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일부 의원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발녹색당과의 연정으로 소수파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줄리아 길라드 연방총리가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데일리텔레그라프에 따르면, 돈 파렐 의원(사진) 등 일부 노동당 의원들은 2일 길라드 총리를 찾아가 “더 이상 녹색당에게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들은 길라드 총리가 마침내 연방정부가 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와 NT(Northern Territory) 정부의 정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녹색당의 새로운 법안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에 대해 강력한 항의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길라드 총리는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당의 봅 브라운 의원에 의해 조만간 연방상원에 상정될 이번 법안은 연방정부, 즉 각부처 장관의 재량에 따른 특별행정구역 정책에 대한 간섭을 배제하는 내용을 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연방정부가 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와 NT(Northern Territory) 정부의 정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며, 이에 따라 진보적인 정당연합이 집권하고 있는 ACT의 경우 동성결혼, 안락사 등과 관련한 법안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따로이 연방의회가 의결권을 행사하여야만 한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는 녹색당의 명백한 정치적 승리가 된다.
소수정당으로 집권에 성공한 노동당 정권에 대해 녹색당은 지원의 대가로 끊임없이 압력을 가해왔다.
더욱이 최근 탄소배출거래제를 둘러싸고 연방야당과 격심한 대결을 하고 있는 길라드 총리로서는 녹색당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파렐 의원 등 노동당 내부의 강경우파 성향 의원들은 더 이상 녹색당에게 휘둘리다가는 노동당의 기본적인 정체성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동성결혼과 안락사 등 진보적인 정책에 찬성하는 노동당 좌파 의원들에 대해서도 공격의 화살을 날렸다.
사이먼 크린 연방지역부 장관이 이 법안에 관해서 노동당 의원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법안을 지지할 것처럼 외부로 흘렸다는 것. 자칫 잘못하다가는 노동당 내부의 계파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는 대목이다.
연방자유국민연립과 보수적인 언론에서는 “지금 호주의 집권당이 노동당인지 아니면 녹색당인지 모르겠다”며 두 당 관계의 약한 고리를 공격하고 있다.
과연 이 법안이 순조롭게 연방상원을 통과해 ACT와 NT에서 동성결혼과 안락사에 관한 진보적인 정책이 펼쳐질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임경민 기자 edit@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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