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멜번이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시드니는 은퇴자가 살기에 가장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영국 경제전문지 디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의 분석기관 인텔리전트 유닛(EIU)은 지난 18일(호주 시간) ‘2016년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지수(most liveable city index)’에서 멜번이 가장 높은 점수인 97.5점(100점 만점)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EIU는 세계 140개 도시를 대상으로 안정성, 의료, 문화·환경, 교육, 인프라 등의 5가지 항목을 바탕으로 ‘주거의 편의성’을 수치화하고 있다. 생활비(cost of living)는 고려하지 않는다. 

살기 좋은 도시 톱 10은 멜번에 이어 비엔나(오스트리아 97.4), 밴쿠버(캐나다 97.3), 토론토(캐나다 97.2), 애들레이드(호주 96.6), 캘거리(캐나다 96.6), 퍼스(호주 95.9), 오클랜드(뉴질랜드 95.7), 헬싱키(노르웨이 95.6), 함부르크(독일 95.0) 순이다. 1위~10위 점수가 불과 2.5점 차이다. 

상위 10위 도시 중 호주 3개, 캐나다 3개 도시가 포함됐다. 지난해 7위였던 시드니는 테러 위협 때문에 11위로 4계단 하락했다. 최근 시드니에서 발생한 테러는 시티(마틴플레이스)의 린트 카페 인질극(2014년 12월 중순)과 파라마타 소재 NSW 경찰청 회계사 커티스 쳉 피살 사건(2015년 10월 초)이다. 

멜번이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 이유 중 하나는 도시 주변 자연 때문이다. 멜번 인근의 그레이트 오션 로드(The Great Ocean Road) 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12사도 바위(The Twelve Apostles)까지 자연경관만으로도 손색없다. 또 멜번 곳곳에 공원이 있어 빅토리아는 ‘정원의 주’(The Garden State)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호주 최고 명문  대학 중 하나인 멜번대와 모나시대, RMIT, 라트로브대 등 8개 종합 대학이 있는 빅토리아주는 ‘교육의 주’(The Education State), 유명 관광지와 쾌적한 환경으로 ‘있고 싶은 곳(The Place to Be)’이란 슬로건을 갖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평가와 걸맞게 빅토리아주의 모토는 ‘평화와 번영’(Peace and Prosperity)이다.

합산 점수(97.5)가 가장 높은 멜번은 5개 평가 항목 중 의료보건, 교육, 인프라스트럭쳐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 안정성은 95점, 문화.환경에서 95.1점을 받았다. 

로버트 도일 멜번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의 타이틀 6년 연속 방어는 멋진 영예다. 그러나 멜번은 이를 당연시하지 않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멜번의 강점과 매력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문화와 스포츠의 산실이라는 점이다. 시드니가 부러워하는 점이다. AFL(오지 풋볼)의 본산이며 세계 4대 테니스 그랑프리대회인 호주오픈, 멜번컵, 포뮬러원 그랑프리 대회 등이 열린다. 올림픽도 시드니보다 44년 전인 1956년 멜번에서 먼저 열렸다. 당연이 남반부 최초였다. 

세계 3대 경마 대회인 멜번컵을 보면 멜번이 왜 문화의 도시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멜번컵을 준비하며 즐기는 사교 문화가 발달돼 있다. 고소득층과 젊은이들은 비싼 의상을 걸치고 플레밍턴 파크 경마장의 화려한 파티장을 찾지만 일반 시민들은 동네 클럽에서 마음껏 즐기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스포츠에서도 멜번은 단연 돋보인다. AFL 경기장 관객수가 거의 대부분 NRL(럭비리그) 경기장을 능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AFL, 호주 프로 축구(A-리그), 크리켓(MLC) 대회의 관중 동원력에서 멜번은 호주 1등이다.
    
또한 다양한 문화 공연이 연중 지속된다. 도시의 카페 골목도 방문객들이 꼭 들러야할 명소 중 하나다. 시드니가 기후, 자연 환경에서 멜번보다 우월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지 몰라도 문화와 카페 골목에서는 멜번을 능가하기 어렵다.
 
호주의 3개 주도(멜번, 애들레이드, 퍼스)가 가장 살기 좋은 세계 도시 톱 10에 포함됐고 시드니(11위)와 브리즈번(지난해 18위)를 포함하면 6개 주도 중 5개 주도가 20위 안에 포함된다. 또 시드니는 은퇴자에게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꼽혔다.
 
해외에 나가면 이런 도시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받곤한다. 이런 환경에서 사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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