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모든 경기의 하이라이트이다. 이번 월드컵 역시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이 최고의 경기였다. 전차군단의 독일이 최고 스타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물리치고 2014년 월드컵을 차지했다. 
 
전 후반 90분 무승부, 그리고 연장 후반에 터진‘독일의 메시’혹은‘차세대 메시’라고 불리는 22살의 신예인 괴체의 결승골로 정상에 올랐다. 괴체는 세계 축구계에서 현재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메시와 같은 선수가 될 유망주로 꼽히는 어린 선수이다. 선발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가 후반 43분, 교체로 들어가 연장 후반 8분에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가슴으로 받아내 바로 논스톱 왼발 슛으로 아르헨티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Gotze! Go out there and show the world you are better then Messi!"
“괴체! 나가서 네가 메시보다 더 잘한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어라!”
 
독일 코치인 여하임 뢰프가 괴체를 내보내며 한말이라고 한다. 이 말 한마디가 괴체의 결승골이 되었고 독일이 우승할 수 있었다고 나는 믿는다.
 
막내의 꿈은 레알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로날드와 같은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현재 U15팀의 왼쪽 공격수로 매주 토요일 시합에 나가곤 한다. 막내가 소속된 Sydney United 팀이 호주 NSW 유소년 리그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기에 이번 북아일랜드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국제 유소년 축구시합인 <2014 MILK CUP>에 참가하게 되었다.
 
뢰프가 괴체에게 했다는 말을 나에게 알려준 막내는 Sydney United팀 코치인 Tony가 자신에게 했다는 말을 전해준다.
 
“Sunny! You are one of the most dangerous players in the left side of the football pitch"  
"써니! 너는 축구장에서 왼쪽이 매우 위협적인, 강한 선수이다“
 
또한 지난 해 코치였던 Woody는 
“Your left shot is No 1, in NSW Premier League"
“너의 왼쪽 슛은  NSW 프리미어 리그 팀에서 최고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코치들의 이 말 한마디가 막내를 자꾸 운동장으로 나가 뛰고 또 뛰게 한다. 그리곤 수없이 왼발 슛을 차고 또 찬다. 
 
아침이면 겨우 학교시간에 맞추어 일어나 허둥지둥하던 아이가 새벽 10분전 6시가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축구 정규 시합 때와 똑같은 복장에 축구 공 다섯 개를 메고 나를 깨워 가까운 운동장으로 간다. 막내는 달리며 몸을 푼다. 나는 골대 앞에서 임시 골키퍼가 되어 막내가 차는 공을 받아내야만 한다.  수없이 차대는 다섯 개의 공을 때로는 받아내고, 때로는 맞을까봐 피하면서 공을 다시 막내에게 갖다 주기 바쁘다. 1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간다.  
 
막내는 코치와 16명의 선수들과 함께 시드니공항 출국장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영국 맨체스터를 경유, 북아일랜드에서 경기하는 Milk Cup을 위해 2주간의 여정 길에 올랐다. 막내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차속, 운전하는 내 가슴이 두근거려온다. 
 
“야, 너 참 잘 썼다. 앞으로 계속 써라.”
 
오래 전, 고등학생 때에 교내 공모전이 있었다. 그때 나는 200자 원고지 70여 매의 단편소설로 응모했는데 당선되어 교지에 발표되었었다. 당시 국어 선생님은 반에 들어와 나를 지목한 후, 모든 아이들 앞에서 했던 그 말 한마디가 나를 설레게 했었다. 그 후, 내 가방엔 마치 소설가인양, 당시의 인기소설인 두툼한 ‘빙점’등의 책이 교과서를 밀어내고 자리 잡았다. 이러한 나의 행동을 눈치 챈  칠남매의 홀어머니는 큰아들인 내가 어서 빨리 사회에 나가 동생들을 책임져야 한다며 삼일 밤낮을 누워 호소했다. 어머니의 간곡한 설득으로 소설가의 꿈은 접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 
 
그때 국어 선생님께서 나에게 했던 그 말 한마디가, 
 
막내 코치의 말 한마디와 괴체에게 했다는 독일 코치의 말 한마디와 함께 이 늦은 나이에 다시금 살아나 나를 꿈틀거리게 한다. 
 
장석재(수필 동인 캥거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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