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추아 예일대 법대 교수(좌)와 그의 두 딸 소피와 룰루. 추아 교수는 2011년 발간한 회고록 '호랑이 엄마의 승전가'에서 자녀 양육법을 기술하며 타이거맘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자녀를 엄격하게 훈육하고 혹독하게 교육하는 호랑이 엄마를 지칭하는 일명 ‘타이거맘’(Tiger mum)이 부모 중 가장 불행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집중적으로 훈육하는 교육방식의 장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자녀가 아닌 부모에 초점을 두었다.

연구 결과 타이거맘들은 자녀의 학업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부모들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와 피로에 시달리며 부모의 역할을 즐기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렇게 스트레스, 걱정, 불안으로 가득한 가정의 자녀들은 정서적인 고통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런던 퀸 메리 대학교(Queen Mary University)의 알무데나 세빌라(Almudena Sevilla) 경제학과 교수가 진행한 이 연구는 혹독한 자녀 집중교육이 엄마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 최초의 연구이다.

세빌라 교수는 “연구결과 효과적인 양육방식과 부모의 불행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의 불행은 산후우울증과 같이 아이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그는 “간단히 말해 자녀와 함께 앉아 공부하더라도 막판에 가서 결국 부모가 아이에게 고함을 지르게 된다면 오히려 독이 된다”고 지적했다.

세빌라 교수는 엄마의 ‘교육수준’도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교육을 더 적게 받은 엄마일수록 빈부 교육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이런 양육방식과 유사한 전략을 채택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는 “저소득층 엄마들은 이미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자녀 집중교육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미국 엄마들의 육아 방식, 행복감,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수집한 자료를 활용했으며 고학력 부모일수록 행복감과 만족도는 낮고 스트레스와 피로감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빌라 교수는 영국 부모들에게도 동일한 패턴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고등교육을 받은 엄마들이 상대적으로 자녀의 학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에 따라 본인의 자유 시간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에 대한 압박도 크게 다가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커진다는 분석이다.

그는 “어린이들은 뛰어놀 수 있는 시간에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싶어 하지 않고, 대체로 고학년 자녀들은 이미 학교에서 장시간 공부한 뒤라 집에서도 많은 학업에 시달리길 원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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