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하면 떠 오르는 게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아닐까 싶다.  일례로 25년간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가 가장 흔히 듣는 부탁이 “우리 컴퓨터가 좀 이상한데 봐줄래요?”  “스마트폰에 유용한 앱을 추천해줘요” 등이다. 

하지만 필자가 가장 오래 종사해 온 분야는 네트워킹이라 불리우는 인터넷을 연결하는 장비나 이에 관련된 서비스를 만드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분야이다.  즉 현실은 그렇게 오랫동안 IT에 종사해 왔지만 본인 역시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에 있어서는 분당 150타 이상으로 SMS를 보내는 필자의 둘째 딸에 비하면 오타도 많고 느릿느릿한 거북이 사용자이며 컴퓨터 게임이라고는 한글타자 외에는 해 본 적도 없는 이방인같은 사용자라고 볼 수 있다.  

IT전문 기업(현재 시스코 근무 중)에 20년 이상을 다니고 있는 필자가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에 있어선 젬병인데 무슨 IT 전문가라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법도 하다. 2000년대만 하더라도 닷컴 붐을 타고 너나 할 것 없이 IT가 골드러쉬인양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던 직업군이었고 호주 독립기술이민을 보더라도 회계사에 이어 두번째로 승인을 많이 받는 직업군의 하나이다. 이렇듯 IT는 우리 옆에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활에 보이는 것 외에는 보통 사람들의 IT에 대한 이해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
 
한호일보의 새로운 출발을 맞이하여 IT 업계의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 우리 이웃들에게 컴퓨터나 스마트폰 외의 많은 IT 기술들이 우리의 생활에 어떻게 도움을 주고 있으면 앞으로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요즘 IT 업계에서 가장 ‘핫(hot)한’ 기술들을 살펴보면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타 분석, 사물인터넷이라 불리우는 IOT(Internet Of Things), 가상화, 3D 프린팅, 드론, 전기차(EV), 로봇,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의 IT기술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앞으로 전망이 좋은 분야라 많은 IT업계의 종사자들이 이러한 신 기술 분야로 자리를 옮기고 있고 그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러한 기술들의 등장으로 인해 평생 일해오던 일자리가 없어지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한창 분홍빛 미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어두운 취업의 그림자가 생겨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요즘 미국의 실리콘 밸리의 성공한 벤처 사업가들이 갖고 싶어하고 한국에서는 부유한 재벌가 3세들이 들여온다는 고가의 테슬라(Tesla Motors) 전기자동차의 경우를 보면 겉보기에 일반 스포츠카와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속으로 이동하는 바퀴 달린 고가의 컴퓨터(?)가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이러한 전기 자동차가 보급화될 경우, 기존 자동차 업계의 노동직 종사자의 일자리가 줄어들 뿐 아니라 길목마다 있던 주유소가 점차 사라지게 되며 한국의 가장 큰 자동차 회사의 자리를 기존의 자동차에서 배터리나 전기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화학회사나 전자회사가 차지할 수도 있다. 

또한 최신 빅데이타 기술인 머신러닝이 전세계로 연결된 인터넷망을 통해 수집된 데이타 분석과 기계학습을 통해 기본 의료나 교육을 담당하는 GP(일반의)나 교사들의 역할을 크게 변하게 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듯 새로운 다양한 IT기술들은 기존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인한 우리 일상 생활의 변화를 넘어서 전반적인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0순위 산업’으로 자리 매김하게 되며 기성세대 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 세대의 직업 또는 노동시장의 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므로 앞으로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며 살펴보도록 하겠다. 

Cloudgeni 이용섭 andrew.lee@cloudgeni.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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