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참전유공자회 월남참전유공자회 재향군인회 회원들 참가
권영해 전 국방장관 선두 행진, “과거 역사 배워 국가 중요성 알아야”

시드니 한인사회의 참전용사들이 안작데이 퍼레이드에 참가해 연도에 운집한 시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올해는 안작데이 101주년이자 안작데이 퍼레이드 100주년이다.

24일 호주 현충일인 안작데이를 맞아 호주 각 주도에서 대대적인 시가행진이 펼쳐졌다. 안작데이 퍼레이드엔 참전용사와 그 후손, 경찰과 군인, 초중등생과 대학생 등 세대를 초월한 남녀노소들이 참가했다.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연도엔 수만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한 참전용사들에게 뜨거운 박수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시드니 퍼레이드는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오후 1시가 넘어 종료됐다. 지난해까지 조지스트리트에서 열렸던 퍼레이드는 올해 경전철 공사로 인해 엘리자베스 스트리트로 옮겨 진행됐다. 마틴플레이스 인근의 헌터 스트리트에서 출발한 행렬은 엘리자베스 스트리트를 따라 뮤지엄역까지 이어졌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지 100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들은 갈수록 노쇠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군용 차량이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참전용사들이 적잖이 눈에 띄었다. 지팡이에 의지하며 행진하는 백전노장도 있었다. 걷고 있는 참전용사들도 예년에 비해 어깨와 허리가 더 굽어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들의 눈은 역전의 용사가 지닌 용기와 자부심으로 빛났고 얼굴엔 인자한 미소가 넘쳤다.

고인이 된 참전용사의 가족 중 영정사진을 두손에 들고 행진하거나, 선대가 남긴 유산인 훈장을 오른쪽 가슴에 달고 당당한 걸음을 옮기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긴 행렬의 중간중간에 배치된 백파이프, 북, 또는 관악기 연주단은 웅장하고 장엄하거나 활달하고 신나는 음악으로 행사의 분위기를 살렸다.

도로 양쪽을 발디딜 틈 없이 메운 시민들은 참전용사들이 지나갈 때마다 큰 박수와 감사 인사로 성원했다. 상당수 관객들은 카메라나 휴대폰을 이용해 퍼레이드의 열광적인 분위기를 담기에 바빴다. 부모를 따라온 어린이들은 호주 국기를 열심히 흔들며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객들이 적지 않았다.

퍼레이드는 62개 대그룹으로 구성됐다. 일부 대그룹은 10여개의 소그룹을 포함하고 있어서 실제 참가팀은 200개가 넘었다.

● 한인 참전용사 70명 시가행진 = 한인사회에선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호주지회(회장 김진기), 대한민국월남참전유공자회 호주총연합회(회장 이윤화),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호주지회(회장 김영신) 회원 약 70명이 한팀을 이뤄 참가했다.

한국’(KOREA) 팻말을 든 기수 뒤로 한국에서 방문한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 김진기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이윤화 월남참전유공자회 회장, 김영신 재향군인회 회장이 나란히 행렬을 이끌었다. 대형 태극기와 호주 국기 및 단체기를 앞세운 6.25참전유공자회와 월남참전유공자회가 차례로 뒤따랐다. 거동이 불편한 6명의 참전용사들은 군용차량을 타고 행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권 전 장관은 모자를 벗어 연신 크게 흔들며 시민들의 환호에 답했다. 이윤화 회장은 손에 든 소형 태극기와 호주 국기를 흔들었다. 김영신 회장을 비롯한 다른 참전용사들은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차량 탑승자들도 좌우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구경하던 시민들 사이에서 ‘코리아’, ‘안녕하세요’ 등의 한국어가 간간이 들려왔다. 퍼레이드를 마친 한인 참전용사들은 단체사진을 찍었다.

한 참전용사는 “호주는 거국적인 행사를 통해 100년전 역사를 기억하며 차세대에게 교육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현충일 행사에 사람들이 큰 관심이 없다. 과거의 역사를 배워 국가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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