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호주인(The Australians Today) 리포트

“62% 행복, 13%는 불행”
가장 좋은 점 ‘라이프 스타일’
생활비 부담, 차별 가장 싫은 점    

2001~2015년 호주에 정착한 이민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6%가 호주 생활에 대해 만족한다, 또 62%는 행복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불행하다는 13%, 불만족은 6%에 그쳤다. 즉, 2001년 이후 호주로 온 이민자 4명 중 3명이 호주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3명 중 2명이 행복하게 지낸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이번 주 발표된 ‘오늘의 호주인(The Australians Today)’ 보고서 결과다. 이민자 대상 의 이번 설문조사는 스캔론재단(The Scanlon Foundation), 모나시대와 호주다문화재단(Australian Multicultural Foundation)이 공동 의뢰했고 모나시대의 앤드류 마커스 교수(Professor Andrew Markus)가 주관했다.

50개 집중 그룹을 선정해 다문화주의에 초첨을 두고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는 이 분야의 최대 규모다. 이민자는 비자별(기술, 가족, 비즈니스 457, 학생, 인도주의, 난민, 뉴질랜드)로 분류했고 설문조사에서 280명을 심층 인터뷰했으며 이민자 경험과 3세대 호주인들과도 비교했다. 
 
대부분 이민자들이 호주 생활에 만족한다고 밝혔지만 남수단과 뉴질랜드인 2개 그룹이 호주에 대한 소속감이 가장 낮았고 가장 많은 차별을 경험한다고 밝혔다. 150개 이상의 다민족 중 뉴질랜드와 남수단(South Sudanese) 출신 이민자들이 호주에서 인종차별과 각종 차별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와 이웃 국가인 뉴질랜드인들의 차별에 대한 불만감 고조는 호주 정부가 과거 당연시했던 각종 복지 혜택을 중단한 것이 큰 이유다. 

이와 관련, 보고서 저자인 마커스 교수는 “특별항목비자(Special Category Visas)를 소지한 호주 거주 뉴질랜드인들은 호주에서 체류하며 일을 할 수 있지만 또 세금을 내지만 투표권과 복지 혜택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힘들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그들은 또한 호주인이 뉴질랜드에 가면 완전한 시민 자격을 부여받는데 비해 호주에 있는 뉴질랜드인들은 그런 호혜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강한 불만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이 설문에 반영됐다. 반면 남수단 출신 이민자들은 검은 피부색 때문에 80%가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혀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 두 나라 출신 이민자들의 호주에 대한 신뢰도 역시 가장 낮았다. 뉴질랜드인들은 호주 정치권 신뢰도가 10%, 남수단인들은 경찰 신뢰도가 24%에 불과했다.

최근 멜번에서 100여명의 아프리카인들, 남태평양 군도인들(Islanders), 유럽계가 뭄바 축제(Moomba Festival)에서 경찰과 충돌한 바 있다. 

무슬림 커뮤니티에서는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인종차별에 직면할 가능성이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히잡(hijab) 등 여성의 무슬림 복장이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무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negativity)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많은 무슬림 응답자들은 “우리들에게 거의 관심이 없는 호주 미디어를 통해 무슬림에 대해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있고(stereotyped) 잘못 전해져 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마커스 교수는 “호주의 무슬림 실상은 그들도 전체 호주 인구처럼 매우 다양하다(diverse)는 점이다. 또 다수의 무슬림이 호주 출생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민은 어려운 과정이다. 설문조사에서도 이민자들이 호주에 도착했을 때 향후 전망에 대해 매우 긍정적(낙관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낙관적인 생각이 줄고 있다. 이민 1세대는 고군분투(struggle)의 과정이며 많은 이민자들이 꿈을 이루지 못한다. 따라서 호주 사회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은 주로 이민 2세대나 3세대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인종차별과 관련, 마커스 교수는 “설문 결과에도 불구하고 호주는 이민자 융합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 중 하나이지만 항상 거부(rejection)와 편협함(intolerance)이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 인구는 1996년 1,830만명에서 2015년 약 2,400만명에 육박했다. 24일을 기준으로 호주통계청(ABS)은 호주 인구를 약 2,416만8천여명으로 추산했다. 1분30초마다 인구 1명이 증가한다.

이민은 정부가 경제, 사회 및 환경을 포함한 여러 측면에서 관리를 해야 하는 손쉬운 프로그램은 아니다. 충돌하는 이해관계 안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이슬람 테러가 늘어나면서 해외 사례(특히 유럽과 북미)에서 다문화주의가 실패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 바 있다. 

2016년 호주 이민 쿼타는 약 19만명(영주권)이다. 기술 이민이 68%이고 가족 재결합이 32%를 차지한다. 이 외에 13,750명을 인도주의 항목(Humanitarian program)으로 유입한다. 이에는 시리아 난민 1만2천명을 몇 년에 걸쳐 유입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매우 복잡한 관리일 수 밖에 없다. 
설문조사 주관자인 마커스 교수는 “20개 언어로 설문조사를 수행하면서 오늘의 호주사회에서 이민자들의 경험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됐다. 반응이 개인별, 그룹별로 매우 다양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이 분야에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된 것도 소득”이라고 밝혔다.


