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지구는 미, 소를 중심으로 양대 진영으로 나뉘어졌다. 이러한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을 냉전체제(Cold War System) 혹은 양극체제(Bi-Polar System)라고 불렀다. 이 체제는 1989년 구 소련과 동구권의 해체로 무너졌다. 현재는 미국의 단극체제(Mono Polar System)로 지구상에 이에 대응할 세력이 없는 현실이다. 무슨 권력이든지 견제 세력이 없으면 부패하고 독선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아랍권이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현 국제정세를 보면 미국의 독선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힘의 논리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 미국의 경제가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들은 더욱 세계 경찰 노릇을 강화하려고 할 것이다. 현재는 미국에 의해 세계의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는 ‘Pax Americana’ 시대가 실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미래 미국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EU와 동북아가 있다. 앞으로는 한, 중, 일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3국이 하나의 Power Centre로 떠오를 것이다. 동북아는 미국, 유럽과 함께 ‘3극 체제’로 세계의 세력판도가 재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대 Power Center의 인구만 본다면 미국 3억, 유럽 8억, 동북아가 16억이다. 

중국의 인구 14억, 일본은 중국의 약 10분의 1에 조금 못 미치는 1억 3천만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남북을 합하여 일본 인구의 반이 조금 넘는 정도 밖에 안 된다. 한국은 동북아 공동체 속에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경쟁해야 한다. 가장 적은 인구와 가장 작은 국토를 가진 한국이 또 다시 둘로 나뉘어져 대립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반도는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중심지이며 동북아 공동체가 결성될 경우 한국은 역내에 가장 많은 재외동포를 가진 저력있는 국가가 된다. 이 지역 내의 동포 숫자는 2016년 초 현재 중국에 300만, 일본에 100만, CIS에 55만이 있다. 중국은 해외동포(화교)가 동남아에 집중되어 있고 일본은 역내 국가에 교민이 거의 없다. 과거에 구심력을 잃고 흩어졌던 우리 동포들이 이제는 한반도를 구심점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면 그들은 더 없이 민족의 소중한 자산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동북아 지역 내 한 민족 공동체는 어떻게 발전시키고 결속을 다지고 조국과 연계를 가질 수 있을까? 필자는 다음 호부터 단계적 발전과정에 대하여 나의 청사진을 하나하나씩 밝혀 나가 보려고 한다. 

한상대 (시드니한국학교(구 린필드) 교장)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