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민구홍 플라잉팍스 카페 사장, 강영태 쓰리빈 카페 사장, 이윤찬 체리빈 카페 프랜차이즈 이사장, 김성규 빅빈 커피로스터 사장, 임준택 피숀 파티세리 사장

한호일보의 창간 기획 ‘한인 주요 업종 간담회’ 중 첫번째인 요식업 사업자 간담회가 지난달 25일(한식·중식)과 2월 1일(일식·스시)에 이어 15일(카페) 본사 사옥에서 열렸다. 세번째로 요식업 중 카페 사업의 경기 동향과 현황, 애로 사항, 발전 방향 등에 대해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요약했다. - 편집자 주(註) 

참석자: 민구홍 플라잉팍스 카페 사장(한인카페협회 초대 회장), 강영태 쓰리빈 카페 사장(한인카페협회장), 이윤찬 체리빈 카페 프랜차이즈 이사장, 김성규 빅빈 커피로스터 사장, 임준택 피숀 파티세리 사장, 피터박 파이오니어제너럴서비스 사장, 고직순 한호일보 편집인 

“입지, 사업자 운영 능력이 성공의 열쇠”

간담회에 참석한 카페 사업자들은 현재 카페업 경기가 대체로 무난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개별 업체 실적은 매장 입지와 사업자 운영 능력에 크게 좌우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인카페협회 초대 회장인 민구홍 플라잉팍스 카페 사장은 “커피 마시기가 일상인 호주에서 카페업은 안정적 수요를 가지고 있고 경기를 크게 타지 않는다”며 “다만 개별 업체의 실적은 매장 입지나 사업주의 운영 능력에 따라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너의 운영 능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 비즈니스를 살 때 전반적 확인 없이 외형적 모습만 보고 구입해 낭패를 보거나 카페 운영에 필수적인 주요 재료의 조달 비용도 올라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윤찬 체리빈 카페 프랜차이즈 이사장은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 매장이 퀸즐랜드와 캔버라, 멜번, 시드니, NSW에 걸쳐 40여 곳 정도 된다”며 “호주의 현 경제 상황이 크게 좋지는 않지만 카페 사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협회 현 회장인 강영태 쓰리빈 카페 사장은 “업소가 시티 CBD에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우리 매장은 시내 관광객과 일반인 손님이 40% 정도고 나머지 60%는 같은 빌딩에 있는 회사와 기관 직원들이다. 이러한 고정 고객들이 매출을 뒷받침해 준다”고 설명했다. 

김성규 빅빈 커피로스터 사장은 “주위에서 사업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는 분들을 보면 최근에 비즈니스를 시작한 경우가 많다”며 “몇 년 정도 카페업을 해온 분들은 지금도 사업을 잘 이끌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준택 피숀 파티세리 사장은 “카페 겸 케이크점을 6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비교적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숀은 곧 리드컴에 분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아시아계 진출 급증, 바리스타 인종 편견 없어”

카페 업계는 유럽계 호주인들이 확고하게 자리잡은 가운데 동양인들의 진출이 최근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민구홍 사장은 “호주의 카페 역사는 식민지 시대인 1788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만큼 매우 길다. 1950년대에 이탈리아, 그리스, 헝가리 등 유럽 이민자들이 고품질 에스프레소를 들여오면서 카페 산업이 번창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계기로 카페 붐이 크게 일었다. 최근에는 동양계 이민자들이 카페 업종에 많이 진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양인 카페 사업자들의 증가와 함께 현지에서 아시안 바리스타에 대한 편견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호주 전역에 46개 매장을 오픈한 체리빈의 이윤찬 이사장은 “호주 커피 문화의 수도라는 멜번에 최근 한 체인점을 열었다. 매장의 전 직원이 동양인이고 손님은 대부분 현지인이다. 이 매장이 현재 40여개 체인점 중 톱 3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바리스타가 아시안이라고 손님들이 꺼린다든지 인종차별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최근 멜번의 ‘핫한’ 카페로 떠오르는 곳의 바리스타 10명 중 7명은 동양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아마도 동양인 특유한 섬세함이 커피 만드는 기술 습득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한호일보 사옥에서 열린 요식업(카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현지인 고용 비율 높고 직원 관리 중요”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요식업 가운데 특히 카페 사업은 현지인 고용 비율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인력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민구홍 사장은 “한식은 주고객이 한국인이고 직원들도 대부분 한인들이다. 그에 비해 카페 업종은 현지인 고객이 다수이다.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프론트 쪽에는 영어가 모국어인 호주인 직원을 많이 쓰게 된다”고 말했다.

