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시아계 호주 기업인이 전통적인 성공법으로 강조되는 ‘근면성실주의(hard work)'가 아시아계 호주인들이 지도자로 성장하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양사회에서 아시아계의 고위직 상승을 가로막는 장벽인 ‘대나무 천정(bamboo ceiling)'을 깨트리기 위해선 동양권에서 중시하는 근면성실만으론 안된다는 지적이다.
2015년 비즈니스리뷰위클리(BRW)가 선정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호주 기업 중 38위에 오른 어센틱교육(Authentic Education)을 공동 창업한 챔 탕(Cham Tang) 사장은 근면성실이 아시아계 호주인들의 학문적 우수성에는 기여했지만 대학 졸업 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베트남계인 탕 사장은 “근면성실이 아시아계 호주인들을 높은 기술적 수준으로 견인하지만 최고 경영진(C-suite)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난민 출신 부모들이 억척스럽게 일하는 것을 보며 자란 탕 사장은 강한 업무윤리의 가치는 물론 좋은 성적과 직업을 중시하는 이민자 가족과 문화에서 오는 압박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탕 사장은 아시아계 후손들이 경영계의 지도자로 성공하기 위해선 다른 접근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사고방식 전환 필요” = 그는 “우리는 ‘더 열심히 일하면,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배웠다. 하지만 우리가 성장하면서 믿어왔던 열심히 일하기와 지적능력, 그리고 높은 성적은 그림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기업이나 경영계에서 발전하기 위해선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자신감, 원만한 의사소통, 영업 능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망을 품은 아시아계 호주인 지도자는 책에서 배운 지식(book smarts)'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 네트워킹, 자기홍보(self-promotion) 같은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성공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을 알거나 좋아하거나 믿느냐와 상관없지만 영업이나 경영계에선 그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브랜드로서 당신을 구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성적이 아닌 사고방식(mindset)에 대한 것이다. 변해야 하는 것은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호주인권위원회(AHRC)가 최근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적 리더십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아시아계 호주인들이 기업, 정부, 사회에서 최고 지도자로 승진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보이지 않는 차별인 대나무 천장의 존재가 논란이 되고 있다.

호주다양성협회(Diversity Council Australia)의 최고경영자인 리사 아네지는 기업에서 아시아계 호주인이 최고위직으로 승진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는 성과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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