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상원의 크로스벤치 의원들. 왼쪽부터 데이비드 라이언헴(자유민주당), 글렌 라자러스(무소속), 닉 제노폰(무소속) 상원의원

여야가 총선 후 소수 정부(hung Parliament, 약체 내각)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여야 양당 구도에서 지지율이 거의 50-50 또는 51:49 정도로 대등하다. 만약 이런 지지율이 7월 2일까지 지속될 경우, 총선에서 여야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베팅 에이전시 스포츠베트(Sportsbet)는 “현재 약 33%의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2013년 총선 결과로 현재 하원 150석의 의원 분포는 자유-국민 연립 90석, 노동당 55석, 크로스벤치(군소 정당 및 무소속) 5석이다. 선거구 조정과 클라이브 파머(파머연합당 대표)의 하원 불출마 상황을 고려하면 연립 89석, 노동당 57석, 크로스벤치 4석으로 볼 수 있다. 크로스벤치 4석은 녹색당의 아담 밴트(멜번, 빅토리아), 앤드류 윌키(데니슨, 타즈마니아), 봅 케터(케네디, 퀸즐랜드), 케시 맥고완(인다이, 빅토리아) 의원이다. 

올해 총선에서 자립 집권을 하려면 여야 중 한 정당이 반드시 76석을 차지해야 한다. 현 집권당인 연립은 13석 이상을 빼앗기면 정권을 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당 입장으로서는 반드시 19석을 추가해야 자력 집권이 가능하다. 
스포츠베트는 노동당이 연립으로부터 11석을 빼앗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연립 78석-노동당 68석-크로스벤치 4석의 원내 분포를 의미한다. 6석 우위로 턴불 정부가 집권 2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 지지율이 변화가 생기면 이 예측도 조정될 수 있다. 

스포츠베트는 현역 의원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 퀸즐랜드: 브리즈번, 포드, 보너, 카프리코니아, 페트리
▶ NSW: 이든-모나로, 맥카서, 바튼, 도벨, 패터슨
▶ 빅토리아: 디킨
▶ 서호주: 하슬럭, 스완, 버트(신생 지역구)
▶ 남호주: 힌드마시, 라이언
▶ 타즈마니아: 라이온스
▶ 노던테리토리: 솔로몬

빌 쇼튼 야당대표는 총선 후 녹색당과 내각 구성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크리스 보윈 야당 재무담당의원도 “노동당은 총선에서 승리하면 단독으로 자력 집권할 것”이라고 밝혀 녹색당의 연정 제안 검토를 거부했다.  

반면 녹색당은 여야의 과반 확보 실패 후 노동당과 연정으로 소수 정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이 하원에서 현재의 1석 이상보다 추가할지 여부도 관심거리 중 하나다. 시드니와 멜번 도심 주변 선거구에서 노동당 및 자유당 현역 의원들에게 맹렬한 기세로 도전을 하고 있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시드니의 그라인들러(Grayndler) 선거구에서 노동당의 중진인 앤소니 알바니즈 의원이 소방관 노조대표인 짐 케이시 녹색당 후보로부터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또 남호주에서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상원의원인 닉 제노폰 팀(NXT)의 하원 진출 가능성도 있다. NXT은 여러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해 하원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여야가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고 NXT 후보들이 하원에서 1석 이상과 상원에서 2석 이상 당선될 경우, 캐스팅보트(의사 결정권)를 쥘 수도 있다.      

호주의 7.2 총선 한 주 전인 오는 6월 26일, 스페인은 6개월도 안 돼 두 번째 선거를 치른다. 지난 12월 선거에서 다수 정부 집권에 대한 오랜 정치 협상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도 지난해 12월 이후 거의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호주도 이같은 상황에 놓일 것인가? 스페인보다 가능성이 낮지만 총선 후 여야의 과반 확보 실패 상황에서 자유-국민 연립과 노동당이 크로스벤치 의원들과 연정을 계속 거부하거나 소수 정부가 불협화음을 낼 경우 호주도 스페인처럼 재선거가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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