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1일 멜번의 아이스하우스(Icehouse)에서 펼쳐진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앤디 정은 절친인 피에르 보다(Pierre Boda) 선수에게 석패했다.
앤디 정과 보다 선수는 지난해 일주일에 6일을 함께 훈련하며 늘 붙어다녔고 해외 경기에서는 한 방을 쓰며 우정을 나눈 사이였다.
그러나 소치행 티켓은 한 장 뿐. ‘오직 1등만 기억하는’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이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출발과 함께 앞으로 치고 나간 보다는 종료 한 바퀴를 남겨놓고 체력이 소진돼 앤디 정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막바지에 각축을 벌이는 와중에 결국 앤디 정이 미끄러지며 링크 가장자리에 부딪히고 말았다.
다행히 큰 부상을 면한 앤디 정과 결승선을 통과한 보다는 최종 심사를 기다렸다.
결국 앤디 정이 보다 선수의 진로를 방해한 것으로 판정되면서 실격패했다.
경기는 치열했지만 두 선수의 우정은 뜨거웠다.
보다는 압승이 아닌 동료의 실격패로 승리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표하며 앤디 정을 위로했고, 앤디 정은 “쇼트 트랙이 다 그런 것”이라며 “그래서 스포츠가 재미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한편 시드니 태생으로 스트라스필드 노스 퍼블릭 스쿨과 라이드 세컨더리 칼리지를 졸업한 보다 선수는 내달 호주 국가대표팀과 함께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서기운 기자freedom@hanho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