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후조리문화는 다른 문화권에 비해 유난히 발달해 있다. 필자가 많은 나라의 전문가들을 만나 산후조리와 모유수유문화에 관련해서 인터뷰를 하였지만, 산모의 편의를 위한 산후조리 문화는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최고인듯 싶다. 
 
오죽하면, 산후조리원이 상품화 되어 다른 나라로 수출될까. 하지만 우리나라의 산후조리 문화는 점점 더 산모의 편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작 엄마-아기간의 애착과 모유수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는지 우려가 된다. 아기와 엄마에게 모두 좋은 현명한 산후조리법은 어떤 것일까?
 
-산후조리를 할 때 엄마와 아기는 같은 방에서 자야 한다. 요즘 한국의 산후조리원을 보면 대부분 신생아실을 따로 분리하여 엄마가 아기를 돌보지 않고 푹 쉴 수 있도록 배려아닌 배려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 짧게 생각했을 때, 이러한 분리가 산모의 편의를 위해서 당연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아기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엄마와 떨어져 플라스틱 요람에 홀로 있을 때 분리불안을 느낄 수 있다. 엄마는 아기와 함께 한방에서 산후조리를 함으로써 초기 애착을 형성 할 수 있고, 아기가 배고픈 신호를 보낼 때 즉시 모유수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신생아실에 분리 되어 있으면 아기가 배고픈 신호를 보내고 나서 꽤 시간이 지난 뒤에야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데, 많은 아기들은 기다리다 지쳐서 이미 울기 시작하거나, 다시 잠이 든다. 산모와 아기가 함께 있으면, 아기가 배고픈 신호를 보낼 때 울리지 않고 바로 먹일 수 있으니 아기와 엄마 정서에 좋고, 산모가 다른 방으로 이동을 안해도 되니, 더 긴 시간동안 잠을 잘 수 있다. 또 분유 보충률이 줄어들어 모유수유를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
 
- 산후조리 기간에는 따뜻하며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산후조리법이다. 과거에는 화장실도 집 밖으로 나가야 되고, 샤워도 밖에서 해야하고, 찬 물에 빨래도 해야하는 등의 생활방식이였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유난히 뜨끈뜨끈한 방에서 땀을 내고, 많이 움직이지 않고, 씻지 않아야 한다는 산후조리 속설이 발달했다. 하지만, 현대에는 생활환경이 많이 바뀌였기 때문에 산후조리법도 이에 맞춰서 현명하게 바뀌어야 한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서 산후회복이 빨리 진행되도록 돕기 때문에 좋다. 하지만 가끔 클리닉에 내원하는 산모 중에 여름에도 난방을 틀어 더워서 지쳐하는 산모들이 종종 있다. 이렇게 온도를 너무 높게 유지하면, 오히려 산모와 아기 모두 불쾌하며, 탈진할 수 있고, 염증의 위험성이 있으며, 신생아 태열이 심해질 수 있으니, 온도는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여름에도 찬바람에 직접 닿지 않는다면 에어콘을 적절히 사용하여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후풍을 예방하려면 적당한 활동을 하며, 주위의 충분한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생활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화장실과 샤워시설도 집안에 있기 때문에, 씻지 말고 방 안에서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속설을 지킬 필요가 없다. 산후에는 땀과 오로 등의 분비물이 많이 배출되는데,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염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적당한 활동을 하면 분비물의 배출을 돕고, 자궁 수축을 유도하며, 근력을 높혀서 임신과 출산으로 변화한 몸을 회복시키고 돌아오게 한다. 적당한 움직임 내에서 기본활동범위을 점차 늘려가되 컨디션을 보며 활동량을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산후에는 인대가 이완되어 있는 상태이니, 힘든 일이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의 활동은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도록 한다.
 
현명한 산후조리법은 쾌적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적절히 활동을 하며 건강한 음식을 먹고, 아기와 함께 있으며, 아기가 배고픈 신호를 보낼 때마다 모유수유를 하여 엄마의 회복과 아기의 필요에 충분히 집중하는 것이다. 
 
산후조리를 하는 것은 주위의 도움과 지지가 필요한데 임신 전부터 산후조리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계획한다면 현명하게 산후조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권민성(모유사랑 모유수유클리닉, 국제모유수유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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