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언덕의 별장을 포위하고 둘러선
높은 나무 위엔 
그들 세대의 영지
고개를 갸웃하면 
어항 속에 물고기 노름질  보 듯
별장 안 밖에 일, 산 기슭 목장에 말들의 동정
한 눈에 감시하는 지상 고지
연말 어느 하루는 특별한 날
그날 밤 매미들이 심사를 맞추어 보는 것은 
재미 있을 일 

황혼 무렵에 나타난 십여명 남녀는 
산중을 찾아 송년 모임 온 문인들 
주인도 없는 집 문 앞에서 저녁 식사를 하니
구수한 감자탕 냄새 동네를 진동하네
식욕이 동한 검은 모기들 
 무리지어 달려드니
모기약 구하러 산 나간 사람, 돌아 올 밤 길 걱정이네
아홉시가 다되어  문 열러 온 사십대 사나이
늦어서 미안하다며 스무살 아이 처럼 웃는데
꾸짖고 싶은 말,  삼 초 안에 잊어 버리네

어느새  일년,  다들 어떻게 지내 왔는가
고(苦)도 락도 있다는 것은 기타 소리다
무정한 시간은 가 버리지만 
다정한 사람들은 함께 한다며 노래한다
풀 냄새 나는 말똥불 연기에 모기들은 도망가고 
그것이 바람에 구불어 가는 것 보고도
배 끌어 안고 딜굴며 웃던 시절의 이야기 부터 쏱아져 나와
밤새 소담 만담한다
새벽 네시가 금방이다 별똥별 본다고 나선 사람들
별장을 돌고 돌아도 별 하나 못 찾아
차 몰고 나가 찾을까 말까한다

종일 서로 바라 보며 노래 하느라 힘 들었던 매미
승마복 입은 왕자 공주들 승마를 응원 하느라 지친 매미
밤새 연기에 끄슬린 매미
잠 못 자서 스트레스 싸인 매미
신 새벽에 돌며 위로 가르키며 떠드는 것이 불안해서 
최종 결정을 내린다
손자 병법 제 이십일계 금선탈각 실시
실시,실시…

아침무렵, 반짝이는 금빛 껍질을 벗고 철수한 매미들
그냥 있어도 평안 무사했을텐데…

* Coloriver 시드니 서북 근교의 지명

양안전(호주 한인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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