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 저는 요리를 생각하면, 어려운 수학공식만큼이나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호주에 와서 살다 보니, 제가 먹을 음식은 스스로 해 먹는 게 휠씬 저렴하고, 건강에도 좋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외식은 대부분 비싸고, 간혹 외식의 동의어는 MSG이기에). 그래서 가장 간편한 방식이 인터넷에 떠도는 레시피를 보고 열심히 따라 해 보는 것인데, 이상하게 화면에서 보이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도 제가 만들면 요상한 맛이 나기 마련이었답니다. 그렇다고 요리학원까지 다니기는 부담스러워 하던 차에 오붓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요리 클래스가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지요. 그래서, 저는 <엘리샘의 요리교실>에 가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지금은 창대한 요리교실이 되다
<엘리샘의 요리교실>은 매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낮 11시부터 오후 1시정도까지 다양한 요리를 돌아가며 배우는 소수정예로 운영되는 스타일이다. 주인공 엘리샘 황치우씨는 요리에 원래 많은 관심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선생님이 된 것은 지인을 순수하게 도와 주면서였다. “친한 지인 남편 분께서 직장을 남아프리카로 발령 받게 되었어요. 그 곳은 한국 마트도 없는데 손님 접대할 일이 많아 걱정이시라며, 평소 제 음식을 많이 접해보셨기에 이참에 요리를 배우고 싶다고 부탁하신 게 계기가 되었어요. 그 분께 제 레시피를 알려드린 게 큰 도움이 되셨는지 이 참에 ‘쿠킹 클래스’를 시작하란 권유를 받게 되었죠.” 그렇게 주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아 순수하고 작게 시작한 레슨이, 지금은 확실한 컬러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엘리샘의 요리교실>이 된 것이다

‘호주’라는 환경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배우다
오늘 요리 주제는 ‘중화요리’. 평상시 탕수육을 배우고 싶었던 본 기자는 이게 왠 좋은 기회냐 하는 마음이었고, 재료부터 레시피 순서까지 깔끔하게 정리된 프린터 종이를 받고, 앞에서 시범을 보이며 레슨을 하는 엘리샘의 한 마디 한 마디를 경청했다. 특히 이색적이었던 것은 “이 소스는 어디 마트에서 사나요?” “이건 XX마트가 가장 저렴하더라고요”하는 정말 호주에 사는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알짜 정보들이 오간다는 것이었다. 클래스에 오는 인원들은 소수정예로 대부분 주부들이시지만 결혼을 앞둔 미혼들의 참여도 있다.
“선생님이 좋은 이유는 정말 레시피가 뜻밖일 정도로 간단한데, 결과물은 감탄이 나올 정도로 좋다는 거에요. 다른 친구들이 레시피 알려달라고 해도 공유하기 싫을 정도로 귀한 레시피에요” “요리수업시간에 배웠던 음식을 만들다 막히면 전화나 카카오톡이든 언제든지 친절하게 알려주세요” <엘리샘의 요리교실>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소감은 한결같이 다른 클래스에서와는 다른 ‘정’과 알짜 ‘팁’ 있다는 것이다. 요리는 글자로 배우고, 시범을 눈으로 본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서 먹는 데 의의가 있는 게 아니던가. 그래서 <엘리샘의 요리교실>엔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적인 요리들과, 쉽게 할 수 있는 계절요리들은 물론, 요리할 때 넣으면 환상적인 맛을 내는 마법의 소스까지도 간편한 레시피로 배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어머 선생님, 이 탕수육 위에 뿌려진 목이버섯은 화이트네요. 보통 갈색 목이버섯이 올라가는데 이건, 꽃처럼 예뻐요. 이런거 어디서 사나요?” 란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가격부터 구입처까지 알려주어, 본 기자도 어디 가서 탕수육 하나 만큼은 ‘비쥬얼 쇼크’로 만들 자신감을 얻어간 셈이다.
“그냥 저는 제가 알려드린 요리로 가족들과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는 거 자체가 너무 행복해요” 라고 말하는 엘리샘. 앞으로도 그녀의 요리교실엔  오늘 함께 배우고 맛을 본 탕수육처럼 ‘바삭’ 하게 살아있는 현실적인 레시피 정보와 팽이버섯스프가 지닌 따뜻한 ‘온기’처럼 사람 냄새 나는 ‘정’으로 가득할 것 같다.

문의 0430 669 163
장소 Pymble

 
엘리샘 요리교실의 ‘황치우’씨는..
복잡하지 않고 편한 레시피지만 그녀가 만들어내면 ‘유니크’한 맛이 나고, 값비싸지 않고 적당한 가격대 재료들도 그녀가 손을 대면 ‘베스트’ 비쥬얼로 요리를 완성시키는 소유자. 호주라는 외국 땅에서 사람들과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소박하게 시작한 <엘리샘의 요리교실>을 3년째 운영중이다. 요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일년에 한두번씩은 한국에 들어가 새로운 요리 레시피를 직접 배우고 있다는 열성적인 요리 연구가다.

엘리샘의 팽이 버섯스프(4인 기준)

재료: 팽이버섯1봉지, 육수5컵 (치킨스톡)?햄2장, 녹말물, 닭고기100G(안심부위)
피망반개, 노른자2개, 파 흰부분1개, 마늘2쪽, 정종

1. 파 흰부분을 편으로 갈라, 마늘과 함께 달궈진 팬에 기름에 센불로 5초정도 볶아?마지막에 정종을 넣어
준 후 닭고기도 볶아준다.

2. 햄,피망을 넣고 볶는다.

3. 육수를 부어준다 (치킨스톡). 끓으면 팽이버섯을 넣는다.

4. 노른자를 풀어준다 (이때 거름망을 이용하면 더 가늘고 예쁘게 계란물을 내릴수 있다).

5. 물과 전문 1대1 비율로 만든 녹말물을 넣는다.

 
KEY POINT : 팽이 버섯스프는 중국요리 에피타이저로 알고 있지만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가을느낌이 나기 시작할 때, 따뜻하고 간편한 아침식사로 강추인 메뉴이다 (닭고기와 야채와 계란이 들어가 재료도 백점만점에 백점!)
아울러, 야채는 본 레시피에 명시된 것 외에 집에 있는 다른 야채를 응용해도 무방하다.


글 김서희 연예전문 기자 sophie@hanhodaily.com
사진 허지영 Photographer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