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기자회견을 가진 빌 크루즈 목사

켄터베리-뱅크스타운 카운슬이 6일(토) 크로이든파크 소재 시드니한인회관에서 열릴 예정인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야외 제막식을 여러 조건을 붙여 1일 승인했다.

승인 조건에는 안전요원(security guards) 고용과 소음 제한, 플래카드(배너) 금지 등 여러 제한이 포함됐다.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시소추) 대표인 박은덕 변호사는 “카운슬에서 많은 고민을 한 것을 알고 있다. 승인 결정을 환영한다. 플래카드 금지 조건에 대해서 변경을 요청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소녀상 건립에 강력 반대하며 일본 커뮤니티의 전방위 방해 로비가 전개되면서 켄터베리-뱅크스타운 카운슬은 지난 주 야외 행사 불허를 통보했지만 한인 커뮤니티의 반발과 설득으로 재검토한 끝에 1일 오후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이로써 계획대로 6일(토) 12시부터 시드니한인회관 앞 마당에서 소녀상 제막식이 열린다.

소녀상은 제막식 후 한인회관 안으로 옮겨진다. 애쉬필드유나이팅교회에서 준비가 되면 교회 앞 마당에 영구 안치될 계획이다.
     

애쉬필드유나이팅교회

빌 크루즈 목사 “일본 압력 상관 않는다”
“사회 정의 문제..누군가 나서야 한다” 

빌 크루즈 목사(애쉬필드유나이팅교회)는 1일 기자회견에서 “역사를 다시 쓰려는 (일본의) 행위는 실패할 것이다. 소녀상은 남성의 여성에 대한 핍박과 학대, 특히 전시에서 여성이 당한 수난의 상징물인 셈이다. 사회 정의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일본커뮤니티의 제소 위협을 상관하지 않는다. 계획대로 소녀상을 우리 교회 앞 마당에 안치할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크루즈 목사는 소녀상 건립에 강력 반대하며 방해 로비를 하고 있는 일본커뮤니티네트워크(Japanes Community Network)로부터 제소 위협을 받고 있다. 이 네트워크의 테수 야마오카(Tesshu Yamaoka) 회장은 “애쉬필드유나이팅교회가 반일본 행동 단체와 연대를 했다. 

분노와 증오감에서 행동하고 다른 사람을 손상함으로써 치유를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크루즈 목사와 연합교단을 인종차별법 18C조항(s18C of the Racial Discrimination Act)에 근거해 제소할 수 있다. 또 교회의 동상 건립을 중지하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지난 6월 교회에 발송된 변호사 편지에서 네트워크측의 변호사는 “이 동상은 절대 불필요하고 폭력과 인종적 증오를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했는데 크루즈 목사는 “이같은 훼방에 격분한다(outraged)"고 말했다.
또 일본 총영사로부터 일본 입국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위협은 역사를 개조하려는 시도”라고 일축하고 “틀림없이(110%) 교회에 동상을 설치할 것”이라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이날 애쉬필드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시드니모닝헤럴드, ABC 방송, 시드니 한인 언론 기자들이 참석해 크루즈 목사에게 질문을 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크루즈 목사는 지난달 28일 존 아자카 NSW 다문화장관의 주선으로 만난 주시드니 일본 총영사와의 대화를 소개했다. 

“그들은 우리가 분열(division)을 조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 생각에는 이미 분열된 것 같다. 이를 치유하는 최선의 방법은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는 것이다. 즉 (일본 정부가) 문제를 인정(acknowledge)하고 사과를 한 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크루즈 목사는 또 유럽계 위안부 피해자 중 유일하게 커밍아웃을 한 잰 러프 오헌 할머니(93, 애들레이드)를 지난주 방문해 일본군의 강간과 낙태 등 성노예로 겪은 고통을 직접 청취했다. 

그는 “오헌 할머니도 소녀상 건립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일본은 피해 할머니들이 모두 사망할 때까지 역사를 은폐하려고(whitewashed) 하지만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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