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기본적으로 정치와 종교가 분리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때로 이 같은 원칙 보다 종교계의 영향력이 정치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는 한다.
한국 교계의 거물들이 이슬람 채권법 반대를 외치며 이명박 대통령 하야를 운운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의 대표적인 예이다.
호주에서도 일부 천주교 주교들이 이번 3.26 NSW 총선에서 녹색당이 제시한 정책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녹색당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2일 NSW 녹색당은 정부 자금 지원을 사립학교에서 공립학교로 옮길 계획을 설명했다.
천주교 주교들 입장에서는 자체 재단이 운영하는 사립학교에 타격이 올 것이 뻔한 이 정책이 당연히 탐탁치 않다.
녹색당이 추진하고 있는 동성애 허용 정책도 주교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천주교 주교들은 “선거에서 당선된 녹색당이 실시할 정책에 대해 우리는 따로이 선택권을 갖지 못할 것”이라며 완곡하지만 분명하게 녹색당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녹색당의 존 케이 의원은 주교들이 녹색당의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하려 했지만, 천주교 신자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주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상원의 캐스팅보트를 장악하려는 녹색당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승훈 기자 edit@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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