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나스닥증시 상장 후 주가 폭등에 환호하는 아틀라시안 핵심 경영진
2002년 창업한 호주 SW기업 세계적 성공 사례
 
2002년 시드니에서 창업된 호주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SW) 기업 아틀라시안(Atlassian)이 올해 12월 10일 뉴욕 나스닥(NASDAQ) 증시에 상장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아틀라시안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큰 관심 속에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를 통해 주당 미화 $21로 첫 상장되면서 시가총액(이하 시총)이 43억7000만 달러로 평가됐다. 그러나 IPO 매입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는 하루 만에 미화 $28로 33% 껑충 뛰었고 시총도 미화 58억5000만 달러(79억 호주달러)로 급등했다. 
 
79억 호주달러의 시총은 호주 50대 우량기업에 포함될 정도의 규모를 의미한다. 콴타스(시총 79억6000만 달러), 제임스 패커의 크라운 리조트(78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며 코카-콜라 아마틸, 펜폴드와인 메이커인 트레저리 와인 이스테이트, 보청기 회사 코클리어(Cochlear) 보다 시총이 크다. 컴퓨터쉐어와 구인 기업 시크(SEEK)를 합친 것보다도 크다.
2002년 두 공동 창업자가 신용카드로 빌린 1만 달러로 사업을 시작한 아틀라시안의 시총이 불과 13년 후 수만명을 고용하는 콴타스와 맞먹는 알짜 IT 기업으로 폭풍 성장했다.   
 
▲ 호주 대기업 시가총액 비교
회사 지분의 66%를 갖고 있는 두 공동 창업자인 마이크 캐논-브룩(Mike Cannon-Brookes, 35)과 스콧 파쿠하(Scott Farquhar, 36)는 나스닥 증시 상장으로 하루 만에 각각 5억 달러씩 자산이 늘었다. 두 공동 창업자가 사업 초기에 직접 선발한 40여명의 기업 핵심 실무자들 모두 멀티 밀리어네어가 됐다. 
두 공동 창업자가 보유한 주식은 각각 27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면서 이들은 호주 20대 부호 안에 쉽게 진입했다. 이들은 채널 7 미디어 소유주인 케리 스토크스, 유통 부호 솔로몬 류, 투자자 커 닐슨, 유통 부호 제리 하비보다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아틀라시안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프로젝트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하는 협업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호주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가장 잘 알려진 소프트웨어 상품은 이슈 추적 어플리케이션인 프로젝트 관리용 지라(JIRA)와 콘텐트 공유 용도인 콘플루언스(Confluence), 메시지 용도의 힙챗(HipChat) 등이다. 포츈(the Fortune)의 100대 기업 중 85개 기업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5만여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아틀라시안 고객은 160개 이상 나라에 있는 5만1000여개 기업들이다. 이 중에는 나사(NASA), 미국 재무부,  HSBC, 비자(VISA),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 모토즈 등이 포함된다.  
 
아틀라시안의 출범은 대개의 IT 벤처회사들처럼 ‘소박’했다. 시드니의 NSW대 동창인 두 창업자가 22살 때인 2002년, 신용카드에서 빌린 1만 달러를 초기 자금으로 시작한 전형적인 벤처 스타트업 회사로 출발했다. 제품의 유용성이 호평을 받으면서 회사는 바로 수익을 냈고 성장 가능성이 IT업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으면서 2010년 엑셀 파트너즈의 벤처자본을 통해 6천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기업의 규모가 획기적으로 컸고 전 세계 대기업들을 상대로  하기 위해 2014년 본사를 시드니에서 런던으로 이전했고 국제적인 관심 속에 올해 12월 10일 뉴욕 나스닥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상장 직후 미화 275억7000만 달러 상당의 230만 주가 신속하게 거래됐다. IPO(2200만 주)를 통해 미화 4억6200만 달러 상당의 신규 주식의 10%가 매매됐다. 
시드니와 런던 외 암스테르담, 마닐라, 오스틴(텍사스), 샌프란시스코, 요코하마에도 회사를 갖고 있으며 약 1400명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 호주 20대 부호 랭킹에 진입한 아틀라시안의 공동 창업자인 마이크 캐논-브룩(왼쪽)과 스콧 파쿠하
이같은 놀라운 창업 신화로 캐논-브룩스와 파쿠아는 2006년 종합회계법무법인 언스트 앤드 영(Ernst & Young)로부터 ‘올해의 호주 기업가(Entrepreneurs of the Year for Australia)’로 선정됐다. 
 
아틀라시안은 비즈니스를 위한 협력 툴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과 세일즈팀이 없는 점이 특징이자 성공의 비결이다. 마케팅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온라인 판매와 입소문(word of mouth)을 통해 고객들이 구매를 하는 방식의 독특한 마케팅으로 성공을 했다. 아틀라시안은 제품을 팔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제품의 우수성을 아는 고객들이 주문을 통해 매입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공동 창업자인 파쿠하는 “IPO는 자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공개된 국제 무대에서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를 통해 놀라운 기업을 건설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시작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공동 창업자 캐논-브룩스는 “아틀라시안이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 집중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성공 스토리가 호주 사업가들에게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캐논-브룩스는 “전자 상거래의 거인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Jeff Bezos)를 가장 존경한다. 베조스는 20년 동안 이윤 증대보다 판매 성장에 중점을 두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진 기업인”이라고 격찬했다.  
파쿠하는 “호주도 지하자원을 캐내기 위해 언제까지 땅만 팔 수 없다”면서 “지적 재산과 시민 교육 확대가 호주의 재생 에너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반드시 투자를 해야 하는 분야”라고 밝혔다. 캐논-브룩스는 연방 정부가 지난 달 발표한 테크놀로지와 혁신 지원 정책에 대해 ‘새로운 전환의 계기’로 환영을 했다. 
 
10년 이상 높은 수익을 낸 IT 벤처기업 아틀라시안의 핵심 기업 가치관은 투명한 기업 공개, 직원들의 마음과 균형감이 우수 제품을 만들고 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는 점이다. 팀 플레이 중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도 장점이다. 또 영업팀 없이 160개 이상의 국가에 있는 고객들에게 1억 달러 이상의 소프트웨어를 판매한 것도 다른 IT 벤처기업과 뚜렷이 차별되는 점이다. 아틀라시안은 한동안 호주 IT벤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거론될 것이 분명하다. 
 
고직순 기자 editor@koreatime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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