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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고문을 줄 수 없다”

지난해 포드, 홀덴에 이어 10일 마지막 남은 자동차 제조업자인 도요타마저 2017년부로 호주 철수를 결정하면서 일자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애봇 총리는 직장을 잃게 될 도요타 근로자와 관련 이같이 말했다. 취임 후 호주 최대의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을 잃게 만든 장본인인 토니 애봇 연방총리의 발언으로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애봇 총리는 “문을 닫는 비즈니스가 있는 반면 새로 시작하는 비즈니스도 있다. 없어지는 일자리가 있는 반면 새로 생기는 일자리도 있다. 정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것은 문을 닫는 비즈니스보다 새로 시작하는 비즈니스가, 없어지는 일자리보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더 많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방정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를 튼튼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 11일 보도에 의하면 애봇 총리는 도요타 근로자들의 적응력이 뛰어나(adaptable people) 장기적으로 “좋은 직업에서 더 좋은 직업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11일 호주 기자들이 이번 도요타 철수 발표와 관련해 연방정부의 대책에 대해 묻자 애봇총리는 “연방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근간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 외에 그 어떤 구체적인 지원책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인프라 프로젝트에 지원할 것”이라고만 밝혀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

빌 쇼튼 연방 노동당 대표는 빅토리아 경제가 도요타 공장 철수로 인한 후유증에서 회복하기 위해서는 20여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킴 카 노동당 산업담당 의원은 도요타 철수로 인한 충격을 1930년대 호주를 타격한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의 상황과 비교했다.

카 의원은 국영 A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블루 칼라 노동자들에게 이(도요타 철수)와 같은 경제 위기는 대공황 이래로 처음 겪게 되는 일일 것”이라며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가족들이 생길 것이다. 이번 결정(도요타 철수)로 모든 커뮤니티가 황폐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빌 쇼튼 대표는 “정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호주의 자동차 산업이 죽었다”며 연방정부를 맹비난했다. 도요타의 알토나 공장이 있는 겔리브랜드 지역구의 팀 와츠 노동당 의원은 “지난 밤 도요타 근로자들은 그들의 가족에게 가서 저녁 밥상 앞에서 미래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해야 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이렇게 거대한 폭풍이 호주 제조업을 휩쓸고 가는 상황에서 노동당 정부라면 리더십을 보여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아베츠 연방 고용부 장관은 도요타 경영진과 노조 간의 분쟁에 대해 연방정부가 개입해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높은 임금이 이번 도요타 철수의 여러 요인 중 하나였다며 노사 갈등을 부각시키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도요타 측은 노조와의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이번 철수의 배경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맥스 야스다 도요타 호주법인 법인장은 이번 철수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데니스 냅타인 빅토리아 주총리는 11일 오후 캔버라에서 애봇 연방총리를 만나 연방정부의 빅토리아 지원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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