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는 아기에게 ‘Normal’한 밥상이라는 것이 한동안 잊혀진 세대가 있었다. 현재 부모가 된 세대부터 현재 조부모가 된 세대는 주로 모유시대가 아닌 분유의 영향을 받은 세대이다. 그 때문인지, 우리 주위에 유난히 아토피 등의 알러지염을 가진 아이들이 많은 것은 필자만의 착각이 아닌 것 같다. 현명한 산모들에게서 다시 모유수유 붐이 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엄마들이 다시 모유수유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모유 속에 있는 풍부한 면역성분 때문이다. 모유에는 생후 6개월 동안 아기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항체도 풍부하다. 갓 태어난 신생아의 위장에 음식이 들어가는 것은 새로운 충격일 수 있는데, 항체가 풍부한 모유는 아기의 위장관을 지켜 유해균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기초 면역이 된다. 그래서 모유를 먹은 아기들은 아토피 피부염, 장염 등의 각종 감염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 실제로 클리닉에서 일하다 보면, 모유를 먹은 아이들이 잔병치레를 덜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신기한 것은 이른둥이로 태어난 아기에게는 그에 맞는 성분의 모유가 생성된다는 사실이다. 때와 상황에 맞춰서 아기에게 가장 최적화된 모유가 생성된다니 이 얼마나 신비로운가.
 
-모유수유는 엄마-아기 간의 애착을 높인다. 정신의학 박사 브루스 페리(Bruce Perry)는 0세부터 3세까지의 상호작용 부족과 애착 결핍이 뇌의 성장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뇌의 기형은 다양한 정신과적 문제를 일으키고, 특히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반사회적 성격장애(싸이코패스)의 원인 중 하나로도 지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싸이코패스의 행동에 대해서 그들만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애착은 그만큼 아기의 정신건강에 중요하다. 모유수유를 통해 아기는 모유만을 먹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사랑스런 눈빛과 말, 부드러운 촉감, 따뜻한 온기와 익숙한 냄새 모두를 느끼고 먹으며 엄마와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여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랄 것이다.
 
-모유수유는 산모의 빠른 산후회복에 도움이 된다. 연예인 김희선, 박은혜 씨 등이 산후 날씬한 몸매의 비결이 모유수유라고 말해 화제가 되었다. 모유수유시 아기의 빠는 자극은 모유를 사출시키는 옥시토신을 분비하게 하는데 이 호르몬은 자궁수축과 오로배출을 도울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모를 유발해 임신시 나왔던 배를 들어가게 하고, 전체적인 순환을 도와 산후회복이 빨리 이루어지게 한다. 가끔 클리닉에 내원하는 산모 중에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몸무게가 더 늘었다는 분들이 있는데 하루 동안 섭취하는 음식 칼로리를 체크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모유수유 자체로 상당한 칼로리가 소비되지만, 그 적정 양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면 남는 칼로리는 지방세포로 전환이 되기 때문이다. 완전 모유수유를 하는 산모는 임신 전 하루 섭취 칼로리 보다 일반적으로 300-500kcal 정도만 더 섭취하면 되니 무리해서 고기가 듬뿍 들어간 미역국이나 사골 곰탕을 매끼 먹지 않아도 된다.
 
아이의 건강뿐만 아니라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 산모들은 모유수유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모유수유는 아기에게는 ‘Normal’한 밥상이지만 처음 모유수유를 하는 산모에게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산전에 충분한 교육과 필요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으며 노력하면 모유수유는 신이 아기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자 엄마에게 주는 축복될 것이다.
 
권민성(모유사랑 모유수유 클리닉, 모유수유상담가 근무)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