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퍼스에서 적발된 320kg의 마약 아이스(methamphetamine)와 1백만 달러 이상의 호주 50달러 고액권이 가득 담긴 비닐백

“미화 1조4천억불 상당 지폐 범죄 자금 이용” 

“범죄자들을 위한 현금(cash for criminals) 은닉을 방지하기 위해 고액권인 $100, $50 지폐를 폐지하고 최고 지폐를 $10로 낮추어야 한다.”

20여년 동안 지폐 용도를 연구해 온 전문가인 미국 하버드대의 켄 로고프(Professor Ken Rogoff) 교수(경제학)가 이같은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그는 “지폐의 상당 부분이 모든 유형의 범죄 수단으로 사용된다. 선진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1조4천억 달러의 미화(greenbacks)가 대부분 미화 $100짜리 고액권으로 범죄에 사용되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미국인 1인당 $US4,200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로고프 교수는 “100달러 지폐로 1백만 달러를 갖고 있으면 10kg 무게에 불과하다. 쉽게 가방 안에 은닉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지폐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한 점이 있는 반면 상당액이 나쁜 상태로 머물러 있고 유통되지 않는다”면서 15년 안에 최고 고액권을 $10로 줄일 것을 제안했다.    

호주에서도 점차 현금 이용이 줄어들고 있지만 시중에서 유통되는 현금은 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고객권 화폐일수록 범죄자들이 범죄로 번 돈을 은닉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마약과 인신매매, 테러 등 심각한 범죄는 물론 개인들의 탈세 목적으로도 고액권이 이용된다.

미국에서 걷히지 않는 세금이 전체의 15%를 차지하는데 탈세의 상당 부분이 현금 연관 업종이다. 세수 문제는 소비세(sales tax)가 소득세(income tax)보다 중요한 유럽 국가들에게도 골칫거리다. 

로고프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걷히지 않은 세금은 2~3조 달러(미화)로 추산된다. 코카인, 아이스 등 주요 마약 밀매의 대부분이 현금으로 거래되고 탈세와 인건비 현찰 지불에는 현금이 반드시 사용된다. 주요 선진국 정부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