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이 '괴물'의 위용을 되찾았다.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2연패로 몰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미국 진출 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포스트시즌 첫 승을 신고한 것. 류현진은 미국에서 활약한 한국인 투수 중 첫 포스트 시즌 승리투수라는 영예도 차지했다.
류현진은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선승제) 3차전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최고 시속 153km의 속구와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칼날 제구력을 앞세워 7회까지 안타 3개만 내주고 삼진은 4개를 잡아내는 '괴물투'로 막강 세인트루이스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108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LA 다저스가 2-0으로 앞선 8회 초 수비에서 브라이언 윌슨으로 교체됐다.
LA 다저스가 3-0으로 승리해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됐다.
지면 월드시리즈 진출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상황. 엄청난 압박감 속에 등판한 류현진은 긴장한 기색없이 덤덤한 표정으로 가볍게 공을 던졌다.
그가 왜 '괴물'로 불리는지 이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류현진은 포스트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3이닝 4실점으로 흔들리며 우려를 샀으나 이날 미국 진출 후 최고의 피칭으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LA 다저스도 1승 2패로 역전 우승의 희망을 키웠다.
LA 다저스는 1985년 NLCS에서 2연승 후 4연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 된 적이 있는데 당시 상대가 세인트루이스 였다.
이번에 복수의 기회를 잡은 것.LA다저스는 홈에서 2경기를 더 가진다.
잭 그레인키와 클레이튼 커쇼가 일정을 앞당겨 4,5차전에 나올 수도 있다.
눈부신 호투였다.
앞서 등판한 그레인키(8이닝 2실점), 커쇼(6이닝 1실점(비자책)를 능가했다.
또 올 정규시즌 19승 9패 평균자책점 2.94. 포스트시즌 통산 1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3의 상대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7이닝 6피안타 2실점)와의 맞대결에서도 승리했다.
류현진은 1회 1사 후 볼넷 하나를 내준 뒤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별 위기 없이 초반을 넘겼다.
5회 첫 두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아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타자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상대 2루 주자가 본 헤드 플레이로 2루에서 아웃되는 행운이 더해져 실점 없이 위기를 벗어났다.
류현진은 7회 1사 후 이날 세 번째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1루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류현진의 호투에 자극받은 LA 다저스 타선도 힘을 냈다.
NL 다승 1위(19승)인 상대 선발 애덤 웨인 라이트에게 첫 3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묶였으나 4회 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마크 엘리스의 2루타, 1사 3루에서 4번 타자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오른쪽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또 2사 3루에서 6번 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오른쪽 담장을 직접 맞추는 적시 3루타로 한 점을 보탰다.
푸이그는 이번 시리즈 11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벗어났다.
LA 다저스는 8회 말 1사 1-2루에서 부상임에도 선발 출전한 주포 핸리 라미레스가 2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1타점 적시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여 3-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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