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국계 쇼트 트랙 선수인 앤디 정(16)이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쇼트 트랙 1500m 호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지난 12월 31일 멜번의 아이스하우스(Icehouse)에서 펼쳐진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앤디 정은 절친인 피에르 보다(Pierre Boda) 선수에게 석패했다.
앤디 정과 보다 선수는 지난해 일주일에 6일을 함께 훈련하며 늘 붙어다녔고 해외 경기에서는 한 방을 쓰며 우정을 나눈 사이였다.
그러나 소치행 티켓은 한 장 뿐. ‘오직 1등만 기억하는’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이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출발과 함께 앞으로 치고 나간 보다는 종료 한 바퀴를 남겨놓고 체력이 소진돼 앤디 정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막바지에 각축을 벌이는 와중에 결국 앤디 정이 미끄러지며 링크 가장자리에 부딪히고 말았다.
다행히 큰 부상을 면한 앤디 정과 결승선을 통과한 보다는 최종 심사를 기다렸다.
결국 앤디 정이 보다 선수의 진로를 방해한 것으로 판정되면서 실격패했다.
경기는 치열했지만 두 선수의 우정은 뜨거웠다.
보다는 압승이 아닌 동료의 실격패로 승리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표하며 앤디 정을 위로했고, 앤디 정은 “쇼트 트랙이 다 그런 것”이라며 “그래서 스포츠가 재미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한편 시드니 태생으로 스트라스필드 노스 퍼블릭 스쿨과 라이드 세컨더리 칼리지를 졸업한 보다 선수는 내달 호주 국가대표팀과 함께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서기운 기자freedom@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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