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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가 선박을 이용한 난민 입국 시도를 억제하기 위한 TV 드라마(telemovie) 제작에 거액을 투자한다.
 
연방정부가 41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자할 이 드라마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 난민 주요 발생지를 중심으로 방송될 예정이며 호주 해군을 포함해 바다에서 익사한 난민들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올해 말 방송 예정인 이 드라마는 난민들이 인신밀매업자들의 유혹을 피해 망명신청 처리과정을 합법적으로 기다려야한다는 호주 정부의 분명한 메시지를 담을 예정이다.
 
이민부 대변인은 ABC방송의 레이트라인(Lateline)에 출연해 이 드라마는 "난민들이 직면하게 되는 도전과 여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민부 대변인은 이 드라마가 전적으로 호주 정부에 의해 투자됐다는 것을 관객에게 알릴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정부의 난민정책 지지자인 닉 제노폰 연방 상원의원은 이번 프로젝트를 밀입국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과거 케빈 러드 노동당 정부의 "어리석은(ridiculous)" 라디오 광고 캠페인과 비교하며 혹평했다.
 
제노폰 의원은 또 “누가 출연하는지 궁금하다. 적어도 녹색당의 사라 핸슨영 의원과 스콧 모리슨 전 이민부 장관이 카메오로 출연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 난민협회 “난민 유입 저지 효과 없을 것” = 이번 TV드라마는 시드니 외주제작사인 풋잇아웃데어 픽쳐스(Put It Out There Pictures)가 제작을 맡고 영화감독 트루디 앤 티어니가 메가폰을 잡는 것으로 계약을 마쳤다.
 
티어니 감독은 “이 영화는 호주로의 밀입국 시도를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에게 구금이나 좌절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티어니 감독은 본인의 이전 작품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미국대사관이 상당부분 제작에 참여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방영됐던 이글4(Eagle Four)라는 제목의 대테러 경찰프로그램 등을 언급하면서 '선전(propaganda)'이라는 용어 사용에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호주난민협회(Refugee Council of Australia)의 필 글렌데닝 대표는 이 드라마로는 박해에서 탈출하려는 절망에 놓인 사람들을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녹색당의 이민담당 사라 핸슨영 상원의원은 "국민들의 세금을 뻔뻔하게 남용하는(a shameless abuse of taxpayer funds) 것"이라고 드라마 제작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참상으로 폭력에 시달리는 난민 가족들에게 우리가 전할 수 있는 메시지는 ‘호주는 당신들의 고통에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뿐”이라고 꼬집었다.
 
홍태경 기자 edit@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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