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매장

한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호주 의류 가격이 국제 면화 값 인상과 호주 달러 약세 등으로 인해 점차 오를 것으로 보인다. 

씨티 은행의 크레이그 울포드(Craig Woolford) 선임 연구원은 최근까지 지속되던 의류 가격 하락이 멈추고 향후 일 년 이내에 높은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라 예고했다. 면화나 울 가격이 오를 전망인 데다 비교적 낮아진 호주 달러의 가치가 국내 유통업체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울포드 선임 연구원은 “외환의 가치 하락이 소매가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면이나 울이 소재가 되는 상품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가정한다면 의류 유통업체는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방안을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의류 유통업체들은 가격 방안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씨티 은행에 따르면 올 6월 말까지 다섯 개의 유통업체가 두 자리 총비용 증가를 기록했다. 마이어와 울워스(할인 전문 매장 Big W 포함), 웨스파머즈(타겟과 K마트 포함), 솔로몬 류(Solomon Lew)의 프리미어 투자(Premier Investments, 파자마 브랜드 피터 알렉산더(Peter Alexander)와 저스트 진(Just Jeans) 포함), 그리고 스펴셜티패션그룹(Specialty Fashion Group, 여성복 브랜드 Katies 포함) 등이 이에 해당한다.

씨티 은행 측은 “호주 달러 약세가 올해 회계 연도에 계속되는 동안, 특히 마이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울포드 선임 연구원은 이미 의류 유통업체가 위기에 직면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H&M(헤네스 앤드 모리츠),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와 같은 외국 브랜드와의 경쟁과 융통성 없는 소매 기준가로 호주 유통업체들은 환율에 따른 피해를 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중앙은행도 이 같은 관점을 지지했다. 지난 6월 중앙은행이 작성한 문서에는 ‘유통업 분야에서의 인플레이션은 왜 이토록 낮아왔는가?’와 같은 질문이 실렸으며, 이에 대해서는 외국 브랜드 유입에 의한 심화된 경쟁과 이에 따른 총마진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외국 의류 브랜드의 호주 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H&M은 9개에서 40개로, 톱숍(Topshop)은 4개에서 20개로 점포를 늘린 상태이며 자라(Zara)는 30%나 점포 숫자를 늘릴 계획이다. 갭(GAP)도 현재 점포의 4배 이상인 25개로 매장을 늘려 갈 예정이다.

최근 프리미어 브랜드는 호주 의류 유통업체를 일컬어 ‘대단히 경쟁적인 시장’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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