나 말썽을 피하기 위해 광고하는 경향이 크고, 광고효과에 신경쓰는 분들은 기존 교민 언론 문제에 끼기 귀찮아 하니까요. 호주주류사회에 진출도가 커져서 한인언론에 광고할 이유를 잃어가는 것도 한 요인인 것 같습니다.
: 그러나 정보자체의 가치는 아무리 주변 환경이 좋아져도 제대로 값을 매기기가 힘들지 않습니까? 어떤 언론인들을 만나보니, ‘아무리 내용 개선을 시도해도 독자들의 반응은 마찬가지더라. 이렇게 만드나 저렇게 만드나 똑같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도 있습니다.
언: 그렇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의미 있는 정보’에 목말라 합니다.
최근 뉴욕타임즈 인터넷판의 성공이 보여주듯, 정말 좋은 정보에 대해서는 기꺼이 돈을 낼 준비가 된 사람도 있구요. 주식시장도 ‘돈이 벌리는’ 좋은 정보를 무슨 ‘리포트’라는 형식으로 따로 공급하고 구독료를 받습니다.
당장 돈이 안 되는 정보도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되면 기꺼이 돈을 내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습니다.
커뮤니티 칼리지의 성인교육 프로그램 같은 것은 좋은 예지요. 그러나 이러한 정보의 유용성도 결국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이 점에서 언론은 단순히 재미있는 정보, 실용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독자의 신뢰를 쌓아가야 합니다.
신뢰는 주로 ‘논조’와 ‘언론사가 사회 문제와 싸우는 정도’, ‘사회가 필요한 이슈를 발굴하는 능력’ 등을 통해 만들어지고, 이것이 축적이 되면 독자의 깊은 신뢰를 얻게 되지요. 김: 나름대로 교민언론도 ‘논조’가 있지만 독자의 신뢰를 얻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교민 언론은 운영상 광고주나 유력자들의 영향력에서 별로 자유롭지 못합니다.
때문에 도리어 독자들은 그쪽의 대변인으로 취급하고 관심을 안 가지기도 합니다.
언: 이것은 공공성의 문제입니다.
한쪽 입장만 대변하지 않고 다양한 입장을 대변함으로써 보다 많은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는 것 말입니다.
물론 현실은 공공성 보다는 한쪽 편에 서는 파당성의 유혹이 더 큽니다.
한인사회가 너무 작아서도 그렇고, 목소리 큰 사람들은 대게 파당적인 분들이니까.. 이런 싸움에서 견딜 만큼 든든한 후원, 어느 정도 재정적 손해를 감수하고서도 그런 언론이 될 수 있도록 밀어주는 재정적 뒷받침이 없이는 실천 불가능한 현실에 가깝습니다.
지금까지 ‘파당적으로 보이는’ 언론사 안에서도 나름대로 공공성이 확보되는 방식이 있었습니다.
경영 쪽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사주나 사장, 그리고 언론의 질에 더 신경을 쓰는 편집국장간에 약간의 긴장관계가 그런 결과를 가져올 때가 있었습니다.
결국 직접 쓰든, 편집을 통해서든 보다 넓은 독자들에게 신뢰와 공공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지 않으면 결국 그 언론은 더 외면 받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광고 위주의 매체도 단순 정보나 광고만 있으면 독자들이 집어갈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김: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전반적으로 읽는 것보다는 보는 것을 더 좋아하고, 깊은 생각보다는 가벼운 접근을 더 좋아하는 시대문화도 언론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일부에서는 지면을 통한 언론의 종말을 예언하기도 하지만, 영상이나 디지털 쪽도 결국 오프라인 글들이 없이는 내용을 채울 수 없는데... 이런 지형변화에 언론사들이 대처할 길이 있을까요? 언: 언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사들은 자신들을 종종 무슨 거창한 윤리적, 사회적 어젠다를 제시하고 이끌어야 할 거창한 사명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현대 언론사는 독자들의 필요에 맞도록 정보를 모으고 전달하는 처리사입니다.
남에게 영향을 줄 순 있지만,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보다는 사람들의 필요에 더 반응할 필요가 있다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런 글들은 사람들에게 읽히게 되어 있습니다.
이점에서 교민언론, 교민기자들의 숙제는 대다수의 교민들이 필요한 정보를 생산하고 있는가 자문해 보는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교민언론은 80-90년대로 정체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처음 이 시장에 뛰어든 기자출신의 이민자들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지요. 그러나 모든 사람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고, 뭐든지 자리가 잡히면 고객의 필요나 상황보다는 내 편의에 맞추고 싶은 욕구도 커집니다.
모든 기존 언론인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열정이나 활력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이점에서 교민언론이 맞고 있는 위기 해결의 열쇠는 무슨 거창한 구조개혁보다는 기자들의 동기부여, 독자들에게 다시 귀를 기울이는 초심을 찾는 일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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