강영태 사장은 “호주인과 한국인 직원이 함께 일하면서 팀웍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이다. 경력이 있는 호주인 직원들은 자기 일에 자부심이 강하고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으려는 경향이 있다. 경험이 부족한 한인 직원들과 있는 경우 팀웍이 잘 안 이뤄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직원을 공정하게 평가해야 하고 일을 잘 하는 이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직원 관리의 팁을 설명했다.   

또 직원들이 카페 문화를 잘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강영태 사장은 “카페에 오는 손님에게 있어서 직원이 동양인, 서양인이냐 하는 것은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본질적인 것은 직원이 카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서비스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이다. 손님들은 커피 한 잔, 빵 한 조각으로 배를 채우러 오지 않는다. 비록 말은 안 해도 서비스하는 직원의 손끝 동작 하나하나를 살피며 자신이 정말 손님으로 대접받고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손님들이 카페 분위기와 서비스를 함께 즐기러 온다는 것을 직원들이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곽으로 눈 돌려라! 좋은 기회는 널려 있다”

예비 카페 사업자들이 대도시 중심부를 고집하지 않고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의외로 좋은 기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NSW, 퀸즐랜드, ACT, 빅토리아 등에 진출한 체리빈의 이윤찬 이사장은 “카페 사업의 핵심은 바로 좋은 자리를 찾는 것이다. 임대료가 저렴하면서도 장사가 잘 되는 그런 곳을 대도시가 아닌 지방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 업소가 캔버라에서 상당히 먼 골번 지역에 있다. 나 자신도 확신이 없던 곳인데 이곳에서 대박이 났다. 임대료가 무척 저렴한데다 입주센터에서 매장 공사비와 대출 지원까지 받아 투자비가 크게 들어가지 않았다. 카페 사업이 6개월 만에 본궤도에 올랐고 매출이 기대 이상 높게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외곽 지역으로 나가면 예상 외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들이 있다며 권리금만 수십만 달러인 대도시 카페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방 도시에서 수준급 카페가 오픈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라는 점도 덧붙였다.

강영태 사장도 변두리 공략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시드니 발메인 같은 곳은 예전에 타이 식당이 20개 이상 있었지만 지금은 4개만 남았다.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 속에 임대료가 치솟은 결과다. 카페 사업을 하려는 교민들도 치열한 경쟁 지역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구홍 사장은 “한인 밀집 지역에서 동일 업종 업소가 계속 생기는 경향이 있는데 사업자들이 ‘편하고 익숙한 곳’을 벗어나 지방에서도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페협회중심 공동구매 등 한인 업체 협력 모색”

카페협회 현 회장인 강영태 사장은 협회를 중심으로 한인 사업자들이 동반 성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8월 7일이면 한인카페협회 설립 4주년을 맞는다. 초창기 100여명의 회원이 현재는 380여명으로 늘었다. 굉장히 빠른 성장이다. 카페 사업에 종사하는 한인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다. 협회 설립 4주년을 맞아 한인 카페들의 동반 성장 방안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협회 초대회장인 민구홍 사장은 “카페 운영을 ‘로망’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고 초기 투자 자본이 크지 않아 앞으로도 한인 카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카페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한인들을 위한 컨설팅 사업을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다면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사장은 또 회원 업체들의 공동구매 사업 추진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협회를 중심으로 카페 사업자들의 공동구매가 앞으로 이뤄지길 바란다”며 “현재 한인 카페들이 소비하는 각종 품목의 연간 구입비가 약 8천만 달러로 추정된다. 이러한 것들을 개별 구입하지 않고 뭉쳐서 저렴하게 공동구매 한다면 카페 사업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마카페 등 성장 동력 찾자”

민구홍 사장은 IBIS월드의 자료를 인용해 “현재 호주인들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1인당 2.9kg에 달하고 호주 카페 산업은 향후 5년간 연 2.6%씩 성장해 49억6000만 달러 규모 산업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인 카페들도 새로운 전략 메뉴를 개발하고 매장 고급화를 통해 고도 성장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그는 “‘멜번인터내셔널커피엑스포’나 ‘시드니더록스아로마페스티벌’ 같은 주요 커피 관련 행사에 참가하면 최신 커피 트렌드에 대한 아이디어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영태 사장은 “세계적 회사 스타벅스도 호주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는데 우리 한인 사업자들이 호주 사회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그는 지역 특색에 맞는 독특한 인테리어를 가진 테마카페 개발을 한인 카페 업계의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그는 “예전에 파라마타 지역의 한 카페에서 실내 디자인과 커피잔 하나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을 봤다. 값비싼 고급 잔을 사용하다 깨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주위 걱정에 업주는 ‘잔이 비싸지만 그만한 값을 한다. 손님들이 좋은 컵으로 마신다며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른 곳과 차별화되려면 이러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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