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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연애를 시작해서 100일이 갓 넘은 시드니에 거주하는 두 남녀가 요즘 가장 ‘핫’한 주인공 ‘류현진’을 주제로 나눌법한 가상이면서 아주 현실적인 대화기록이다. 보편적인 커플들처럼 남자는 ‘스포츠’라면 눈이 반짝이고, 반면 여자는 ‘패션’과 ‘연예’가 최우선 관심사다. 이렇게나 상반된 취미를 가지고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공통사로 그들은 이번주 일요일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나서는 류현진의 경기로 주말 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그래서 오늘도 인터넷에서 김수현 기사만 찾는 여자친구를 위해, 남자친구는 그가 진심 좋아하는 야구선수 ‘류현진’을 소개하기로 마음 먹었다. 남자 이름은 ‘철수’, 여자 이름은 ‘영희’다 (개인적으로 철수와 영희만큼 ‘케미’가 발휘되는 이름도 없다고 본다).

철수: 너 류현진 선수가 얼마나 엄청난 선수인지 알아?
영희 :미국에서 성공하고 있는 우리나라 야구선수라는 것 쯤은 나도 알고 있다고. 박찬호, 추신수처럼 말야. 나도 그런 상식쯤은 있다고.
철수: 그렇게 알고 있으면 안돼. 박찬호, 추신수도 훌륭한 선수지만 류현진은 우리나라 최초로 한국에서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스카웃 된 케이스라고. 박찬호, 추신수는 처음부터 미국에서 활동한 선수들이야. 대한민국 소속 프로선수로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선발된 건 우리 류현진이 처음이기에 역사에 남을 일이라고.

영희: 우리 류현진? 뭐야(웃음) 나한테 우리 영희라고 한번도 안 불렀으면서. 칫 그나저나 어떻게 한국에 있는 류현진을 미국에서 알고 계약한거지?
철수: 메이저리그 사람들은 오랜 동안 예의 주시하면서 좋은 선수를 물색해. 그리고 류현진은 계약할때도 진짜 두둑한 배짱으로 유명해. 계약 종료 30초 전까지 자신이 내세운 조건을 철수하지 않고 끝끝내 성사시겼거든.

영희:이야 대박~! 종료 30초 전이라고? 정말 아슬아슬했겠다. 하긴 나도 쇼핑 아이템 경매로 구매할때 무지 떨리는데 그거랑 비슷한 기분이었겠다. 근데 대체 류현진은 어떤 조건을 제시한거였어?
철수:미국에서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내세운 금액을 관철시켰고, 가장 돋보인 조항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다는 걸 빼달라는 거였어.
영희:: 진짜? 마이너리그는 메이저리그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가는데 아냐? 왠지 잘은 모르지만 거기를 가면 내가 정가를 주고 산 가방이 세일가로 떨어지는 우울하고 속상한 그런 느낌일 거 같아. 여튼 류현진 선수 엄청 강단있다!

철수: 맞아.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은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야. 그는 자기는 아무리 큰 경기에서도 긴장되거나 떨리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할 정도로 멘탈이 강철인거지. 인터뷰때에도 열심히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하기 보단 그냥 잘 하겠다며 무뚝뚝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지
영희 :나 그건 알아. 류현진이 좌완 투수라는거. 왼손잡이 투수라는 거 잖아.
철수: 맞아! 그의 주 무기는 ‘체인지 업’이라고 공 속도를 중간에 확 떨어지게 하는 독특한 변화구야. 타자들이 배트를 휘두를 타이밍을 절묘하게 놓치게 만드는 기술이지.
영희: 중간에 속도를 뚝 떨어뜨린다고? 오호 신기하네. 마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이 시간을 멈추는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과 비슷하네
철수:뛰어난 기술인데 그걸 김수현의 초능력과 비교하는건..참 너다운 발상이다.