이민자 호주에서 삶..행복한가?
이민자들은 호주에서 행복한가 아니면 행복하지 않은가? 호주에 대해 가장 좋은 점과 가장 싫은 점은 무엇인가? 무슬림 또 뉴질랜드 출신으로 호주에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설문조사 결과는 이런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변을 제시했다.

2001년 이후 이민자들의 62%가 행복하다고 밝혔다. 4명 중 1명이 호주의 생활비(cost of living) 부담이 가장 싫은 점(least like)이라고 지적했다. 3세대 호주인들 중 17%는 이민자가 너무 많다는 점이 호주에서 가장 싫은 점이라고 꼽았다. 

“내가 거의 대부분 백인들인 직장에서 돌아오는 시간에 기차역에서 뱅크스타운 도서관으로 걸어가면서 나는 아시안들, 히잡을 쓴 여성, 남태평양 도서군도인(Islander)을 보았다. 그러면서 ‘제기랄!, 왜 이런 다양성이 내 직장에 반영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드니 거주 무슬림 여성)   

62% 행복, 13% 불행,
23% 둘 다 아니다 

2001~2013년 이민자를 대상으로 모든 것을 감안해 지난해 당신은 어떠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6개 항목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는 행복했다 65%, 불행했다 11%, 둘 다 아니다 24%였다. 3명 중 2명이 행복한 반면 불행했다는 비율은 10명 중 1명이었다. 둘 다 아닌 경우가 4명 중 1명 비율이었다. 2001~2015년 도착 이민자들은 행복했다 62%, 불행했다 13%, 둘 다 아니다 23%로 큰 차이는 없었다. 

76% 만족, 6%는 불만족

2001-13년 이민자의 81%가 만족, 불만은 5%, 둘 다 아니다 13%였다. 2001-15년 이민자는 만족이 76%, 불만족이 6%로 만족도가 약간 하락했다. 둘 다 아니다는 13%에서 17%로 약간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뉴질랜드 출신 이민자들의 호주생활 불만족이 17%로 높아 난민과 비슷한 수준임 것으로 드러났다. 28%가 호주 생활 경험에서 예상보다 부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인도주의 항목 이민자들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또 호주 거주 뉴질랜드인 취업률이 73.9%로 이민자 그룹 중 최고이고 46%가 호주에서 재정 상태에 만족한다고 밝혔지만 뉴질랜드인들은 50%가 인종차별과 차별을 경험했으며 46%가 호주에 대해 소속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호주 생활에서 가장 싫은 점으로 인종차별과 각종 차별을 꼽았다. 

이같은 뜻밖의 결과와 관련, 마커스 교수는 “특별항목비자(Special Category visa)를 소지한 호주 거주 뉴질랜드인들은 체류와 취업에는 제한이 없지만 사회복지 서비스 혜택이 제한되기 때문에 차별에 대한 불만감과 호주 사회 소속감 부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대학학비보조(HECS-HELP) 제외가 큰 차별과 장벽이라고 불만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호주 좋은 이유?
라이프 스타일, 자연환경, 생활수준 순
싫은 점은 생활비 부담, 인종차별 순

호주에 대해 좋은 점(2001-2015년 이민자)은 라이프 스타일/ 호주식 생활 방식 19%, 
자연 환경 17%, 청정 환경 2%, 생활 수준 13%, 교육 제도 11%, 기후 8%, 다문화주의 5%
친절한 사람들 4%, 친지 가족이 곁에 있는 점 4%, 기타 6% 순이다. 

반면 호주에 대해 가장 좋지 않은(least like) 점(2001-2015년 이민자)은 생활비 부담 24%, 인종차별/차별 15%, 가족 친지가 없는 점 12%, 발언 기회가 없는 점 8%, 세금이 너무 높다 8%, 실업률 4%, 전문직 직업 잡기 어렵다 4%, 기후 4%, 대중교통수단 불편 3%, 이민자가 너무 많다 3%, 부패 2%, 호주인 친절하지 않다 1% 순이다.

히잡을 쓴 멜번의 한 무슬림 여성

호주에서 무슬림으로 사는 것은.. 

마커스 교수는 멜번 트램 기사가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이 만삭의 임산부였음에도 불구하고 탑승을 거부한 것을 대표적인 인종차별 사례 중 하나로 꼽았다. 

“트램이 정차했고 이 무슬림 여성이 타려고 했지만 기사가 이 여성을 태우지 않고 그냥 출발했다. 다른 탑승자들이 비웃고 있는 것을 이 여성은 목격했다. 병원에 가려던 이 여성은 너무 당황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 이런 나쁜 인종차별 행위가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늘 호주에서 무슬림으로 사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무슬림을 단일 그룹(a unified group)이라고 잘못 인식한다. 문화와 인종, 종교 성향, 세대간 차이로 호주 인구를 구분할 수 있는 것처럼 실상은 무슬림도 매우 다양하다 
호주인은 물론 이민자 그룹도 무슬림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포커스 그룹 중 하나인 중국 출생 이민자들은 극단화 및 과격화 때문에 중동계가 많은 지역에 사는 것이 두렵다고 밝혔다. 

이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무슬림은 호주와 자유(민주주의), 노동권에 대해 고마워한다고 밝혔다.
 
“나는 호주가 기회의 나라(a land of opportunity)라고 모든 사람들에게 말한다. 호주에서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일, 공부, 활동 등 무엇이나 할 수 있다.” (무슬림 하자라, 시드니 어번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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