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호주선수단이 종합 10위 성적을 거두고 23일 조용히 귀국했다. 시드니공항에서 피터 코스그로브 연방 총독과 말콤 턴불 총리, 빌 쇼튼 야당 대표 등 정부 관계자들과 가족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 환영 퍼레이드 일정은 없다. 이유는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주는 금 8, 은 11, 동 10개(총 29개 메달)로 종합 10위를 차지했다. 당초 목표는 종합 5위(금메달 15~17개)였다. 리우에서 호주의 금 8개는 1992년 올림픽 이후 최소이며 순위도 최하다. 호주올림픽위원회(AOC)는 금 13개를, 글로벌 스포츠 통계회사인 그레이스노트(Gracenote)는 금 18개를 전망했었다. 키티 칠러 호주선수단장도 목표에 크게 미달됐다고 시인했다. 

케이트 켐벨, 애나 미어즈, 브론테 켐벨, 에밀리 쉬봄, 애넷 에드몬슨, 남자 하키팀, 캐롤라인 부캐난 선수는 세계 챔피언 또는 세계 신기록 보유자, 세계 1위, 디펜딩 올림픽 챔피언 등으로 골드메달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대부분 메달권에서 벗어났다. 여자 농구팀은 세계 2위, 여자 하키와 수구팀은 세계 3위였다. 캐머른 맥키보이, 매튜 글라에처 선수는 올해 다른 대회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냈었다. 모두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인구 1천만명 당 금메달을 기준으로 호주는 3.3개, 뉴질랜드 8.8개, 한국(금 9, 은 3, 동 9) 1.8개, 북한(금 2, 은 3, 동 2) 0.8개, 일본 0.9개, 미국 1.4개다. 육상 강국 자메이카는 100m, 200m, 400m 계주를 3연패한 우사인 볼트 덕에 21.4개로 3위를 차지했다. 금메달 27개를 따며 중국(0.2)과 러시아(1.3개)를 제치고 2위에 오른 영국은 4.1개(13위)로 국제 스포츠계에서 강국으로 부상했다.     

호주 올림픽 선수와 팀을 지원하는 호주체육협회(Australian Sports Commission)는 4년 전 런던 게임 이후 35개 엘리트 스포츠의 경기력 강화 프로그램으로 3억7670만 달러를 지출했다. 가장 많은 예산(수천만 달러)이 수영에 지원됐다. 스콧 모리슨 재무장관은 “엘리트 스포츠 예산 지원 정책은 지역사회 단합과 호주인 체육 권장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앞으로도 이 정책은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호주 금메달리스트들 중 최고령(31)인 여자 조정(women's single sculls) 선수 킴 브레난(Kim Brennan)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녀는 사회 체육이 강한 호주에서 배출될 수 있는 세계 챔피언이라는 점에서 또한 변호사가 직업이란 점에서 그랬을 것이다.   
킴 브레난의 결혼(2015년 말) 전 이름은 킴벌리 크로우(Kimberley Crow)였다. 원래 육상 선수(400m 장애물 경기) 출신으로 호주 학생 챔피언이었는데 다리 부상으로 2005년 조정으로 전환해 멜번대 조정팀의 주역이 됐다. 런던 올림픽 싱글 스컬 동, 더블 스컬 은메달, 2013년 충주 세계대회와 2015년 싱글 스컬에서 우승을 했다. 직업이 변호사인 그녀는 멜번의 유력지인 ‘디 에이지’의 컬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의사인 남편 스콧 브레난은 베이징 올림픽 남자 더블 스컬(double sculls) 금메달 리스트이다. 호주에서 올림픽의 같은 종목(조정)에서 금메달을 딴 첫 부부가 됐다.  

킴 브레난이 폐막일인 21일 디 에이지에 기고를 했다. 그녀는 “스폰서가 거의 없는 호주 체육계 현실에서 선수들이 땀을 흘리는 이유는 내재적인 만족감은 물론 넓은 차원에서 사회(국가)를 위해서”라고 지적하고 국가 건설(국민 통합)에서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스포츠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런 희망이 꽃을 피운 사례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호주 원주민 출신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캐시 프리맨(육상 400m)과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개최국 브라질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 준 여자 유도 선수 라파엘라 실바였다. 이들이 나라 전체를 감동시킨 것처럼 올림픽 선수들은 지역사회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때때로 잔물결이 거대한 파도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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