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범죄를 저지렀다고 판단이 되면 경찰은 체포를 할 수 있다. 이때 구속하여 수사하는 동안 경찰서에 구금을 시킬 수 있고, 불구속 수사를 할 수 있다. 만약 구속기소가 되었다면 경찰은 보석을 허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보석이란 기소가 되어 재판을 받는 동안 사회에서 지낼 것인지, 교도소에서 지낼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기에, 재판부에서 유죄 판결을 내리기 전까지는 모든 피의자를 무죄로 인정하게 된다. 그러므로 보석을 결정할 때는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고려사항이 적용된다. 호주에서는 재판이 일반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보석으로 나오느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석 관련 현재 법률은 Bail Act 2013이다. 1978년부터 있었던 법률이 35년만에 변경되어 2015년 1월 부터 적용됐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보석 거절되어 교도소에서 재판을 기다리니 정부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바꾸기 시작하였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 시스템이 있지만, 또 언제 바뀔 지 모르는 것이고, 필자가 보기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우선 경찰이 피고인의 보석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경찰에게 보석을 허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조건들을 붙일 권한도 있다. 만약 경찰이 보석을 허용했다면 별 문제가 없이 재판을 진행하게 된다. 경찰이 보석 거절을 했다면, 최대한으로 빨리 법원의 판사의 결정을 요청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오후 3시 전에 결정이 났다면 그날 법원에 갈 수 있겠지만, 그 이후라면 다음날 법원에 가게된다. 이때 판사에게 보석 신청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선 변호사는 이런 경우에 모든 보석 신청을 무료로 해준다. 만약 개인 변호사가 있거나, 연락할 수 있는 변호사가 있다면 체포되었을 때 바로 연락해야 한다. 

보석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지는 부분은 다음 네 가지이다. 

1. 재판에 출두할 것인가?
2. 다른 심각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가?
3. 피해자, 다른 사람들, 사회에 피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가?
4. 다른 증인들이나 증거물을 훼손할 수 있는가?

만약 위의 사항 중에 적용되는 것이 있다면, 어떤 조건을 제시하여 그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도 판단하게 된다. 아무 것도 적용되지 않는다면, 보석으로 나올 수 있다. 

만약 가정폭력 사건으로 기소되었다면, 판사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3번이다. 일반적으로 피해자와 동거하는 경우가 많기에, 가정폭력 사건이 재발하여 피해자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사건의 심각성도 고려하게 된다. 심각한 사건일수록, 법원의 염려는 깊어질 것이고, 보석이 허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적어지게 된다. 단순한 폭행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입을 수 있는 피해여부가 적겠지만, 심각한 상해를 입혀 목숨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범죄였다면 위험부담이 큰 것이다. 

한인들에게 많이 적용되는 부분은 1번이다. 많은 경우 비자가 불확실하고, 언제든지 한국으로 도망갈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권을 제출하고, 여권을 신청하지 않고, 공항에 가지 않겠다는 보석 조건으로 나오곤 한다. 

보석금은 보석 조건 중 하나로 제시할 수 있다. 모든 경우에 보석금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위의 네 가지 우려들을 줄이기 위해 한 부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보석금을 낸 사람은 피고인이 보석 조건들을 지키고 법원에 출두할 것이라 보증하는 것이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보석금을 잃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일반적으로 보석 신청은 구속 후 바로 하게 된다. 이때 변호사는 Barrister(법정변호사) 없이 바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신청해야 바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전략적으로 며칠 있다 신청할 수도 있지만, 만약 법정변호사를 쓰기 위해 연기를 한다면 그 시간 동안 이유없이 교도소에서 지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변호사들은 형법을 한다고 하면 안된다. 

또한 충분히 보석 신청 가능하고,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변호사의 잘못된 조언으로 감옥에서 지낸 경우도 많이 보았다. 필자가 맡았던 사건 중 피고인이 다른 변호사의 조언으로 보석 신청조차 하지 않아 한 달 넘게 감옥에서 지냈다. 결국 학생 비자 신분이였는데, 학교에 출석을 못하여 비자마저 취소될 상황이었고, 보석을 받아도 수용소에 가야하는 신세가 돼버렸다. 당시 증거를 보지도 않고, 어차피 유죄를 인정하여 징역 받을 것이니 먼저 사는게 좋다라는 조언을 하였고, 의뢰인은 그렇게 선택한 것이였다. 재판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은 얼마나 받을지조차 알지 못하면서 그런 잘못된 조언을 함으로써 의뢰인만 막대한 손해를 본 것이다. 

결국 그는 필자에게 왔고, 바로 보석 신청하여 나왔다. 다른 비자를 통하여 수용소에 가지 않고, 밖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고, 그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아무 이유없이 감옥에서 한 달 넘게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변호사의 무능함으로 의뢰인만 손해를 보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다. 필자가 검사 시절에도, 현재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도 이런 경우를 계속해서 보게 된다. 정말 신기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이런 변호사들이 계속해서 형사사건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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