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것이 있을 때 검색만 하면 바로 해답을 얻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모유수유나 아기의 수면과 같은 육아와 관련된 문제들은 인터넷으로 즉시 해답을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즉각적인 해결책을 원하는 요즘 산모들은 지치고 좌절하기 쉽다. 
 
게다가 핵가족 사회가 되면서 가족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워 졌기 때문에 산모들은 스트레스에 더 취약해 졌으며 이런 이유들로 현대의 산모들은 산후우울증의 위험에 더 노출되어있다. 현대 여성들이 높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산후우울증은 어떤 것이며 예방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산후우울증이 흔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산후우울감은 산모들의 60%까지도 느낄 수 있다고 하며 산후 1-2주 정도 지속되지만, 산후우울증이란 산후 4주 이내에 발생하는 이러한 우울감이 점점 더 심해지고 오래가서, 이로 인해 육아나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길 때 진단이 된다. 이는 호르몬의 문제뿐만 아니라, 가족구성 체계의 변화, 엄마 역할에 대한 부담 등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산후우울증은 엄마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부부관계, 아기와의 애착, 아기의 건강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인지하고 필요 시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산후우울증의 증상이 보인다면 주위 친지들에게 산후조리와 육아에 관한 실질적인 도움을 구하고, 심리상담가와 상담하고, 약물의 도움을 적절히 받아서 힘든 시기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의 감정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모유수유 중에도 섭취 가능한 우울증 약들이 있으니, 약을 처방받기 전에 모유수유 중이라고 말하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해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적절한 운동을 한다.
산후 초기에는 모유육아를 하는 것만으로도 밤낮없이 하루가 흘러가며, 3시간 이상 자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피로할 수 있다. 많은 엄마들이 본인이 피곤하고 쉬지 못할 때 아기가 더 많이 울고 더 자지 않는다고 느끼며, 밤낮없이 아기에게만 매달려있기 때문에 자아정체성에도 혼란이 오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남편이나 주위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고 짧은 시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다면, 작은 도움들과 작은 시간들이 모여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생기를 되찾아 줄 것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의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도 산후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니, 집안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햇빛을 쐬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가볍게 산책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모유수유가 산후우울증 발생위험을 50%까지 줄인다.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이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엄마들 보다 산후우울증의 위험에 덜 노출된다는 것은 그동안 수많은 연구들이 밝혀왔다. 이는 젖을 만들기 위한 프로락틴 호르몬이 산후 불안감을 없애주고, 젖 사출을 돕는 옥시토신 호르몬이 자궁 수축을 도와 산후 회복을 빠르게 하여 엄마의 자신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엄마들이 모유수유를 쉽게 하는 것은 아니다. 
 
출산 초기부터 열심히 젖을 물려서 초기에 정착이 되면 대부분 모유수유가 쉽게 진행이 되는데, 간혹 10명중 1명 정도의 비율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도 모유수유에 실패하는 케이스도 있다. 또한 어떤 엄마들은 다양한 문제들로 모유수유가 힘들지만, 모유수유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죄책감 때문에 행복하지 않게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국제모유수유전문가이지만, 불행한 모유수유보다는 행복한 분유수유를 권한다. 
 
이는 엄마의 감정이 엄마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아기와의 애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모유수유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모유수유에 성공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다양한 상황 때문에 모유수유를 하지 못할 경우 죄책감을 내려놓고 사랑을 듬뿍 담아 행복한 분유수유를 하도록 하자.
 
처음부터 완벽한 엄마란 없다.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할 수 있으니 가사일이나 아기 돌보기가 힘들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산후우울증의 증상이 있을 때, 도움이 필요한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아기에게 최선의 사랑을 주며 현명한 모유육아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권민성(모유사랑 모유수유클리닉, 국제모유수유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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