영희:근데 류현진을 왜 ‘류뚱’이라고 불러?
철수: 키189센티, 무게 116킬로에 달하는 거구의 소유자기 때문이지. 사실 류현진의 체격에 대해 미국언론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주긴 줬어. 처음에는 뚱뚱해서 달리기를 못 할것이다 라고도 했거든.
영희:아후 그 사람들이 다이어트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주는데 나쁜 사람들이네. 나도 주변에서 살 빼라는 소리 할때가 제일 얄밉다고. 살이 어디 맘대로 빠지나.
철수:하지만 그런 언론의 우려를 류현진은 14승 8패 방어율 3.30을 기록하며 신인상 후보에도 오르며 실력으로 씻어냈지.
영희: 어 잠깐! 내가 좀 전에 살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했는데 왜 아무 반응이 없어?
철수:응????
영희:칫 그럴땐 네 눈에 너 날씬하기만 해! 이런 리액션을 했어야지!!
철수:아 미안
영희:야구만 알지 여자의 마음은 모르네. 류현진이 홍수아랑 열애설이 났었고, 시구로 수지가 왔으면 좋겠다고 한건 알어?
철수:역시 연예기사는 영희 네가 꽉 잡고 있구나. 맞아 홍드로라 불리며 야구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배우 홍수아와 커플티를 입은 모습이 공개되며, 연인이 아니냐는 스캔들에 휩싸였지만 그냥 절친한 사이라고 말했어. 아직까지는 류현진이 공식적으로 연인을 발표한 적은 없어.

영희:근데 류현진은 영어는 잘해? 난 호주에 살지만 영어때문에 늘 고민이잖아.
철수:영어실력이 뛰어나진 않아. 하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팀 동료들과 바로 절친이 됐어. 싸이 <강남스타일>을 락커룸에 출때 선배인 커쇼를 끌어내기도 하는 등 영어와는 별개로 사교성 하나만으로 영어장벽을 넘어섰지. 심지어 너무 친하다보니 팀 베스트 프렌드인 유리베의 뺨을 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팬들을 놀래키기도 했어. 유리베가 곧바로 장난으로 류현진이 그런거라고 해명했지.
영희:음..나도 그럼 영어보다는 우선은 외국인들을 대하는 울렁증부터 극복해야겠군.

철수: 이번 일요일 경기 상대팀이 애리조나전이거든. 근데 감독이 정말 류현진을 신뢰한다고 느낄만 한게 류현진이 애리조나 전에서는 좀 약한 모습을 보였었거든. 그럼에도 감독은 오히려 류현진이 설욕할 기회가 될거라고 하니 감독도 참 멋진 거 같아.
영희: 근데 요즘 광고에 정말 류현진 많이 나오지 않아? 치킨 광고에서 엄청 귀요미로 나왔던 거 기억나.
철수: 그 치킨광고가 말이 많았어. 미국같은 경우 야구선수들 이미지 관리를 해서 광고도 터프하고 강인한 남자캐릭터로만 나오는 편인데, 류현진이 완전 귀여운 컨셉으로 한국 치킨광고를 찍어서 감독이 매우 당황했다고는 해.
영희:어머 진짜? 우리나라는 아이돌도 다 치킨광고 찍는데. 우리나라랑 미국은 다르구나. 음..김수현이 치킨 광고를 나온다면..아 나 그 치킨 꼭 살거야!
철수:영희야 지금 그게 포인트가 아니잖아. 어때? 내 이야기를 들으니 류현진 선수가 좀 달라보이지 않아?
영희:응 그건 그래. 내 기억엔 <런닝맨>에 나왔던 재미있는 야구선수로만 생각하기도 했거든. 철수 네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나라 선수로 그런 선수가 있다는 게 너무나 자랑스러운데. 이번주 일요일 경기에 가서 열렬하게 응원하겠어!! 네가 말한 ‘체인지 업’도 어떤 건지 눈 크게 뜨고 볼래.
철수:영희 네가 그렇게 말하니 내가 오늘 류현진을 네게 설명한 보람이 느껴진다.
영희:근데 나 야구장 갈때 무슨 옷 입고 가야하지? 오늘 나온김에 야구장 패션에 어울리는 옷 좀 사러가자.
철수:..그래..가자.
영희: 그럼 이제부터 내가 좋아하는 김수현에 대해 너에게 소개할까 하는데 괜찮지?
철수:..응 그래
영희:우리 수현씨는 말야..~

김서희 연예전문기자 sophi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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